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갑상선안병증 치료제 테페자 허가, 굉장한 희소식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윤진숙 교수
[의약뉴스]
고통의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세계 최초의 갑상선안병증(갑상샘눈병증, Thyroid Eye Disease) 치료제 테페자(성분명 테프로투무맙, 암젠)가 국내에 출시됐다.
그간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와 방사선 치료를 감내하고도 복시나 실명 등 심각한 시각 이상의 위기에 놓여 수술을 피할 수 없었던 환자들에겐 상당한 희소식이다.
테페자 출시로 침습적 수술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던 환자들은 물론, 안와감압술이 가능한 성형안과 전문의가 부족한 국내 의료 현장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먼저 테페자가 출시된 해외에서는 갑상선안병증 치료를 위한 안와감압술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성형안과학회는 최근 ‘한국형 갑상선안병증 진료 프레임워크 합의문(A Korean Clinical Practice Framework for Thyroid Eye Disease: Integrating International Recommendations with Survey-Informed Consensus)을 개발, 활동기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환자의 안구 돌출 및 복시에 대한 1차 치료 옵션으로 테페자를 권고했다.
테페자 출시에 대한 임상 현장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의약뉴스는 대한성형안과학회 국제교류이사로 합의문의 공동 저자이기도 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윤진숙 교수를 만나 테페자의 임상적 가치와 합의문의 의의를 조명했다.
◇갑상선안병증은 전신 자가면역질환, 다학제적 진료 필수
갑상선안병증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안와(눈 주변) 조직에 염증이 일어나 조직의 모양이 변형되는 희귀 전신 자가면역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약 0.02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희귀 질환이다보니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서 전신 자가면역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갑상선항진증에 따른 동반 증상 정도로 여겨 갑상선안병증 자체보다 갑상선 기능 이상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윤진숙 교수는 “갑상선안병증이 눈에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니 국소 질환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전신 자가면역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실례로 “초가집에 불이 붙으면 발화점의 불을 끈다 해도 불이 번져 계속 타 들어가는데,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갑상선안병증의 관계가 이와 비슷해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갑상선안병증의 시동을 걸 수 있지만, 항진증이 조절되더라도 안병증은 안병증대로 진행된다”며 “즉 둘은 별개의 질환”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갑상선안병증은 갑상선기능항진증 또는 그레이브스병 환자의 약 30~40%에서 나타나며, 갑상선 질환으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자가면역 항체가 과발현될 경우, 갑상선안병증이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되거나 잘 낫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그레이브스병이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항상 선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10명 중 3명 정도는 오히려 갑상선안병증이 먼저 나타난다”고 전했다.
실제로 “안과에서 진료하다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권유받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뒤늦게 발견하기도 한다”며 “따라서 안과뿐만 아니라 내분비내과 등 다학제적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갑상선안질환은 전신 면역질환인 만큼,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안과뿐 아니라 내분비내과와 핵의학화, 방사선 종양학과 등 다양한 전문과 의료진간 협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윤 교수는 “내과에서는 갑상선 호르몬 조절이 잘 되면 갑상선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데, 만약 자가항체 수치가 조절이 안되고 있다면 갑상선안병증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과 자가항체 수치가 함께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내과와 안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갑상선안병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안구 건조로, 쉽게 충혈되고 뻑뻑해지는 느낌이 들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면서 “이 때 안과에 방문해서 조기에 안약이나 연고를 처방 받으면 일상생활이 훨씬 편안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목이 많이 붓고 자가 항체 수치가 너무 높게 유지되는 환자들은 갑상선 전절제가 필요해 외과와의 협진이 필요하다”면서 “이외에도 갑상선 질환 치료 방법 중 하나인 동위원소 치료시 갑상선안병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핵의학과 및 방사선 종양학과의 협진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실명까지 유발하는 갑상선안병증, 초기에 치료해야 후유증 위험 줄일 수 있다
갑상선안병증으로 인한 면역 체계 이상으로 안와 섬유아세포 내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IGF-1) 수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이에 대한 자가항체가 눈 뒤의 근육과 지방조직을 공격해 염증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자극을 받은 섬유모세포가 히알루론산을 대량으로 생산해 안와 조직에 축적시키며, 이렇게 쌓인 히알루론산은 수분을 과도하게 끌어당겨 조직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이처럼 조직이 부풀어 오르면서 안구를 밀어내 안구 돌출이나 눈꺼풀이 후퇴하는 구조적 변화를 유발한다
또한, 부풀어 오른 조직이 시신경을 압박해 시력을 저하시켜 실명에 이르기도 하며, 안구 돌출로 사물이 겹쳐보이는 복시 등 기능적 이상도 유발한다.
윤 교수는 “갑상선안병증은 굉장히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면서 “주요하게는 안구 돌출, 눈꺼풀 부종 등이 있고 눈꺼풀 뒷당김이 나타나면서 눈을 부릅 뜬 토끼 눈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가 발생할 수 있고, 아주 드물지만 심한 경우에는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비대해지면서 시신경을 누르는 압박성 시신경병증이 나타나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부분의 환자는 눈꺼풀이 살짝 붓거나 눈이 약간 크게 떠지는 정도에서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문제는 갑상선안병증 환자의 약 3-5% 정도에서는 활동성이면서 중등도-중증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며 이 경우 조기에 항염증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등도-중증 이상으로 진행될 경우 눈이 튀어나오고 복시가 생기면서 일상생활이 굉장히 힘들어진다”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사회적 교류도 잦고 SNS가 활성화되어 있는 등 외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화이다 보니 환자들의 스트레스가 크다”고 전했다.
외형 변화와 경제력 상실로 인한 심리적 부담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을 겪는 환자가 적지 않고, 자살 관련 위험도 상당히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실제로 해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갑상선안병증 환자 5명 중 3명이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2명 중 1명이 병가나 실직 후 복직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한 환자와 외모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환자가 절반에 가까웠다.
특히 갑상선안병증 환자 중 대부분은 사회ㆍ경제적 활동기인 30~40대로. 개인뿐 아니라 사회ㆍ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갑상선안병증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는 달리 발병 초기에 염증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활동기를 지나 안정기(관용기)에는 질병의 진행도 정체된다.
따라서 발병 초기, 활동기에 염증을 최대한 억제해야 후유증의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갑상선안병증은 질환 특성상 초기 염증이 활성화될 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안구 돌출, 실명 같은 후유증이 남을 위험이 줄어든다”면서 “그러나 과거에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치료하면 눈의 증상도 자연히 낫는다는 인식이 있어 내과에서 안과로 의뢰가 잘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아시아인의 갑상선안병증은 서양인과는 달리 질환의 활성도와 관계없이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먼서 “서양인은 눈 주변 연부 조직의 치밀도가 낮아서 눈을 잡아주는 힘이 약하고, 그래서 안구 돌출도 더 심한 반면 동양인은 조직의 치밀도가 높아 안구 돌출을 비교적 잘 잡아주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큰 이상이 없어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눈 뒤쪽 근육이 비대해짐에 따라 압력이 커지고, 심한 경우 시신경을 압박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CT나 MRI의 영상 촬영을 해야 발견할 수 있으며, 고령일수록 이러한 특징이 강하다”면서 “겉으로 보기엔 이상이 없어 보여 방치되다 시신경 압박으로 인해 거의 실명한 상태로 뒤늦게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유럽을 시작으로 갑상선안병증 진료지침을 개발, 배포하면서 의료진들의 인식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윤 교수는 “유럽 그레이브스 안병증 연구그룹(European Group on Graves' Orbitopathy, EUGOGO)이 갑상선안병증 진료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국내 의료진의 인식과 진료 환경도 변화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과거엔 유럽에서도 내분비내과에서 안과로의 전원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진단이 지연되면 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EUGOGO가 내분비내과와 안과 협진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성형안과학회에서도 내분비학회, 갑상선학회 등 내과 학술대회에 연자로 참여하며 갑상선안병증의 다학제 진료 필요성을 열심히 알렸다”면서 “지금은 인식이 많이 개선돼 안과로의 의뢰가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과거엔 이미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되어 초진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개원가에서도 초기부터 늦지 않게 진단될 수 있도록 안과로 진료 의뢰를 보내는 덕분에 경증 환자도 많이 내원한다”면서 “요즘엔 SNS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보니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분들이 갑상선안병증의 위험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어, 과거에 비해 더 빨리 발견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대한성형안과학회 ’한국형 갑상선안병증 진료 프레임워크 합의문‘ 발표, 진료 체계 표준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한성형안과학회는 해외 주요 진료지침을 참고하고 국내 임상 현실을 반영, 한국형 갑상선안병증 진료 프레임워크 합의문을 개발했다.
윤 교수는 “대한성형안과학회는 대한안과학회의 분과 중 하나로 설립된 지 30년 정도 됐다”면서 “220명의 회원을 두고 있고, 갑상선안병증과 더불어 눈 주변 또는 눈꺼풀 암, 안구 적출, 안검하수, 눈물길 문제 등 다양한 질환을 다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대학병원에서 성형안과 질환을 보는 의사는 전국에 60명 정도로, 대학병원 한 곳당 교수가 많아야 2명 정도”라며 “성형안과는 중증도가 높은 질환이 많아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많이 시행하는 반면, 전국적으로 전문 교수 수가 매우 부족해서 수술 대기가 상당히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갑상선안병증 신약 테페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는 등 치료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체계적인 진료 가이드라인이 없어 의료진 개개인이 해외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며 각자의 방법으로 진료할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리나라의 임상 환경에 부합하는 진료 체계를 정립하고자 뜻을 모았다는 전언이다.
윤진숙 교수는 “현재 갑상선안병증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은 2021년 EUGOGO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 그리고 2022년 미국갑상선학회(American Thyroid Association, ATA)와 유럽갑상선학회(European Thyroid Association, ETA)가 공동으로 발표한 진료 합의문이 있다”면서 “이 가운데 ATA-ETA 진료 합의문은 안구 돌출, 복시, 눈꺼풀 또는 연부 조직의 부종 등 증상 표현형에 따라 진료 체계를 세부적으로 제시해 우리나라 실정에 조금 더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대한성형안과학회에서 우리나라 임상 환경에 맞는 진료 체계를 정립하자는 의견이 모였다”며 “우선 갑상선안병증의 염증 활성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임상 활동 점수(Clinical Activity Score, CAS)를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염증의 심각도에 따른 여러 환자 사진을 모아 시각 자료를 만들어 대한안과학회 학술지 ‘Korean Journal of Ophthalmology’에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후 2025년 갑상선안병증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진료 패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이 결과와 2021년 EUGOGO, 2022년 ATA-ETA 진료 가이드라인을 통합해 한국형 갑상선안병증 진료 프레임워크 합의문을 만들었고,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지 ‘Endocrinology and Metabolism(ENM)’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합의문엔 건강보험 재정이나 치료 접근성, 진료 패턴 등 우리나라 진료 환경의 특성을 반영했다”면서 “예를 들면, 갑상선안병증의 주된 치료법은 스테로이드 치료인데, 부작용이 많다 보니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방사선 치료와 병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부분을 기술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신약 테페자가 국내 들어온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쓸 수 있도록 테페자에 대한 권고사항도 추가했다”며 “이처럼 앞으로 쌓여 나가는 임상 연구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1차 치료로 테페자 권고 “고통의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윤 교수에 따르면, 그간 활동기에 있는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환자에게는 부작용의 부담을 감수하며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약해 증상을 조절하고,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에도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안와방사선 치료를 시도했으나 효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안와방사선 치료까지 감행하고도 조절되지 않은 환자들은 안구 주위의 뼈를 깎아내는 안와감압술을 시행해야 했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침습적 수술로, 그 자체로 위험하지만,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성형안과 전문의도 부족해 상당히 오랜 시간을 버텨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고통 속에 오랜 시간을 버텨 수술을 받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해서 돌출된 안구를 2mm 이상 후퇴시키기가 쉽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이 가운데 테페자는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 OPTIC에서 24주 만에 환자들의 안구를 평균 3mm 가까이 후퇴시킨 것으로 보고됐다.
이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인 테페자 투약 24주 안구가 2mm 이상 후퇴한 환자의 비율은 후 83%에 달했던 반면, 위약군에서 안구가 2mm 이상 후퇴한 환자는 10%에 불과했다.
평균 안구 후퇴 폭은 테페자 투약군이 2.82mm로 3mm에 가까웠으며, 위약군은 0.54mm에 그쳤다.
복시가 기저시점 대비 1단계 이상 감소한 환자 또한 테페자 투약군이 68%로 3분의 2에 이른 반면, 위약군은 29%에 그쳤다.
염증이 없거나 거의 없어졌음을 의미하는 임상 활동 점수(Clinical Activity Score, CAS) 0 또는 1 달성율 역시 테페자 투약군이 59%로 위약군의 21%를 크게 상회했다.
여기에 더해 임상 활동점수가 2점 이상 감소하고 안구가 2mm 이상 후퇴한 환자는 테페자군이 78%에 달했던 반면, 위약군은 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차이는 결국 환자들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쳐 테페자 투약군의 삶의질 평가 점수가 13.79점 개선된 반면, 위약군의 개선폭은 4.43점에 그쳤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3년 테페자를 희귀의약품(Orphan Drug)으로, 2016년에는 혁신의약품(Breakthrough Therapy)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이후 2025년에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 지난 4월 최종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또한 대한성형안과학회는 최근 발표한 ‘한국형 갑상선안병증 진료 프레임워크 합의문’에서 활동성 중등도-중증 환자의 안구돌출과 복시에 대해 테페자를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했다.
윤 교수는 “갑상선안병증의 주요 원인은 안와 조직의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1(IGF-1) 수용체의 과발현인데, 테페자는 IGF-1 수용체의 발현을 막아주는 단클론항체”라며 “본래 항암 표적치료제로 연구하던 중 갑상선안병증 환자의 안와결체조직에서 IGF-1수용체의 과발현이 발견됐고, 안와섬유모세포에서 이 수용체를 차단한 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히알루론산 단백질 생성 등 갑상선안병증 병리기전이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이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이에 “이를 토대로 갑상선안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OPTIC 연구를 진행했고, 테페자로 치료받은 83%의 환자가 치료 6개월 만에 튀어나온 눈이 2mm 이상, 평균 3mm 가까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구 돌출이 2mm 이상 개선됐다는 것은 굉장히 혁신적인 성과로, 사회 활동을 하지 못하던 환자가 다시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는 등 환자의 삶이 달라지는 정도”라며 “적어도 눈 주변의 뼈 하나를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기대해 볼 수 있는 예후”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복시 3단계는 정면의 사물이 겹쳐보여 일상 생활도 어렵고, 2단계는 측면의 사물이 보이지 않아 경제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수준”이라며 “복시를 1단계 이상 개선한다는 것은 운전을 할 수 없던 환자가 운전을 할 수 있게 되는 수준으로, 환자들에게는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오직 약물 치료로 이런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전세계 의료진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의사로서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싶을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기에 더해 “실제로 미국 연수에서 1년 동안 테페자 치료 전후의 환자 사례를 많이 접했는데 놀라웠다”면서 “미국에서는 2020년에 FDA의 승인을 받아 갑상선안병증의 1차 치료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윤 교수는 “2024년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다기관 임상 3상 OPTIC-J 연구는 OPTIC 연구보다도 성과가 좋았다”며 “치료 6개월 후 안구 돌출이 2mm 이상 개선된 환자가 무려 89%였고, 첫 주사 3주 후부터 안구 돌출의 호전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이제 1차 치료제로 테페자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침습적인 안와감압술의 수가 줄었으며 수술을 받아야 하거나 받기까지 기다리는 고통의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1950년대부터 쓰고 있던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아직 사용 중”이라며 “테페자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도 효과를 확인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약물 치료만으로 시야 기능 유지ㆍ안구 돌출 개선 “굉장한 희소식”
테페자를 통해 부작용의 부담이 컸던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부담을 덜고, 침습적 수술을 받지 않고 안구 돌출을 개선할 수 있어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평가다.
윤 교수는 “기존의 주된 치료법은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 주사로 EUGOGO 가이드라인에서는 주 1회, 총 3개월간 4.5g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면서 “눈 뒤쪽에 있는 T세포, B세포 등의 면역 세포의 활성을 줄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으며, 임상 활동 점수는 치료 6개월이면 40%, 1년이면 7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치료는 간독성 부작용이 있어 권고량 이상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며 “또한, 이렇게 고용량으로 사용하더라도 이미 돌출된 눈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1mm도 개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2~3년 간 염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다 안와감압술을 진행한다”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
반면 “테페자는 갑상선안병증을 일으키는 여러 기전을 차단함으로써 근육과 지방 조직의 부종을 감소시키고 안구 돌출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치료제로, 과도하게 발현된 IGF-1 수용체를 차단하고, 수분을 끌어당겨 부종을 일으키는 히알루론산의 생산과 지방의 분화를 억제한다”며 “실제로 테페자를 사용한 환자의 CT나 MRI 결과를 보면 눈 뒤쪽 지방과 근육의 크기가 많이 줄어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IGF-1 수용체를 차단하면 T세포, B세포의 증식도 억제,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쓸 필요가 없다”며 “뿐만 아니라 수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특히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부담으로 대안이 필요했던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테페자가 허가된 이후 안와갑암술을 받는 환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안구 돌출 환자에게 가장 많이 시도하는 치료는 안와감압술로, 눈 뒤쪽 뼈를 부수거나 지방을 감압해 돌출된 눈을 넣을 공간을 만드는 매우 침습적인 치료법”이라며 “개인적으로 2034년까지 스케줄이 밀려 있을 만큼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눈은 굉장히 정교한 기관이라 시야의 초점을 잘 맞추는 등의 세밀한 수술이 필요하다”면서 “또한, 눈의 해부학적 구조상 여러 번 수술하기엔 한계가 있어 최대한 염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구조적인 변화가 멈췄을 때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눈 주변의 뼈나 지방을 감압하는 수술이다 보니 눈이 움직이는 범위에 뼈가 걸리면서 그 주변으로 복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운전할 때 사이드 미러를 볼 때 고개를 완전히 돌려야 보이는 경우도 있어서 배드민턴, 골프, 당구 선수 등 복시가 직업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자들은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들에게 약물치료만으로 시야 기능을 유지하면서 눈 주변 근육 크기를 감소시키고 안구 돌출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했다는 것은 굉장한 희소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테페자가 도입된 이후 스테로이드 등의 고식적인 치료는 전혀 하지 않을 뿐더러 안와감압술 건수가 절반 정도 줄었다고 한다”며 “실제로 미국 연수에서 만난 어느 현지 교수님은 수술 스케줄이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는데, 이러한 치료제가 국내 허가돼 갑상선안병증을 전문으로 보는 의료진들은 매우 고무된 상태”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갑상선안병증은 평생에 걸쳐 투약을 유지해야 하는 다른 자가면역질환과는 달리 재발 빈도가 낮아 테페자를 일정기간(8회)만 투약하면 된다.
일부 재발한 환자에서도 테페자를 다시 일정 기간 투약하면 다시 증상을 호전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윤 교수는 “갑상선안병증은 류마티스 관절염 등 흔히 알려진 자가면역질환과는 차이가 있다”며 “자가면역질환은 만성인 경우가 많은데, 갑상선안병증은 염증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특정한 시기가 있어서 이 시기를 지나면 다시 발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람에 따라 다르고, 간혹 양쪽 눈이 번갈아 가며 재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흔치는 않다”며 “염증이 활발한 시기에 항염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고 안구 돌출을 최대한 억제하면 예후가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는 테페자가 승인된 지 6년이 지나 장기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면서 “다시 재발이 되더라도 테페자의 재투여로 돌출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강조했다.
◇치료제 없어 소외됐던 갑상선안병증,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 확보해야
테페자 허가로 옵션이 마땅치 않았던 갑상선안병증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제 막 테페자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만큼, 경험을 더 쌓아나가야 한다는 것이 윤 교수의 지적이다.
아울러 실질적으로 증상을 개선해 불필요한 의료 자원 소모를 줄이고, 환자들의 삶의 질도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인 만큼, 접근성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교수는 “환자들에게 테페자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치료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신약에 대한 기대와 함께, 신약을 더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어느 환자에게 테페자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 등 테페자에 대한 연구와 임상 경험을 쌓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최근 진료 프레임워크 합의문이 발표된 만큼 체계적인 진료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학술 교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과제를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테페자의 이상 반응 중 청각 이상과 혈당 상승 등이 있다”면서 “소리가 멍하게 들리거나 이명 등이 생길 수 있고, 심할 경우 청력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와의 협진을 통해 처방 전 청력 기능의 문제를 우선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알리고 교육 자료를 배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나아가 “갑상선안병증 환자는 그간 허가된 약물치료 옵션이 부재해 혁신 치료의 혜택에서 소외됐던 만큼, 임상적 필요도가 높은 환자들이 적시에 테페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속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역시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