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수련계약 만료 후 면허 미말소 병원 배상 책임 인정
정부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불구 패소...김경태 감사 “정부 명령 위법성 판단은 아냐”
[의약뉴스]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이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된 전공의의 면허 등록을 유지해 다른 취업을 막은 수련병원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A대학병원 인턴으로 근무했던 의사 B씨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지난 2024년 2월 보건복지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응해 수련병원장들에게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린 가운데, 인턴으로 근무하던 B씨는 그해 2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병원은 정부 명령에 따라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으나, B씨의 인턴 근로계약은 같은 달 29일 만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김 씨의 의사면허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계속 등록해 두다 8월 1일에야 사직 처리했다.
이에 김 씨는 근로계약 종료로 소속 의사 지위를 상실했음에도 병원이 면허를 말소하지 않아 다른 의료기관 취업이나 개원, 수련계약 체결을 하지 못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일단 보건복지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이 당연 무효라고 볼 근거가 없으며, 병원이 명령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는 인정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사직서 제출의 효력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 이상 병원은 계약 만료에 따라 원고의 등록면허를 말소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병원이 면허 말소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김 씨가 사직 처리 전까지 4개월 11일 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었다며 병원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에 재판부는 B씨가 재직 당시 받았던 월평균 수입 488만 4036원을 기준으로 총 2126만 9189원을 배상액하도록 했다.
이 판결과 관련, 대한의사협회 김경태 감사(성남시의사회장)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건복지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므로 해당 명령의 위법성을 직접 인정한 것으로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명령이 있었더라도 근로계약이 끝난 의사의 면허 등록을 유지해 다른 기회를 막았다면 병원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계약 종료 후에도 면허가 묶여 피해를 본 전공의들에게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는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