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ㆍ필수의료 인프라 방어” vs “조세형평 논리 극복 과제”

가업상속공제 병원 제외에 법조계 의견...전문기술 승계 따른 필수의료 보호 타당, 전면 요구보다 지역ㆍ필수 한정 논리 필요

2026-08-20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정부가 세제개편안에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하자 병원계가 반발하는 가운데, 보건의료 전문 변호사들은 공익적 취지와 조세 형평성 사이에서 상반된 해석과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김준래법률사무소 김준래 변호사(법학박사,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1급 선임전문연구위원)는 병원이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본래 취지인 전문기술 및 경영 노하우 승계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 가업상속공제 병원 제외 문제를 둘러싸고 의료 공백 방지와 국가 전체의 조세 형평성 논리가 대립하고 있다.(ai 생성 이미지.)

김 변호사는 “병원은 오랜 기간 축적된 수술 술기와 진료 경험, 의료기기ㆍ디지털 헬스 분야의 특허 등 전문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갖춘 업종”이라며 “의료법상 의사 등 법정 개설 주체만 운영할 수 있어 상속인이 의사면허 없이는 승계하기 어렵고 의료장비와 시설의 전매도 제한되므로 편법 상속 우려가 큰 다른 제외 업종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 개설 병원의 승계 단절이 가져올 문제를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개인 개설 병원은 상속 시 최고 50%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비유동자산 비중이 높아 현금으로 세금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승계를 포기하면 단순한 재산 상속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주민의 입원ㆍ수술ㆍ응급진료 체계인 지역의료 승계 단절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ㆍ중증ㆍ분만ㆍ소아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지방 중소병원의 폐업은 지역 의료 공백과 고용 기반 약화로 직결된다”며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 포함하는 조치는 특정 업종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필수의료 인프라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고 밝혔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인 법무법인 텍스트 전성훈 변호사는 조세 형평성과 정부의 입장을 고려할 때 의업 전체에 대한 예외 요구는 현실적으로 수용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조세 정책은 형평성이 중요한데, 이번 개정은 국가 전체 상속공제 제도를 개편하는 틀 안에서 진행하는 사안”이라며 “전체 상속세수 중 의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의사 직역에만 별도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조세적ㆍ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과 비필수 분야를 포함한 전면적 요구보다는 지역과 필수의료에 한정한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 변호사는 “지역과 수도권, 필수와 비필수 구분을 두지 않고 의업 전반에 세제 혜택을 요구하면 특혜 논란이 발생해 정작 필요한 지역ㆍ필수의료 지원 논의마저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은 이미 의료서비스 공급이 충분해 의료법인 신규허가도 제한되지만, 지역은 인프라 유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전 변호사는 “의사 자녀가 서울에서 피부미용 등을 하지 않고 지역에 남아 부모의 병원을 이어받아 필수의료를 수행하겠다고 할 때 지원을 제공하자는 논리는 대국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지역과 필수의료 중심으로 논리를 구체화해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