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한국 약가수준 미국보다 높다” 주장

제약협 저가 강조 정면 반박...약가 구성요소, 실거래가 고려해야

2007-01-19     의약뉴스 김선아 기자
▲ 건보공단은 한국의 약가가 미국보다 높다고 주장해 제약협회와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한국의 약가수준이 미국보다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재용)은 18일  지난달 “국내 약가가 선진 7개국의 57% 수준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한국제약협회의 주장을 정면에서 반박하고 나섰다.

공단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가비교’ 보고서를 통해 “외국과의 약가 비교시 의약품 가격의 구성요소와 실제 거래되는 가격 등 두가지 사항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마다 의약품 가격 구성요소가 다르고, 외국의 약가책자에 기재된 가격과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는 것.

외국의 경우 의약품 가격은 공장도출하가, 도매마진, 약국마진, 부가가치세로 구성되고 각각의 구성비율은 국가별로 다양한 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의약품의 약국마진은 의약품 가격에 포함되지 않고 행위료 항목에 포함해 별도로 지불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의약품 가격은 외국과 달리 약국마진을 제외한 3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공단 약가협상팀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격에 제외돼 있는 약국마진의 경우 영국, 프랑스, 이태리, 독일의 평균 약국마진은 19.4%, 영국을 제외한 3개국 평균은 24.1%로 그 비중이 상당히 큰 편”이라며 “합리적인 가격 비교를 위해 우리나라와 외국의 가격 구성요소를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과의 가격 비교시 흔히 인용하는 A7 약가책자 가격은 그 나라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과는 큰 차이가 있음을 명확히 했다.

예를 들어 글리벡의 경우 미국의 연방정부 실제 공급되는 가격인 FSS가격, 보훈처에서 공급되는 가격인 BIG4가격, 약가책자(Red book)가격 등 3가지를 비교해 보면 실제 거래되는 가격(FSS/BIG4가격)은 1만9135원~1만2490원으로 약가책자 가격인 2만4472원보다 훨씬 낮다.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약가는 보험자가 요양기관에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이므로 외국과의 가격비교를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을 비교대상으로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단은 우리나라에 최근 등재 신청된 신약 중 미국의 약가책자와 FSS/BIG4 가격 리스트에 가격이 존재하는 10개 신약을 대상으로 미국과 가격비교를 실시, “우리나라의 보험약가는 미국의 실제 거래가격(FSS/BIG4가격)보다 13.2%가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수치는 실제 거래되는 가격이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 결과로 제약협회 측에서 미국의 책자가격을 기준으로 단순 비교한 오류를 바로잡은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결과는 신약의 평균가 분포이므로 개별 약제에 따라서는 미국에 비해 가격이 낮은 경우도 있으나 약가협상은 신약의 가격을 개별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개별 약제의 합리적인 가격 도출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특히 신약의 가격 참고 대상 국가를 A7 국가로 한정해 경제력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했던 점을 들어 “A7 국가뿐만 아니라 OECD 국가 및 우리나라와 경제력 및 약가제도가 유사한 국가로 대상범위를 확대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약협회는 지난달 ‘우리나라와 외국의 약가수준 조사 분석’ 자료를 통해 국내 약값이 선진국의 57% 수준으로 저평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