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대담] 렌비마, 간세포암 치료 여정에 핵심 파트너
서울아산병원 유창훈 교수ㆍUCLA 데이비드 게펜 의대 리차드 S. 핀 교수
[의약뉴스]
간세포암에서 렌비마의 높은 반응률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20년 전,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바이엘) 이후 정체됐던 간세포암 전신 요법(systemic therapy)의 역사가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에자이)와 면역항암제로 이어지며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렌비마의 높은 반응률에 면역항암제의 반응 지속 효과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전신 요법의 무대가 중간 병기(Intermediate-stage)로 전진한 것.
이 가운데 렌비마는 중간 병기에 이어 진행성(Advanced-stage) 간세포암 환자의 1차 치료는 물론, 1차 면역요법 후 재발한 환자에서 2차 치료제로, 각 단계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렌비마가 2017년 REFLECT 연구를 통해 넥사바 이후 약 10년 만에 두 번째 진행성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등극한 지도 어느덧 10년 차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의약뉴스는 REFLECT 연구의 주 저자 중 한 명인 미국 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대학 종양내과 리차드 S. 핀 교수와 1차 면역항암제 이후 2차 치료제로서 렌비마의 가능성을 입증한 LENVINEXT 연구의 교신저자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를 만나 변화하는 간세포암 전신 요법의 현황과 렌비마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렌비마, 간세포암에서 반응률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지난 2007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07)에서 간세포암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던 간세포암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생존기간을 연장한 전신 요법이 등장한 것.
넥사바가 SHARP 연구를 통해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에서 위약 대비 생존기간을 3개월 가량(10.7개월 vs 7.9개월) 연장, 사망의 위험을 31%(HR=0.69, 95% CI 0.55-0.87) 낮췄다는 보고에 전세계 종양학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회의적인 평가도 적지 않았다. 질병 진행을 억제한 시간(5.5개월 vs 2.8개월)이나 연장한 생존기간이 3개월여로 의미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기대여명이 짧은 진행성 간세포암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으나, 2%에 불과한 반응률에는 항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SHARP 연구 결과가 발표된 후 10년간, 그 어떤 후발주자도 넥사바를 넘어서지 못했고, 그렇게 10년간 넥사바는 진행성 간세포암에서 표준 1차 전신 요법제로 자리를 지켰다.
넥사바의 임상적 가치를 재확인한 시간이자 진행성 간세포암에서 전신 요법의 한계가 뚜렷해지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2017년, 다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17)에서 간세포암 전신 요법의 역사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SHARP 연구 발표 후 10년 만에 렌비마가 REFLECT 연구를 통해 공고했던 넥사바의 아성에 흠집을 낸 것.
연구의 1차 목표인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한 렌비마(13.6개월 vs 12.3개월, HR=0.92, 95% CI 0.79–1.06)는 2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율(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을 두 배로(7.4개월 vs 3.7개월, HR=0.66, 95% CI 0.57-0.77), 나아가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Time To Progression, TTP)은 두 배 이상(8.9개월 vs 3.7개월, HR=0.63, 95% CI 0.53-0.73) 연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렌비마의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이 24%로 20%를 넘어서며 넥사바의 9%를 크게 상회했다.(mRECIST 기준 연구자평가)
이 연구의 주 저자인 핀 교수는 “오랜 기간 소라페닙 외에는 사용할 수 있는 전신 치료제가 거의 없었지만, 2016~2017년을 전후해 새로운 치료제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이 가운데 렌비마는 REFLECT 임상시험을 통해 1차 치료제로서 임상적 가치를 입증했는데, 당시 새로운 1차 치료 옵션의 등장은 그 자체로 중요한 치료적 진전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렌비마는 전체생존기간에서 소라페닙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무진행생존기간을 개선했으며 객관적반응률도 19%(RECIST 1.1 기준 독립적 검토위원회 평가)를 기록해 간세포암에서 TKI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종양 반응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소라페닙을 비롯한 치료제들은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보다는 질병을 안정화시키거나 진행을 지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렌비마는 간세포암에서 실제로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치료제였다”면서 “환자가 치료에 반응하면 보다 장기간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높은 반응률은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역설했다.
유창훈 교수 역시 “소라페닙이 표준치료였던 시기에는 간세포암 전신치료에서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반응보다는 질병을 안정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렌비마의 가장 큰 차이는 간세포암에서도 실제로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더해 “렌비마 이후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반응률이 간세포암 치료에서도 중요한 지표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됐다”며 “현재 간세포암 전신치료에는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라는 두 축이 있는데, 표적항암제 가운데서는 렌비마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치료제 중 하나로, 높은 반응률과 임상적으로 관리 가능한 독성 프로파일(부작용)이 중요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1차 치료에서도 여전히 렌비마가 필요해
렌비마가 진행성 간세포암의 새로운 1차 표준 요법으로 올라선 후 간세포암 전신 요법의 역사는 조금 더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REFLECT 연구 결과가 보고된 후 약 2년 여 만에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VEGF 항체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이상 로슈)와의 병용요법으로 넥사바를 넘어서는 데이터를 발표한 것.
이후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이뮤도(성분명 트레멜리무맙, 이상 아스트라제네카),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 BMSㆍ오노) 등 이중 면역항암요법들이 연달아 전체생존기간까지 연장하면서 진행성 간세포암 1차 치료의 무게 중심이 면역항암제로 이동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행성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렌비마가 필요하다는 것이 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면역항암제들이 보여주는 치료 효과를 고려하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것이 오히려 어려워진 상황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게 되지만 항상 예외는 있다”면서 “특히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나 면역항암제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한 환자에서 렌비마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실례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환자를 생각할 수 있다”면서 “관절염이나 염증성 장질환, 루푸스 등으로 이미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면역관문억제제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며, 간이식 후 간세포암이 재발한 환자 역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환자에서는 렌비마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꼽았다.
그 이유로 “REFLECT 연구에서 렌비마는 소라페닙 대비 OS의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이후 여러 연구에서도 높은 반응률이 지속적으로 확인됐고, 최근의 임상시험에서 렌비마 치료군의 생존기간이 과거 REFLECT 연구에서보다 길게 나타나는 경우도 관찰되고 있다”며 “이는 렌비마 자체의 치료 효과뿐 아니라 환자 선택과 이상반응 관리 경험이 축적되면서 치료제의 잠재력을 보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된 결과로, 지난 10여 년 동안 안전성 측면에서도 비교적 일관된 결과가 축적돼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전히 대다수의 진행성 간세포암 1차 치료 관련 임상 연구에서 대조군을 렌바티닙과 소라페닙으로 설정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렌바티닙과 소라페닙군의 전체생존기간이 과거 SHARP나 REFLECT 연구 결과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임상 연구 당시보다 더 적기에, 더 적절한 환자에게, 더 유연하게 치료하면서 치료제의 장점을 극대화,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유창훈 교수는 “첫 번째 이유는 환자 선택의 변화로, 과거에는 여러 치료를 거친 뒤 비교적 늦은 시점에 전신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간기능과 전신상태가 더 잘 보존돼 있을 때 보다 이른 시점에 전신치료를 시작하는 환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 번째는 치료제를 관리하는 의료진의 경험으로, TKI는 이상반응 관리가 쉽지만은 않고 어느 정도의 학습곡선(learning curve)이 필요한데, 렌비마가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는 의료진 역시 부작용 관리 경험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을 일찍 중단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실제 처방 경험이 축적되면서 용량 조절이나 치료 일시 중단, 환자 교육 등을 통해 이상반응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 결과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너무 빨리 포기하지 않고 가능한 한 치료를 유지하면서 렌비마가 가진 치료 효과를 충분히 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축적되면서 과거 REFLECT 연구 당시보다 최근 임상시험에서 렌비마 치료군의 생존기간이 더 길게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결국 치료제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적절한 환자에게 보다 이른 시점에 사용하고 의료진이 약제를 더 잘 관리하게 되면서 렌비마의 ‘full potential(잠재력)’을 보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된 결과”라고 전했다.
◇렌비마, 면역항암제와 함께 중간 병기로 전진
면역항암제의 등장은 또 다른 전기를 마련했다. 뛰어난 안전성을 앞세워 전이가 없는 중간병기 간세포암으로 전진을 시도한 것.
다만, 반응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표적치료제의 힘이 필요했고, 이 가운데 렌비마는 LEAP-012와 EMERALD-3 등 주요 3상 임상에서 면역항암제와 함께 의미 있는 결과들을 도출했다.
먼저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렌비마를 병용해 TACE 단독요법과 비교한 LEAP-012 연구에서는 렌비마가 포함된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14.6개월로 TACE 단독군의 10.0개월을 상회,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4%(HR=0.66, 95% CI 0.51-0.84, P=0.0002) 더 낮았던 것으로 보고됐다.
객관적반응률 또한 RECIST v1.1 기준 병용군이 46.8%로 TACE 단독군의 33.3%를 상회했으며, mRECIST 기준에서도 병용군이 71.3%로 TACE 단독군의 50.0%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또 다른 1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율이 24개월차에 각각 75%와 69%로 이 시점까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지난해 그대로 연구를 조기에 종료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가운데 지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는 렌비마를 임핀지와 이뮤도 등 이중면역항암요법과 조합해 TACE와 병용요법을 평가한 EMERALD-3에서 다시 한 번 무진행생존기간을 연장 이목을 끌었다.
병용요법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13.0개월 TACE 단독군의 9.8개월을 크게 상회,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0%(HR=0.70, 95% CI 0.57-0.86, P=0.0007) 더 낮았던 것.
이 연구 역시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39.5개월, TACE 단독군은 34.7개월로 수치적으로는 3제 병용군이 더 길었지만, 데이터 완성도(maturity)가 40%에 그쳐 이 시점까지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HR=0.84, 95% CI 0.65-1.09, P=0.1814)
그럼에도 불구하고 12, 18, 25개월 전체생존율은 병용요법군이 83.2%, 77.5%, 66.9%로 TACE 단독군의 82.0%, 69.7%, 61.5%를 지속적으로 상회했다.
객관적반응률 또한 RECIST v1.1 기준 병용군이 38.9%로, TACE 단독군의 27.0%를 상회했다.
이와 관련, 핀 교수는 “최근에는 중간병기(BCLC B) 간세포암에서도 전신치료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간병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하나의 병기로 묶여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이질적인 환자군으로, 국소치료가 적합하지 않은 환자도 있고, 처음에는 절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환자라도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종양을 줄여 수술이나 이식 등 근치적 치료가 가능한 상태로 전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맥락에서 LEAP-012 연구는 중간병기 간세포암 환자에서 TACE에 펨브롤리주맙과 렌비마를 병용한 치료를 TACE 단독과 비교했으며, 무진행생존율 개선이라는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으며, 특히 종양 반응률이 개선됐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과거에는 절제가 불가능했던 환자를 보다 낮은 병기로 전환해 수술이나 이식과 같은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창훈 교수는 “중간병기 간세포암에서는 오랫동안 TACE와 같은 국소치료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1차 치료에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를 보다 앞 단계로 가져오려는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재 흐름을 보면 중간병기 간세포암에도 면역항암제 치료가 도입되는 방향 자체는 상당히 명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질문은 여기에 혈관신생 억제제를 추가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로, 간 내 병변의 경우 면역항암제만으로 종양 크기를 충분히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때 종양의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치료를 함께 사용하면 종양을 더 줄여 수술이나 국소치료와 같은 근치적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이런 치료 전략을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라고 하며, 그런 측면에서 렌비마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렌비마, 면역항암제 실패 환자에 응답했다
진행성 간세포암 1차 치료의 무게중심이 면역항암제로 이동하면서 후속치료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첫 전신 요법제로 올라선 만큼, 후속 치료에 대한 근거가 마련될 수 없었던 것.
이에 면역항암제를 유지하며 새로운 조합을 찾으려는 시도와 기존의 렌비마와 같은 TKI를 비롯한 신생혈관생성억제제 단독요법으로 답을 찾으려는 시도가 줄을 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IMbrave251 3상에서는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이후 티쎈트릭은 유지하면서 아바스틴을 소라페닙이나 렌바티닙 등 다른 TKI로 전환해 TKI 단독요법과 비교했다.
92%의 환자가 TKI로 렌바티닙을 선택한 이 연구에서 아테졸리주맙 병용군은 TKI 단독군 대비 전체생존율과 무진행생존율 모두에서 이점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렌비마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면역항암제 이후 2차 치료 옵션으로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실례로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국내 13개 기관에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한 50명의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 임상 2상, LENVINEXT(KCSG HB23-04)에서 렌바티닙 단독요법의 객관적반응률은 14.0%, 질병조절률(Diseas Control Rate, DCR)은 82.0%로 고무적인 결과를 보고했다.
면역항암제 이후 2차 치료 전략을 평가하는 다수의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이 연구의 교신저자이기도 한 유창훈 교수는 “현재 간세포암 1차 치료에는 여러 좋은 치료 옵션이 있지만 어떤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한지를 구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아직 없다”면서 “각 치료법이 3상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환자의 상태와 치료하는 의사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1차 치료제를 선택하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2차 치료를 미리 예상해 1차 약제를 결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현재 대부분의 1차 치료가 면역항암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TKI가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질병이 진행해 2차 치료로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TKI와 같은 표적항암제를 고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여러 TKI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여러 연구를 진행하면서 렌비마, 레고라페닙, 카보잔티닙 등을 모두 경험했다”며 “직접비교 연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렌비마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반응률로,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도 렌비마는 2차 치료라는 점을 고려하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반응률을 보여준다”며 “무진행생존 측면에서도 다른 치료 옵션과 비교해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위분석을 해보면 1차 치료에서 질환이 빠르게 진행한, 즉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좋지 않은 환자들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 경우 2차 치료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은 환자들임에도 렌비마는 이러한 환자에서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1차 치료에서 빠르게 진행한 환자를 구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치료제”라고 꼽았다.
뿐만 아니라 “독성 측면에서는 현재 사용되는 주요 TKI 간에 치료 선택을 완전히 좌우할 정도의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결국 효과와 반응률, 실제 임상 경험을 종합하면 렌비마는 2차 치료에서 선호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평가했다.
핀 교수는 IMbrave251이 연구 자체로는 실패했지만, 역설적으로 렌비마의 임상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나아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얼마나 렌비마를 선호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연구라 평가했다.
그는 “면역항암제가 본격적으로 1차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생긴 질문 중 하나가 ‘면역항암제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하면 무엇을 사용해야 하는가’였다”며 “이 가운데 렌비마는 면역항암제가 승인되기 전부터 간세포암에서 중요한 1차 치료 옵션으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진료에서는 면역항암제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사용돼 왔다”고 밝혔다.
다만 “처음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는데, 이후 연구가 축적되면서 1차와 2차 치료에서 렌비마의 내약성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유 교수가 참여한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비교적 작은 코호트이기는 하지만 면역항암제 이후 렌비마를 사용했을 때 1차 치료에서와 비교해 의미 있는 치료 결과가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보다 높은 수준의 근거도 축적되고 있는데, IMbrave251 연구가 대표적”이라며 “연구 자체는 아테졸리주맙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추가적인 이득을 보여주지 못해 음성 결과였지만, 흥미로운 점은 연구에서 사용된 TKI 가운데 대부분이 렌비마였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는 전 세계적으로 면역항암제 이후 렌비마가 상당히 선호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외에도 “안전성과 내약성도 기존에 예상했던 것과 상당히 유사하게 나타났다”면서 “또한 1차 치료로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을 사용한 뒤 렌비마와 같은 TKI를 이어 사용하는 치료 여정을 통해 2년 이상 생존이 가능한 환자군이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결과적으로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한 환자에서 렌비마는 적절한 후속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창훈 교수 역시 IMbrave251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면역항암제 이후 2차 치료 옵션으로 렌비마를 선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에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연구를 통해 면역항암제 이후 TKI의 역할을 살펴봤다면, IMbrave251은 현재까지 이 영역에서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수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래 연구 목적은 질병이 진행한 이후에도 아테졸리주맙을 지속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고, 그 목적 자체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연구 과정에서 렌비마가 2차 치료제로 매우 많이 사용됐다”면서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렌비마가 면역항암제 이후 2차 치료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라는 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더해 “안전성도 기존에 알고 있던 범위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생존기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간세포암, 장기 반응 환자 예측할 바이오마커 시급
간세포암을 비롯한 간암은 199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간염 백신과 항바이러스가 도입된 이후 감소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 해 1만 5000명에 가까운 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원격 전이 단계에서 5년 상대생존율이 3.5%에 그치고 있다.
최근 면역항암제들이 생존기간을 연장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5년 생존율이 20%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했지만, 아직 임상 현장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두 교수 모두 바이오마커를 향후 진행성 간세포암에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꼽았다.
먼저 핀 교수는 “가장 큰 과제는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를 아직 모두 완치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물론 면역항암제를 통해 매우 큰 혜택을 얻고 장기간 반응을 유지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문제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그 환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면역항암제에 의미 있는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는 그 반응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나, 어떤 환자가 이러한 장기 반응을 보일지 미리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며 “앞으로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떤 환자에게 어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가장 적합한지 역시 답을 찾아야 하는 영역”이라며 “면역체계 자체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환자별로 최적의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매우 의미가 있을 것”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다른 중요한 미충족 수요는 1차 면역항암제 치료에서 충분한 혜택을 얻지 못하고 빠르게 진행하는 환자로,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 안정 병변을 유지하는 환자, 곧바로 진행하는 환자가 있는데 마지막 그룹은 예후가 특히 좋지 않다”면서 “이 환자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문맥 침범과 같이 매우 진행된 질환을 가진 환자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런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현재 치료로 반응을 얻더라도 다른 환자군에 비해 생존기간이 여전히 짧다”고 강조했다.
이어 “2차 치료에서도 미충족 수요가 크다”며 “1차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한 환자에서 렌비마를 사용할 수 있지만, 1차 면역항암제에서 기대하는 정도의 큰 치료 효과를 아직 2차 치료에서 얻지는 못하고 있는 만큼, 향후 2차 치료에서 보다 확실한 생존 이득을 입증하는 3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창훈 교수는 “현재 1차 치료의 반응률은 대략 30~40% 수준으로, 과거보다 크게 좋아졌지만 다른 암종에서 50~70%의 반응률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간세포암 치료에는 여전히 개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첫 번째 과제는 1차 치료 효과 자체를 더 높이는 것으로, 1차 치료 효과가 충분히 좋아져야 향후 중간병기 간세포암이나 수술 전후 치료와 같이 보다 앞선 단계에서도 전신치료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 “현재 여러 새로운 치료제가 1차 치료 임상시험에서 평가되고 있어 향후 치료 성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두 번째는 바이오마커로, 현재 여러 1차 치료 옵션이 있지만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려주는 바이오마커가 없다”면서 “1차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환자가 처음으로 전신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지만, 1차 치료 후 한두 달 만에 질병이 빠르게 진행하면 전신 상태가 악화돼 2차 치료를 받을 기회 자체를 잃는 환자가 적지 않기 때문으로, 따라서 처음부터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오마커 개발이 매우 어렵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전체적인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노력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 “현재 상당히 유망한 데이터를 보이는 몇몇 치료제들이 임상 개발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간세포암 치료에 다시 한번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