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대 제약사 비결은 수출과 R&D 투자
진흥원 의약 화장품 산업팀 김주혁 연구원 인터뷰
국내 제약 시장은 협소해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세계 50대 글로벌 제약기업’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에따라 수출로 시장을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약, 화장품 산업팀 김주혁 연구원을 만나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어떠한 밑그림을 그려야 할지 그 해법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제약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점하고 있나요?
“한국은 1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제약시장에서 점유율로는 약 1.8% 이고요. 미국은 약 51% 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이어 유럽과 일본이 각각 약 25%, 12%로 2위, 3위를 지키고 있어요. 일본시장과 우리나라 시장 사이에는 중국 등이 있어요. 이는 약가수준, 인구, 소비성향 등에 의한 것입니다.”
- 미국과 시장 규모 차가 매우 크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2005년 기준 미국이 대략 280조 원인 반면, 우리나라는 약 10조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 현재까지 한국에서는 50대 글로벌 제약회사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일본은 ‘다케다’ 등 몇몇 글로벌 제약사가 건재 하는데요. 부러운 부분입니다.
“세계 50대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하려면 우선 매출액 규모가 최소 1조 2천억 원은 돼야 합니다. 국내 제약사 중 몇몇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로 등극해, 역할모델(role model)이 되어 선도해야 합니다.”
- 현재 국내업체 순위기는 하나 동아제약과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중외제약 녹십자 등이 글로벌 제약사로 등극해, 한국의 제약산업을 이끄는 좋은 역할모델이 되지 않을까요.
“가능하다고 봅니다.”
- 글로벌 제약사로 등극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세요.
“우선 제약사가 ‘수출 중심의 구조로의 변신’을 해야 하고, ‘연구개발(R&D) 및 특성화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 수출 중심의 구조로의 변신을 말씀하셨는데, 국내 제약사가 어떤 나라로 수출을 하는 것이 용이할까요.
“무엇보다도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는 거겠죠. 그러나 미국시장 진출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cGMP 수준을 맞추는 등 미 FDA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니까요. 몇해전 신약으로서 진출한 LG생명과학의 ‘팩티브’가 좋은 사례라고 봅니다.”
- 한미약품도 올해 최초로 미국시장에 진출한다고 하는데, 미국 시장 외에 유럽 시장은 어떤 가요?
“유럽에서는 한 EU회원국에서 의약품 허가를 받으면, 다른 회원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지 유통구조에 대한 이해와 마케팅파트너 선정 등이 국내사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이 품질향상 및 수출활로 모색을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기에, 조만간 유럽시장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하는 국내 제약사가 나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 일본정부가 최근 제네릭 우호정책을 펼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그 외 시장현황도 설명해 주시죠.
“동남아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그리고 인도는 인구가 많아 시장이 크지만, 워낙 약가가 싸기에 수익이 적죠.
중국시장의 경우, 비록 의약품이 아닌 ‘메디락’ 제품이지만, 한미약품이 진출해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제품 1개가 성공할 경우 한국 본사만큼 수익을 남길 수 있다고 합니다. 워낙 내수시장이 크기 때문이죠.
중국시장은 시장이 크지만, 현지의 규제, 관리에 대한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 앞서,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로 등극하기 위해선 수출지향 뿐 아니라, R&D투자도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요.
“2004년 기준으로 정부투자금과 제약사 자체 R&D비용을 합하면 약 3,000억 정도입니다.
향후 1조 원으로 증강돼야합니다.
따라서 정부투자도 더 활성화돼야 하고, 각 제약사도 현재 5%내외(상장제약사 R&D 평균)의 R&D비율도 점차 끌어올려야겠죠. R&D비용은 종자돈입니다. 신약개발로 수익을 내는 투자비용이죠. R&D투자를 소홀히 하면 성장이 정체돼, 10년 후에도 제자리걸음일 겁니다. 제약사가 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LG생명공학이나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제약 등이 좋은 선례라고 봅니다.”
- 바쁘신 가운데, 좋은 말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별 말씀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