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신경섬유종증

2007-05-08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병명이 같은 희귀질환이라고 하더라도 타입에 따라 질환의 경과와 진행속도 그리고 나타나는 양상은 다를 수 있다.

신경섬유종증도 5타입까지 있는데(일부는 7타입 까지 나누기도 한다.) 그중 2 타입이 가장 심각한 증세를 보인다.

그리고 진행형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현대의학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다행히 다른 유형의 환자는 같은 신경섬유종증 이라고 하더라도 예방적 치료만 제대로 하면 큰 문제없이 정상생활를 해 나갈 수가 있다.

호민기(34ㆍ가명)씨는 타입 1 환자다. 그래서 2형에 비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양호하다고 하더라도 무려 4-5차례의 대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 호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증세가 나타났다.

등쪽에 주로 좁쌀만한 뽀드락지가 생겼다.  뽀드락지는 점점 커지고 반점도 생겨났다. 급한 마음에 동네병원을 찾았으나 의사는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 줬다.

그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신경섬유종증이라는 희귀질환 판정을 받았다. 당시는 성형외과에서 진단했는데 등과 귀쪽에 난 혹을 제거하는 수술도 받았다. ( 지금은 피부과 정기양 교수를 주로 찾고 있다. 소아과 이진성 교수는 이 분야 전문의다.)

당시 의사는 이 병이 진행형인지 멈출 수 있는 병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2년에 한 번 정도 정기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다행이 더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혹은 다리에도 생겨났다.  등에도 생겼다. 호씨는 27살까지 무려 4번이 대수술을 했다. 그는 지금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 병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 사춘기 때는 병도 신체와 함께 자란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장이 멈추자 병도 진행을 멈췄습니다."

그는 개인사업을 하는데 정상인과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반바지를 입거나 대중 목욕탕에 가는 것을 꺼린다. 수술로 인한 상처 자국과 현재도 있는 혹을 감추기 위해서이다.

" 일반인들은 신경섬유종증 환자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환자들이 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대인기피증이 있기도 하거든요."

현재 이 질환의 환자 모임에는 300명 정도가 참석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전국적으로 1만 5,000명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호씨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도 환자가 있는데 이름 밝히기를 꺼려 할 만큼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 희귀질환으로 등록돼 있어도 모든 타입에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아쉽다" 고 강조했다.

실제로 환자로 진단받기 위해 하는 MRI 검사나 유전자 검사 혹은 약물 검사에는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 50%, 돌연변이가 5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