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나를 거닌다. (195)

2007-01-25     의약뉴스 김은주 기자
풍경이 나를 거닌다
내가 밤의 풍경을 쓰다듬는다
이렇게 비오는 오늘 밤, 풍경이 침대 위에서 돌아눕는다
풍경은 왜 거기 있지 않고 여기 있는가

풍경에게도 깊이가 있나 봐요
나날이 풍경이 깊어져요 명치 끝을 파고들어요
호흡이 바뀔 때마다 풍경은 바뀌고
안개가 피어오르고 내 방이 녹아서 강물에 떠내려가요

먹구름이 몇 가닥 얼굴 위로 흘러내려요
언제나 한 장의 표면밖에 가진 것이 없는
그런데, 이 풍경의 출구는 어디예요?

김혜순-<풍경 중독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