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신속등재 첫 대상 심사, 선정 규모ㆍ실제 급여 적용 쟁점

환자단체, 치료 기회 확대 촉구…복지부ㆍ심평원 "현행 기준 평가ㆍ향후 제도화 검토"

2026-11-05     의약뉴스 이대호 기자

[의약뉴스]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의 첫 대상 선정 과정에서 환자단체들이 폭넓은 선정과 실제 급여 적용을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는 현행 선정기준에 따른 평가를 진행하면서 대상 확대와 제도화 여부는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우선 평가해 기존 최대 240일이 소요되던 건강보험 등재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등재 전 비용효과성 평가를 사후평가로 전환하고 약가협상 절차도 간소화한다. 건강보험 등재 후에는 실제 치료 성과를 확인해 약가와 급여조건 조정에 반영한다.

사업 대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거나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 가운데 주요 8개국(A8) 중 3개국 이상에서 공적 급여가 적용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한 약제로, 이 가운데 최대 5개 품목을 선정한다.

▲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의 첫 대상 선정을 앞두고 환자단체들이 선정 규모 확대와 실질적인 급여 접근성 개선을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는 현행 기준에 따라 약제를 평가하고 향후 사업 확대와 제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성형 AI(ChatGPT)로 제작한 이미지)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부터 8월 말까지 시범사업 참여 신청을 받았으며, 업계에 따르면 13개 제약사가 폐동맥고혈압ㆍB형 혈우병ㆍ근위축성 측삭경화증ㆍ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치료제 등 14개 약제의 참여를 신청했다.

신청 약제가 당초 선정하기로 한 규모를 웃돌자 환자단체들은 일부 약제만 선정할 경우 나머지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며 대상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희귀ㆍ난치성질환연합회와 98개 환자단체는 지난 2일 공동성명을 통해 현재 심사 중인 의약품을 가능한 한 모두 선정할 것을 촉구했다.

일부 약제만 선정하면 나머지 치료제를 기다리는 환자들은 기존 급여절차를 거쳐야 해 건강보험 적용이 늦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미선정 약제의 신속한 급여 진입과 선정 이후 실제 건강보험 적용까지의 기간 단축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기존 허가ㆍ평가ㆍ협상 병행 시범사업에서 2024년 12월 대상으로 선정된 드라벳 증후군 치료제 핀테플라액이 지난 9월 1일 건강보험에 등재됐고, 함께 선정된 림카토주는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시범사업 대상 선정뿐 아니라 실제 급여 적용까지 이어지는 후속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후평가 결과에 따라 약가나 급여기준이 변경되더라도 기존 환자의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기웅ㆍ이소희 의원은 서면질의를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선정 규모의 적정성과 확대 가능성, 미선정 약제의 후속 급여평가 경로 등을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ㆍ서영석 의원도 복지부에 시범사업 대상 확대와 사후평가 계획, 미선정 약제의 후속조치를 질의했다.

이에 심평원은 현행 공고에 따라 대체약제 유무와 질환의 중증도, 건강보험 재정 영향, 사후평가 및 환자 치료보장 계획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5개 이내 약제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정 규모를 확대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확대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는 접수 현황, 사업 취지 부합 여부 등을 고려해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대 5개 품목만 선정할 경우 나머지 약제의 건강보험 적용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심평원은 제약사가 급여결정을 신청하면 관련 절차와 규정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으며, 복지부도 미선정 약제가 신속하게 등재될 수 있도록 살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상 선정뿐 아니라 실제 환자가 치료제를 이용하기까지의 기간을 단축하는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이 신속등재 성과지표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 복지부는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약제에도 시범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등 환자가 필요한 치료제를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시범사업 참여 약제에 대해서도 신약 접근성 제고를 위해 도입한 약가유연계약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향후 시범사업의 성과평가 결과, 해외 주요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대상, 사후평가 방식 등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추가적인 사업 추진, 신속 등재 제도화 방안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