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료원 이필수 의료원장
공공과 민간은 상생 관계,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조율자 역할 할 것
[의약뉴스] 대한의사협회장을 역임하고 지난 2024년 10월 경기도의료원장으로 취임한 이필수 의료원장이 공공과 민간의 협력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공공의료와 민간의료를 분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의원급 의료기관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연결하는 진료 전달망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원, 의정부, 파주, 포천, 안성, 이천 등 6개 산하 병원을 총괄하는 이 의료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공공의료와 민간의료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라며 “지역 내 일차의료기관과 상급종합병원 사이를 잇는 연결점이자 필수의료 조율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산하 6개 병원 특성화 및 퇴원환자 연계
이 의료원장은 병원별 여건과 인구 구조를 반영한 ‘네트워크형 통합 운영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산하 6개 병원에 동일한 진료 기능을 일괄 적용하기보다 지역 수요에 맞춘 기능 분담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의료원장은 “의료원 본부는 인력 운영, 감염병 대응, 진료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각 병원은 응급ㆍ필수진료, 방문의료, 퇴원환자 연계 등 현장 중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파주병원을 중심으로 시행 중인 찾아가는 돌봄의료 사업은 이용 실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방문의료 이용 건수는 2024년 약 5600건에서 2025년 약 9900건으로 늘었으며, 2026년에는 약 1만 3000건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 의료원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취약계층 환자 진료에서 의료와 돌봄의 연계가 요구된다”며 “일차의료기관이 경증 환자를 관리하고 입원이나 전문 처치가 필요할 경우 의료원이 배후 병원 역할을 수행한 뒤 다시 지역 의원으로 회송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회 협력 통한 전문의 채용 및 이송 체계 정비
의료인력 수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역 의사회와의 협력 방식을 도입했다.
서울ㆍ인천ㆍ경기도의사회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안내 문자 발송 등 구인 경로를 다각화해 전문의 90여 명을 충원한 것.
연내 누적 인원은 1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통해 민간 헤드헌팅 수수료 약 9억 원을 절감했다는 전언이다
이 의료원장은 “개원 후 봉직을 희망하는 의사와 정년퇴임 교수 인력이 유입되며 인력 운영의 숨통을 텄다”면서도 “다만 당직과 응급진료 부담 분산, 법적 보호 장치, 적정 보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역 필수의료 인력 유지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응급환자 전원 및 중증 환자 연계망도 확대했다. 북부권은 의정부성모병원 및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남부권은 아주대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분당서울대병원과 협력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대의료원 산하 병원들과도 진료 협약을 체결했다.
이 의료원장은 “지역 의료기관 간 상생의 핵심은 진료 정보 공유와 회송에 대한 신뢰”라며 “의뢰받은 환자의 치료 경과를 공유하고 치료 종결 후 원래 기관으로 안전하게 회송하는 원칙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 소통과 공익적 적자 보전 과제
산하 6개 병원에 2000여 명이 근무하는 조직 특성에 맞춰 내부 소통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해제 이후 지속된 업무 부담과 재정 악화 문제를 노사가 공유하며 단계적 처우 개선을 모색하는 구조다.
이 의료원장은 “현장 의료진과 직원들의 피로도가 누적되면 의료 질 유지가 어렵다”며 “경영 여건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즉각 해결할 수 있는 사안부터 순차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기도의료원은 진료 수익 감소와 지자체의 재정 여건 악화가 맞물리면서 당장 4분기 직원 인건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786억 원이던 당기순손실(보조금 제외)을 2024년 674억 원, 2025년 608억 원으로 줄였으나 올해도 약 6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도의 세수 감소로 10~12월 3개월분 인건비(약 110억 원)에 대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이 의료원장은 “2024년 10월 취임 이후 매월 급여일마다 재정 확보에 고심해왔다”며 “공공병원이 감염병 상시 대비나 취약계층 진료와 같은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병원 자체 진료 수익만으로 감당하도록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원의 공익적 기능 수행에 따른 보상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감염병 상시 대비, 취약지역 필수진료, 취약계층 진료 등은 환자 수와 무관하게 고정 비용이 발생하는 영역이라는 것.
이필수 의료원장은 “공공병원이 모든 진료 분야를 독점할 수 없는 만큼,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는 공익적 기능에 집중하고 민간과 협력하는 모델을 정착시킬 방침”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역시 공공의료기관의 공익적 손실에 대해 최소한의 인건비 지원 등 실효성 있는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