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유한 따돌리고 2위 등극 지각 변동
자이데나 돌풍... 시알리스 곧 추월한다
올해 제약업계의 키워드는 ‘지각변동’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굳건하게 이어지던 기존 질서(순위)가 무너지고, 새로운 틀이 짜여 지는가 하면, 새로운 세력(제품)의 등장으로 기존 세력의 쇠퇴가 눈에 띄는 등 변화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유한 주춤...한미, 업계 2위 등극 ‘초읽기’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 예상이 잇따르면서 그동안 유한양행의 아성으로 여겨지던 업계 2위 자리의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유한양행이 생동성 파문 등의 여파로 3분기 실적 하락세가 예상되는 반면, 한미약품은 꾸준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
유한양행은 종근당의 분사 이후인 지난 2002년부터 동아제약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올해 초 매출 목표를 놓고 한미약품과의 2위 경쟁이 잠깐 불거지긴 했지만,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 공식(?)은 지켜질 것으로 여겨졌다. 유한양행이 1분기 매출 971억원으로 958억원의 한미약품을 제친데 이어, 2분기에도 1,107억원으로 1,099억원의 한미를 소폭이나마 앞선 것.
하지만 3분기 들어 유한양행이 생동성 파문에 직격탄을 맞고, 에이즈 치료제 원료인 ‘FTC’와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수출도 4분기 이후로 늦춰지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현재는 분위기가 180도 바뀐 상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까지 한미의 우세를 점치는 보고서가 줄을 잇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4분기 실적이 남아있지만, 유한이 3분기 부진을 만회하고 재역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미의 우세를 점쳤다.
비타500 3분기 상승세, 역전 가능성 고개
이와 함께 지난해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했던 박카스와 비타500의 경쟁도 후발주자인 비타500의 역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상반기 현재 박카스가 595억원의 매출을 기록, 578억원의 비타500에 앞서 있긴 하지만, 1, 2분기 비타500이 안식향산나트륨과 벤젠 파동 등의 악재로 주춤한 측면이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
실제로 비타500의 경우 월 매출 150억원선에 육박하며 3분기 매출회복세가 완연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박카스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들 제품은 회사의 의지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광동이 부진한 전문의약품 부문을 만회하기 위해 비타500 등 기능성 음료 시장에 사활을 걸고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분위기 띄우기에 열성인데 반해,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동아의 경우 뚜렷한 마케팅 활동이 눈에 띄지 않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이들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끝까지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비타500의 경우 나올 악재는 모두 나왔다는 분위기인 반면, 박카스는 일반의약품으로 판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결국 비타500이 비교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며 비타500의 손을 들어줬다.
자이데나 돌풍, 3위 무난...시알리스, 추격채비
또한 지난해 예상외의 매출 정체현상으로 눈길을 끌었던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는 동아제약 자이데나의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자이데나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판매량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20.1%까지 끌어올리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위 제품인 시알리스의 20% 중후반대 처방점유율에도 근접한 수치.
이에 매출에서는 관련 시장 3위였던 바이엘 레비트라를 제치고 11~12%의 점유율로 당당히 3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이데나의 올해 블록버스터(매출 100억원 이상) 등극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직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에는 못미치지만, 첫해 성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라며 “특히 레비트라가 코마케팅사 선정 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며 반격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동아의 막강한 영업력을 쉽게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