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산업 차세대 성장동력 '빨간불'

의약품 특허출원 외국인 3/4 점유...미래 경쟁력 의문

2006-09-09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
▲ 차세대 성장 동력인 의약품 산업의 발전에 제동이 걸렸다. 관련 특허 출원의 대부분이 내국인이 아닌 미국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가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한 의약품 산업의 미래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제약산업(신약 및 바이오장기 분야)의 향후 경쟁력과 성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국내 의약품 특허출원의 3/4 가량을 외국인이 점유하는 등 사실상 이들이 특허출원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의약품 특허출원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반면, 내국인의 출원은 갈수록 줄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특허청이 최근 발표한 2004년도 의약품 특허출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국내 의약품분야 특허출원 건수는 모두 2,769건으로, 전년의 2,089건에 비해 약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04년 내국인 특허출원 비율은 25.9%로, 2003년의 47.0%에 비해 거의 2배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특허출원 비율은 2003년 53.0%에서, 2004년 74.1%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의약품 출원건수에서도 2004년 718건으로, 전년의 981건에 비해 263건이나 줄어, 이날 특허청이 공개한 미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16개국이 모두 특허출원 건수가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미국, 일본, 독일, 스위스, 영국, 프랑스, 이태리, 스웨덴 등 의약 선진국의 출원건수는 전년 대비 거의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2004년 국적별 특허출원 현황에서도, 우리나라는 2003년 1위에서, 미국에 이어 2위로 주저앉았다.

이에 대해 특허청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의약 선진국은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제약산업에 대한 지속적 연구개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반면, 국내의 경우 의약 선진국에 비해 의약품 분야 연구개발이 다소 부진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003년도 순위권 밖이었던 인도, 쿠바가 각각 12위와 16위로 약진했으며, 특히 이스라엘은 2004년 25건의 특허를 출원해 지난 2003년 16건에서 9건이나 크게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복제품을 이용한 가격경쟁 등 영업 위주의 경영에서 탈피, 신약이나 개량신약 개발 등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