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백신으로 자궁경부암 막자
이규완 대한부인종양ㆍ콜포스코피학회장
자궁경부암은 전세계적으로 2분마다 한 명씩, 매년 60만 명의 사상자를 내는 질병으로 세계 여성암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4천명, 하루 1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가 중앙 암등록사업의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여성 중 절반 이상이 35-54세에 속해 있다.
또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기 전 상태인 자궁경부 전암 단계는 30∼40세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20대의 젊은 여성에게도 전암 단계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발생률이 높은 편이며 자궁경부암이 전체 여성 생식기암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규완 대한부인종양․콜포스코피학회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꾸준한 노력으로 발생률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여성암 중 유방암,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자궁경부암은 대표적인 개발도상국 질병임에도 정기검진을 소홀히 해 아직까지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완 회장을 고려대학교 의료원에서 만나 자궁경부암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HPV라고 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HPV 감염이외에 흡연, 성병, 고출산, 피임약의 복용 그리고 영양적 요인 등 환경적 요인들이 보조 작용을 한다.”
- HPV에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되나?
“HPV에 감염됐다고 모두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80%가량은 일과적으로 감염이 됐다가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나머지 경우엔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감염이 지속되는지, 또 어떤 경우에 저절로 없어지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의 경우 HPV에 감염될 확룰이 평균 80%나 된다고 하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HPV의 감염은 성접촉을 통해 발생한다. 때문에 성관계 파트너가 여러명인 경우 그 위험도는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건전한 성생활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 시행될 자궁경부암 백신이 상당수의 HPV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자궁경부암의 증상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비정상 질출혈이 있다. 그 외에도 악취를 동반한 질분비물이나 골반통, 복부 불쾌감 등이 있다.”
- 치료방법은?
“자궁경부암 초기의 경우 원추생검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2기 초까지 진행된 상태일 경우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하고, 2기 말이상 진행된 경우엔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이 시행된다.”
- 얼마나 자주 정기검진을 해야하나?
“정기검진은 늦어도 첫 성관계 후 3년 이내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세포진 검사는 매년 받아야 한다. 세포진 검사와 바이러스 검사를 병행할 경우 민감도가 97%에 육박하고 음성 예측도가 99%에 달하기 때문에 두 검사에서 모두 음성인 경우 3년마다 검사를 받아도 된다. 하지만 이상이 있는 경우 4~6개월마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올해부터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도입됐다고 하는데, 현재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예방백신을 맞고 있나?
“현재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 유럽연합(EU) 등 전세계 58개국에서 9~26세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예방접종 자문위원회(ACIP)는 올 1월부터 11~12세 소녀에게 의무적으로 접종하고, 13~18세 소녀에게는 ‘catch-up’예방접종을 하도록 결정했다. 또한 이 백신은 콘드로마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 오스트리아 및 뉴질랜드에서는 9~15세 소년들에게도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 우리나라에는 언제 도입되나?
“올 7~9월 정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처럼 정부차원에서 예방접종을 실시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총 3번에 걸쳐 이루어지는 예방접종 가격이 대략 30만원 정도나 되기 때문에 정부가 당장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자궁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예방이 최우선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