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수젯의 RACING, LDL-C 관리 전략 패러다임 전환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김병극 교수
[의약뉴스]
The earlier, the better, and the longer, the better
국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의 무게중심이 스타틴 단일제에서 에티미브 복합제로 이동한 가운데, 선두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는 한미약품의 로수젯(성분명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이 전체 원외처방 시장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들이 대규모 임상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국내사의 후발 제품이 이처럼 장기간 선두를 수성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로수젯의 이례적인 행보에는 탄탄한 과학적 근거(Evidence)가 힘이 되고 있다. 그간 글로벌 블록버스터들이 축적한 임상 데이터에 기대왔던 국내 제품들과 달리, 자체적으로 확보한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해 거부할 수 없는 근거를 확보한 것.
국내외 주요 진료지침에서는 여전히 고강도 스타틴을 우선하고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고강도 스타틴의 뚜렷한 한계로 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임상을 통해 현장의 선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고강도 스타틴과 비교해 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 지난 2022년 LANCET에 게재돼 화제를 모았던 RACING은 랜드마크 임상으로서 다양한 후속 연구를 파생하며 로수젯의 신뢰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제약바이오기자단은 RACING 연구의 저자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김병극 교수를 만나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와 로수젯 등 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LDL-C는 빠르게 낮춰 오래 유지할수록 효과가 커진다
스타틴은 LDL-C 강하에 있어 가장 강력한 옵션으로, 여전히 주요 진료지침에서 첫 손에 꼽는 선택지다.
심지어는 RACING을 시작으로 에제티미브 복합제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다수의 연구가 보고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진료 지침에서는 스타틴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에제티미브는 스타틴에 비해 상대적으로 LDL-C 강하 효과는 떨어지지만, 스타틴과 병용하면 LDL-C를 보다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실제로 IMPROVE-IT 연구에서는 스타틴에 에제티미브 추가한 결과 LDL-C를 더 크게 낮출 수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 줄인 것으로 보고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보고된 이후, 임상 현장에서는 LDL-C는 낮을수록 좋다는 이른바 ‘The lower, the better’라는 개념이 자리잡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LDL-C를 더 빠르게 낮춰 더 오래 유지하는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교수는 “현재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환자의 위험도에 맞는 LDL-C 목표를 가능한 한 조기에 달성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The lower, the better’를 넘어 ‘The earlier, the better, and the longer, the better’라는 개념이 강조되고 있으며, LDL-C를 더 빨리 낮추고 더 오래 유지할수록 심혈관 사건 예방 효과가 커진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국내 ASCV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LDL-C를 보다 적극적으로 조절한 치료 전략이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LDL-C 목표 달성이 단순한 수치 개선이 아니라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 실질적인 치료 목표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처방 증가는 보다 효과적으로 LDL-C 목표에 도달하려는 근거 중심 치료 전략이 실제 진료 현장에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 최초의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로수젯, 누적 매출 1조
IMPROVE-IT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이상지질혈증 관리의 새로운 축으로 올라선 가운데,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는 복합제 개발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로수젯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로 지난 2015년 시장에 출시된 이후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출시 후 10년만인 지난해에는 누적매출 1조원을 넘어섰으며, 최근 2년간 원외처방 시장 선두를 수성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로수젯 역시 국내 진료 현장에서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복합제 중 하나로 자리해 왔다”고 평가했다.
로수젯의 실적과 관련해서는 “출시 이후 축적한 국내 임상 연구 결과와 실제 진료 경험들은 의료진이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되어 왔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에서 수행한 RACING 연구를 비롯해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 대한 다양한 임상 근거가 발표되면서, LDL-C 관리 전략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진 점도 복합제 사용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용량 옵션을 통해 환자의 위험도와 LDL-C 목표에 맞는 치료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라며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RACING, LDL-C 관리 전략에 패러다임 전환
스타틴은 흔히 페니실린, 아스피린과 함께 인류를 구원한 3대 명약으로 꼽히지만, 용량이 증가할수록 근육통 등 내약성의 한계와 혈당 상승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임상 현장에서는 IMPROVE-IT 연구 등을 근거로 LDL-C가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스타틴을 증량하기보다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는 의료진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외 주요 진료지침에서는 근거 부족을 이유로 여전히 스타틴을 최대 내약 용량까지 사용한 후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022년, 김병극 교수를 비롯한 국내 연구진이 4000명에 가까운 죽상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ASCVD) 환자를 대상으로 증등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과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을 비교한 대규모 3상 임상, RACING 연구 결과를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The Lancet에 게재, 기존의 통념을 깨 화제를 모았다.
이 연구에서는 총 3780명의 환자를 고강도 스타틴(수바스트20mg)과 증등도 에제티미브 복합제(로수젯10mg/10mg) 투약군에 1대 1로 무작위 배정했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3년간 심혈관 사건으로 인한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비치명적 뇌졸중 등으로 구성된 복합 평가변수(주요 심혈관계 이상사건, MACEs)의 발생률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1차 복합평가변수 관련 사건 발생률은 중등도 에제티미브 병용군이 9.1%,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군은 9.8%로, 비열등성이 확인됐다.(절대 차이 –0.78%, 90% CI, -2.39 ~ 0.83)
2차 평가변수인 목표 LDL-C도달률은 중등도 에제티미브 병용요법 군이 더 높았으며, 내약성도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병용요법군에서 LDL-C가 70mg/dL 미만으로 낮아진 환자의 비율은 1년 차에 73%, 2년 차에 75%, 3년 차는 72%로 모두 70%를 상회한 반면, 고강도 스타틴군은 각각 55%, 60%, 58%로 60%를 넘지 못했다.(3개 시점 모두 P<0.0001)
반면, 불내성으로 인한 치료 중단 또는 용량 감량은 중등도 에제티미브 병용요법군이 4.8%로 고강도 스타틴군의 8.2%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P<0.0001)
김 교수는 “RACING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LDL-C 관리 전략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 있다”며 “과거에는 LDL-C 목표 수치 달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스타틴 증량을 고려했지만, 현재는 그와 함께 에제티미브 조기 병용 전략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결과적으로 RACING 연구를 통해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우수한 LDL-C 목표 도달률과 치료 유지 측면의 이점을 보여줌으로써, 실제 임상 현장에서 앞서 말한 ‘The earlier, the better, and the longer, the better’에 가장 부합하는 치료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며 “최근 미국과 유럽 심장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이런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RACING은 4000명에 가까운 환자들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인 만큼, 다양한 후속 연구를 파생했다.
2022년 7월 LANCET에 첫 번째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같은해 12월에는 당뇨병 환자에 대한 사전 지정 하위 분석 결과가 유럽심장학회지 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
2023년에는 미국의학회지 JAMA Cardiology에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대한 분석 결과가 게재됐고, 유럽심장학회(ESC Congress 2023)에 기저 LDL-C에 따른 분석 결과가 추가로 공개되는 등 최근까지도 수많은 연구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후속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나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등 환자의 기저 상태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주요 심혈관계 이상사건에 있어 고강도 스타틴 대비 중강도 스티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비열등성과 더 높은 목표달성률 및 우수한 내약성을 보고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 RACING 연구의 후속 분석들에서 다양한 환자군에 대해 일관된 효과를 확인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LDL-C 목표 달성뿐 아니라 불내약성으로 인한 치료 중단/감량률이 낮게 나타나 장기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 전략임을 보여준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고령 환자 등 실제 진료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다양한 환자군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확인되면서, 병용요법의 활용 범위를 보다 넓게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결과들은 초기 병용치료 전략의 임상적 가치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스타틴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널리 알려져 이를 우려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어 RACING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는 평가다.
그는 “신규 당뇨병 발생(New-Onset Diabetes Mellitus, NODM)은 스타틴 성분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고용량 스타틴을 장기간 사용할 때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안전성 이슈 중 하나”라며 “따라서 실제 진료에서는 LDL-C 목표 달성과 장기 안전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뇨병 발생 등으로 인한 위험도보다 심혈관질환의 예방으로 얻는 이득이 훨씬 더 크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LDL-C 강하 효과와 임상적 혜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은 스타틴 용량을 과도하게 높이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LDL-C 강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우선 고려하지만, 대사적 안전성 역시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교수는 “실제 진료에서는 환자의 심혈관 위험도를 바탕으로 LDL-C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조기에 달성한 뒤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은 LDL-C 목표 수치에 보다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당뇨병 전 단계이거나 혈당 추적관찰이 필요한 환자에서는 대사적 안전성 역시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이러한 환자에서는 로수젯 10/2.5mg와 같은 저용량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활용해 LDL-C 강하효과와 함께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것은 환자별 위험도와 동반질환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적의 LDL-C 관리와 치료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은 기본 축 “로수젯이 활용폭 넓힐 것”
한동안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이외에 이렇다 할 선택지가 없었던 지질강하제에서 최근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다가갈 수 없었던 수준까지 LDL-C를 보다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더욱 세분화해 치료 목표를 상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앞으로도 지질강하 요법의 기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다.
김 교수는 “최근 벰페도익산(Bempedoic acid), PCSK9 억제제, siRNA 기반 치료제 등 다양한 지질 강하 치료제가 도입되고 있으며, Lp(a)와 같은 새로운 위험인자를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치료제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환자별 위험도와 특성에 따른 보다 정밀한 지질 관리 전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심혈관 위험 감소에 대한 가장 강력한 근거는 여전히 LDL-C 관리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최근 개발되는 치료제들 역시 대부분 스타틴 또는 스타틴/에제티미브를 기반 치료로 사용하는 환경에서 평가하고 있으며, 단독 사용에 대한 장기 심혈관 예후 개선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
이에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은 앞으로도 지질강하 치료의 기본 축으로 중요한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현재 저희 기관에서 ACS(Acute Coronary Syndrome) 환자를 대상으로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임상적 이점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이외에도 로수젯이 다양한 임상 근거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가고 있는 만큼, 향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와 활용 범위를 더욱 넓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