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기업, 기술수출 넘어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개발 확대

항서제약ㆍBMS 13개 연구과제 협력…이노벤트ㆍ다케다 미국 시장 수익 6대4 분담

2026-11-05     의약뉴스 이대호 기자

[의약뉴스] 중국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후보물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연구와 임상개발, 상업화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후보물질의 개발에 중국 기업이 참여하거나 개발비용과 상업화 수익을 분담하는 계약도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행한 '중국 바이오의 부상과 글로벌 라이선싱 시장의 재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특허만료와 연구개발 비용 증가에 대응해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연구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 중국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을 기술수출에서 공동연구ㆍ개발과 상업화로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과도 글로벌 개발ㆍ사업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생성형 AI(ChatGPT)로 제작한 사진)

대표적으로 중국 항서제약은 지난 5월 미국 BMS와 종양ㆍ혈액질환 및 면역질환 분야의 초기 연구개발 프로그램 13개를 대상으로 전략적 공동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 대상은 항서제약이 보유한 후보물질 4개와 BMS의 후보물질 4개, 양사가 공동 발굴ㆍ개발하는 신규 프로그램 5개다.

항서제약은 BMS가 보유한 면역질환 후보물질의 초기 임상개발도 담당하며, 일부 프로그램의 공동개발과 글로벌 상업화에 참여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중국 기업과 글로벌 제약사의 협력은 개발비용과 상업화 수익을 함께 분담하는 방식으로도 나타난다.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10월 일본 다케다와 고형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대상은 이노벤트가 개발 중인 이중특이성 융합단백질 IBI363과 Claudin18.2 표적 항체ㆍ약물접합체(ADC) IBI343이다. 다케다는 두 후보물질의 중국 본토ㆍ홍콩ㆍ마카오ㆍ대만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ㆍ제조ㆍ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IBI363의 글로벌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미국 시장에서 공동 판매할 계획이다. 개발비용과 미국 시장 수익은 다케다가 60%, 이노벤트가 40%를 분담한다.

이러한 협력 확대의 배경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생산성 개선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

주요 의약품의 특허만료와 신약개발 비용 증가로 자체 연구개발을 보완할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풍부한 연구인력과 대규모 임상시험 환경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개발비용을 갖춘 중국 기업의 역량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수요와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중국 바이오기업의 영향력 확대는 글로벌 라이선싱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보고서가 인용한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Evaluate)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라이선싱 계약 가치에서 중국 기업 관련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 미만에서 2025년 48%로 높아졌다. 2026년에는 67%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중국 현지 사업화에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개발ㆍ상업화로 확대되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5월 중국 푸싱제약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개발ㆍ등록ㆍ생산ㆍ상업화를 위한 독점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기존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된 협력 범위를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주요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했다.

올릭스도 중국 한소제약과 약 5년간 공동개발을 이어온 뒤 지난 8월 서로 다른 유전자 표적의 특정 siRNA 서열 2종에 대해 신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소제약은 해당 서열을 활용한 제품을 전 세계에서 독점적으로 개발ㆍ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보고서는 “중국 바이오산업의 급성장은 단순히 특정 국가의 산업 경쟁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신약개발과 기술이전 시장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국내 바이오기업에도 연구개발 전략과 사업화 모델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