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만 안녕 (182)

2006-12-11     의약뉴스 김은주 기자
이별이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사랑이 끝난 후에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 막 시작될 때,
사랑이 그 정점을 향하여 솟구칠 때,
또한 사랑이 내리막길로 미친듯이 치닫을 때,
심지어 사랑이 미처 시작되기도 전에,
순간마다 존재하고 순간과 순간 사이에 존재한다.

만약 이별이란 것이
얌전히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가
사랑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것이라면

우리를 그토록 아프게 할 리가 없다.

사랑이 끝나 버린 후
더이상 사랑하지 않게 된 사람과 이별하는 일이
우리를 아프게 할 리 없으니까

황경신-<슬프지만 안녕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