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약사회, 영유아ㆍ노인ㆍ삼킴 곤란 환자 위한 산제ㆍ시럽제 생산 확대 건의

2026-11-09     의약뉴스 이대호 기자

한국병원약사회(회장 정경주)는 영유아와 노인, 삼킴 곤란 환자 등의 안전한 약물치료를 위해 산제ㆍ시럽제 생산 확대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병원약사회가 최근 실시한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 의료기관 40곳에서 월 약 26만 5000건의 산제 처방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의료기관 40곳의 산제 처방 수요조사 결과. (자료=한국병원약사회)

산제 처방은 전체 처방에서 처방 매수 기준 6.5%, 품목 수 기준 7.0%를 차지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24곳에서는 각각 7.3%, 8.0%로 비중이 더 높았다.

이번 조사에는 응답 의료기관의 원내 예상 사용량만 반영,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기관과 원외 사용량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요가 더 클 것이라는 전언이다.

병원약사회는 이처럼 의료현장에서 산제 처방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시판 산제ㆍ시럽제 생산이 제한적이어서 정제를 직접 분쇄해 가루약으로 조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약물 손실이나 불균일한 분포로 정확한 용량 투여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치료 효과 저하나 이상반응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정제 분쇄로 약사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이 조제자의 건강과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요양병원에서는 제한적인 약사 인력으로 다수의 산제 처방을 처리해야 하며, 시판 산제 부족으로 자동조제 장비를 활용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의료기관들은 산제 제형 개발 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1회분 포장 등 조제 편의성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안정성과 환자의 복용 편의성, 용해도ㆍ흡수율, 가격 경쟁력 등이 뒤를 이었다.

병원약사회는 "영유아에게는 산제와 시럽제, 현탁용 제제 등이, 노인과 삼킴 곤란 환자에게는 산제나 구강붕해정 등 복용이 편리한 제형이 필요하다"며 "경관급식 환자는 캡슐 안의 과립이나 장용정도 투여하기 어려운 만큼 물에 용해할 수 있는 제형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병원약사회는 이번 수요조사에서 의료기관들이 생산을 요청한 19개 성분ㆍ품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4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 이미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전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는 메트포르민과 바클로펜, 유럽에서는 우르소데옥시콜산, 미국과 유럽에서는 라모트리진, 일본에서는 산화마그네슘 관련 제형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허가ㆍ신고 및 심사자료 준비 부담, 산제 충전ㆍ포장과 시럽 제조를 위한 설비 투자, 소량ㆍ다품목 생산에 따른 낮은 경제성 등이 산제 생산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병원약사회는 식약처에 제출한 '산제ㆍ시럽제 생산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의견서'에서 의료현장 수요에 따른 산제ㆍ시럽제 생산 지원과 물에 용해 가능한 정제의 개발ㆍ생산 활성화, 환자 맞춤형 제형 개발을 위한 제도적 인센티브 마련 등을 건의했다.

아울러 모든 경구 의약품의 허가사항에 용해 가능 여부와 분할ㆍ분쇄 및 경관투여 가능 여부 등 환자 특성에 따른 투여정보를 기재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경주 회장은 "영ㆍ유아, 노인, 삼킴 곤란 환자에게 적절한 제형을 제공하는 것은 환자안전의 기본조건"이라며 "산제ㆍ시럽제 공급 확대를 위해 제약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