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약사대회 정체성ㆍ전망 불투명 아쉬움
여약사 특성 살리지 못한 여약사대회 존치 논란만 숙제로
여약사대표자대회는 일단 존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약사의 특성을 살리지 못해 대회를 놓고 여약사의 정체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제 31차 전국여약사대표자대회가 새로운 전망을 명확히 정하지 못하고 17일 폐막됐다. 이번 대회는 16일과 17일 이틀간 약 700명의 전국여약사대표들이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모여 치러졌다.
16일 치러진 주요행사는 개회식와 심포지움, 화합의 장 순으로 진행됐다. 이튿날은 아침에 폐회식을 치루고 대회를 마쳤다. 대회 후 각 시도 지부별로 개별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의 내용은 대한약사회의 일반적 과제 중심으로 진행됐다.
여약사만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것은 대회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60년대 후반 처음 시작된 여약사 대회는 여약사들이 소수였기에 여약사대회라는 명칭이 합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달리 오히려 여약사가 60%를 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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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목 대약 회장과 박해영 대회장. | ||
“이미 여약사에 관한 수많은 주제를 다뤄 주제선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주최측의 자세는 여약사의 과제는 정해진 것이라는 고정된 틀에 매인 것이다. 약사의 과제가 변하듯이 여약사의 과제도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것.
대회의 정체성과 따로 축제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축제는 구성원들이 즐겁게 놀고 즐기며 하나되는 자리다. 놀고 즐기는 것은 퇴폐적인 것이 아니라 권장받아야 한다.
이번 대회의 프로그램은 크게 3부로 나뉘었다. 모두 공식적인 행사에서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 비중은 다르다.
딱딱한 개회식은 최소한으로 하고 그 방식도 부드럽고 재미있게 할 필요가 있다. 회기 입장의 방식을 가장 행렬로 한다든지, 정치인의 축사는 배제한다든지 하는 것이 그것이다.
‘화합의 장’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회원들이 프로그램을 준비해 함께 즐기고 기뻐하는 것이 축제의 기본이다.
그것이 약사회의 소속감과 여약사들의 적극적인 주체성을 높이게 한다. 따라서 화합의 장에 관한 프로그램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장소도 중요하다. 산중의 호젓한 리조트에서 행사를 치루는 것도 좋지만 이왕에 일반 약사에게 행사를 개방한 상황이라면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장소를 정해 일반 여약사들이 보다 더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는 전망이 제시돼지 못했다. 여약사의 정체성을 어떻게 담고 어떻게 축제화할 것인지 보다 진전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이 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지금의 대회다.
원희목 회장은 자신이 임기를 시작할 때는 여약사대회를 폐지하려고 했다가 반대에 부딪쳐 이루지 못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폐지하려고 했던 임기초의 입장을 언급하고 여약사들의 반응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임기말에, 재선을 포기하지 않은 그가 굳이 여약사대회 폐지를 언급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전망의 불투명은 여약사들의 문제를 약사회에 반영하는 통로로서 여약사대회의 전망이 분명하지 않게 한다.
이미 여약사위원회뿐만 아니라 각 분회나 지회에서 여약사들의 위치는 주도적인 위치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여약사들의 과제를 대한약사회가 제대로 받아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지는 않다.
관례적인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닌 내용성과 형식성 모두를 발전시키는 고민이 필요하다.
더구나 선거를 의식한 각 진영의 물밑 움직임이 뜨거웠어도 쟁점을 만들기 보다는 표 챙기기 차원의 접근 밖에 하지 못하고 있어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 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