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안전상비약 확대 대응에 역량 집중
"소비자 78.4% 의약품 선택 어려움"…복약상담 강화ㆍ공공심야약국 확충 요구
[의약뉴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가 연내 안전상비의약품 품목ㆍ판매처 확대 가능성에 대비, 관련 현안 대응에 역량을 집중한다.
소비자들이 의약품 선택과 복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편의점 판매 확대에 앞서 약사를 통한 복약상담을 강화하고 공공심야약국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수진 총무ㆍ홍보이사는 2일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소비자 대상 설문 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약사회가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약사회는 지난주에 개최한 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안전상비의약품 문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구체적인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관련 논의가 빨라질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노 이사는 “복지부가 연내 무리하게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업무보고에서는 12월 내 추진하겠다고 밝힌 부분도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국민 여론을 고려해 관련 현안을 선제적으로 이슈화하는 데 신중했지만, 연말을 앞두고 진행한 조사 결과와 내부 논의를 토대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것.
노 이사에 따르면 약사회가 소비자단체 미래소비자행동에 의뢰해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일반의약품 소비자이용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78.4%가 의약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또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구매 경험자 247명 가운데 32.8%는 복용법이나 주의사항을 질문할 수 없다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증상에 적합한 의약품을 판단하거나 중복복용ㆍ상호작용, 부작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나왔다.
여기에 더해 구매 과정에서 성분 중복이나 병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응답자는 22.0%에 그쳤다.
노 이사는 “소비자들이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약을 어떻게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지 충분히 질문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특히 편의점에서는 이러한 질문을 편안하게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약사 상담이 의약품 사용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는 전언이다.
응답자의 54.0%는 약사의 설명이나 확인을 통해 제품 선택과 복용량, 기존 복용약과의 병용 여부 등을 변경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는 것.
노 이사는 “안전하다고 판단해 안전상비의품으로 분류한 일반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충분한 안내와 복약상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약품 안전성을 고려한 정책을 묻는 조사에서는 공공심야약국 확대를 선택한 응답자가 40.6%로 가장 많았고, 의료취약지 공공약국 확충이 17.4%로 뒤를 이었으며, 편의점 판매 품목 확대는 10.8%에 그쳤다.
노 이사는 “약사회는 의약품 접근성 개선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접근성 강화에는 안전성과 전문가 상담이 수반돼야 하며, 가능하면 공공체계 안에서 이뤄져야 하며, 단순히 약을 편리하게 구매하는 것보다 필요할 때 적절한 약을 선택하고 복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취약지역에 대해서도 의약품 구매 편의성보다 안전한 복용을 위한 상담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 이사는 “의료취약지에는 고령자와 다제약물 복용자가 많아 단순히 의약품 판매처나 품목을 확대하기보다 이들에게 적절한 약물 사용 방법을 안내하는 전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약사회가 별도로 실시한 의료취약지 주민 조사에서 경기 지역 응답자의 75%가 갑자기 의약품이 필요할 때 교통지원을 받아 약국이나 병원을 이용하고 싶다고 답했다는 전언이다.
약사회는 이와 같은 조사 결과와 정책 요구를 국회 앞 릴레이 집회에도 반영했다.
2일부터 집회의 주요 의제를 안전상비의약품 품목ㆍ판매처 확대 대응으로 전환하고, 기존 피켓을 약사 복약상담, 공공약국ㆍ교통지원 확대 요구 등을 담은 내용으로 교체했다.
다만 공공심야약국 확충과 관련해서는 운영에 참여할 약국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 이사에 따르면 내년에 공공심야약국 25개를 추가 확충할 수 있는 예산은 확보했지만, 기존 운영 약사와 참여를 고려하는 약사들 사이에서는 지원금 상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약사회는 참여 약국을 늘리기 위해 지원금 상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