대한암협회, 호스피스제 정착 절실 강조

의료전달 체계 왜곡도 문제점으로 지적

2007-06-13     의약뉴스 조현경 기자

   
▲ 사진왼쪽 부터 허대석 교수, 박경훈 사무관, 이정렬 교수.
호스피스는 말기암환자 및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로,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대한암협회는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호스피스 제도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란 주제로 ‘2007 암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대한암협회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호스피스 제도화에 대한 논의만 반복되고 있는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암중모색 희망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정부측 실무책임자, 학계, 의료진, 정책전문가 등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서울대학교병원 호스피스 실장 허대석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시아 지역 최초로 호스피스를 시작했다”며 “그러나 아직도 정규 의료제도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허대석 교수는 “제도화에 대한 논의을 반복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적절한 증상조절을 받지 못한 많은 환자들이 가정과 병원에서 숨을 거두고 있다”며 “하루 빨리 호스피스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허 교수는 “3차 의료기관에서 1,2차 의료기관 및 호스피스 시설 등으로 연계해주는 시스템이 미약해 의료전달체계가 왜곡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 이건세 실장, 강주성 대표, 홍영선 이사장.(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암관리팀 박경훈 사무관은 “올해 23개소의 호스피스기관을 지원기관으로 선정, 총 10억 5천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경훈 사무관은 “현재 호스피스 제도화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며 “호스피스 수가개발을 통한 의료비 절감 및 기관의 재정안정, 말기암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향상 도모 등이 제도에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관은 “3차 의료기관인 종합병원과 지역중심 말기암환자 전문기관의 연계를 보다 용이하게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선 일반 병실 중 총 병상수의 1%이상을 말기암환자를 위한 독립병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기관에서는 가정방문서비스를 통해 환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재가암환자관리사업을 보건소와 연계해 진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이정렬 교수는 외국의 호스피스 사례에 대한 발표를 했다.
이정렬 교수는 “일본, 대만, 미국 가정호스피스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초기정착 단계부터 가정호스피스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대만의 경우 의사나 간호사, 사회복지사 심지어 자원봉사자까지도 일정 시간의 호스피스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 이건세 실장은 호스피스제도의 재정적인 측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건세 실장은 “현재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미비함에 따라 기관별 질적 차이도 많은 상황”이라며 “호스피스는 서비스 특성상 별도의 지불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수가개발 시에는 ▲ 호스피스 서비스 및 건강보험 급여 범위 설정 ▲ 호스피스 서비스 특성을 반영한 수가 산정 ▲ 적정 인력, 시설 및 장비 기중에 상응하는 수가개발 ▲ 행위별 수가의 건강보험 급여수준 고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세상 네트워크 강주성 대표는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에 대한 의견을 펼쳤다.
강주성 대표는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환자와 의료인의 인식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표는 “돈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한 제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홍영선 이사장은 호스피스 제도화에 대한 의사의 입장을 피력했다.

홍영선 이사장은 제도시행에 있어서 ▲ 호스피스 보험수가 제정 및 지급 ▲ 무의미한 치료의 중단을 포함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입법 ▲ 전문의교육과정 개발과 전문의제도 시행을 위한 행정적 과정 준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