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후보 득표전략 ‘약사회 때리기’ 도 넘나
경만호... 보건교사 투약행위까지 문제 삼아
이달 말에 개표되는 대한의사협회 후보들이 ‘약사회 때리기’로 득표전략을 삼고 있어 이후 후유증이 예상된다.
특히 현직 서울시의사회장인 경만호 후보는 약사회뿐만 아니라 보건교사들의 투약행위를 문제 삼는 등 가장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격의 촛점으로 삼는 것은 ‘조제료’다. 현재 수가가 균형이 맞지 않고 높은 조제료로 약사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협후보들은 올해 수가협상은 반드시 유형별 협상을 진행해 이를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김세곤 후보측은 "의과의 원가보전율이 80% 이내인 반면 약국은 100% 이상이다"며 "직역별 형평성을 고려할 수 있는 유형별 계약을 대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약국 조제료에 거품이 있어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상대가치 연구를 통해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수호 후보측도 "의협의 일관된 주장은 유형별 계약"이라며 "진찰료와 조제료로 대표되는 직역별 수가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윤창겸 후보측은 "현재 보험수가가 약사 쪽에 유리하지만 유형별 계약으로 전환하면 약에게 가는 수가는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조제료가 너무 많아 환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만호 후보측은 “올해 유형별 수가계약이 이루어지면 약국은 19%가량의 수가 인하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경만호 후보가 회장으로 있는 서울시의사회는 최근 약사회를 포함한 타 직역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간호사 면허를 가진 보건교사가 하는 투약행위는 약화사고의 위험있다며 교육부에 이를 허용하는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6조를 삭제할 것을 건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경만호 후보는 "환자를 신속하게 인근 병원으로 후송 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며 "자라나는 청소년의 건강 증진을 위해 반드시 보건교사의 의약품 투여 조항은 삭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건교사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왔다. 보건교사들은 전문의약품이 아닌 일반인이 쉽게 약국에서 사먹을 수 있는 일반의약품만을 투여하고 있다며 경만호 후보를 비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차 지난 23일 학교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집단 이기주의적 발상이자 학생건강을 볼모로 한 반인술적 행위라고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약사회와 관련해서는 지난 11일 약사 봉사활동 중의 전문약 임의조제를 규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만호 후보는 "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을 조제하는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잘못된 의약분업 제도는 지금부터라도 바로잡아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약사회는 1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울시의사회의 건의는 의약분업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약사가 사회봉사활동을 위해 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은 의약분업 당시 의약단체와 시민단체 등의 사회적 합의로 신설된 조항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김성덕 후보가 회장 직무대행으로 있는 의협은 서울시약사회가 최근 수집하고 있는 담합의심 처방전에 대해 25일 복지부에 이의 시정을 건의했다. 위법 행위가 있을 경우 의법 조치할 것도 함께 건의했다.
처방전 수집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규범체계를 무시하고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서울시약사회는 개인정보 유출우려가 있는 부분은 삭제하고 수집하고 있다며 의협의 건의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