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을 누가 거기 세웠니 (183)

2006-12-14     의약뉴스 김은주 기자
너희들을 누가
거기 세웠니?

누가 너희들을
사람들이 지날 적마다 손 흔들라고
시켰니?

쓸쓸한 초겨울 여행길
외진 산등성이에서 만난
억새들

몸부림치며 눕고
몸부침치며 일어서서
내게 인사했지만

아, 나는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그 절절한 몸짓의 언어를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버스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나는 그것이 온통
눈물이었음을 알았다

이수익-<억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