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ㆍ분만 승계 막히면 인프라 소멸” 병원계, 가업상속공제 제외 철회 촉구

병원장협의회ㆍ소아청소년병원협회ㆍ분만병의원협회, 기자회견...“일괄 배제 대신 개별 심사와 엄격한 사후관리 도입해야”

2026-08-19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서 일괄 제외한 가운데, 병원계가 지역 및 필수의료의 지속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병원장협의회(회장 이상운),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회장 최용재), 대한분만병의원협회(회장 신봉식) 등 3개 단체는 19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가업상속공제 대상 병원 제외 관련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입장문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 대한병원장협의회,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대한분만병의원협회 등 3개 단체는 19일 ‘가업상속공제 대상 병원 제외 관련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신규 진입이 줄어든 소아ㆍ분만 등 필수의료 인프라의 승계 경로를 차단해 지역 필수의료 기관의 폐업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3일 ‘2026년 세제개편안’과 4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727개로 재편하면서 의료기관(병원ㆍ약국)을 제외했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는 가업의 실질 없이 부동산 등 자산만 넘기는 조세회피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병원은 편법 상속이 어려운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법상 의료기관은 의사 면허자만 개설ㆍ운영할 수 있고 시ㆍ도지사의 허가가 필요하며, 자산의 상당 부분이 용도 변경이나 환가가 어려운 특수 의료설비와 장비로 구성돼 있어 자산 환가를 목적으로 승계할 실익이 없다는 취지다. 

2023년 기준 상급종합ㆍ종합병원의 의료이익률이 -3.10%, 의료원가율이 103.10%에 달해 절세할 이익 자체가 적은 상황이라며, 편법 상속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 대상에 필수의료 기관을 포함한 것은 제도적 결함이라고 강조했다.

신봉식 회장은 분만 인프라의 붕괴 현실을 짚으며 세제 개선을 촉구했다. 

신 회장은 “지방 다수 시ㆍ군이 분만취약지로 전락한 상황에서 분만병원이 과중한 상속세 부담으로 승계를 포기하고 폐업하면 임산부와 신생아가 진료받을 곳을 잃게 된다”며 “아이를 낳으라는 구호 이전에 분만 인프라를 보존할 수 있는 승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산과 야간 24시간 대기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부모의 병원을 이어받으려는 2세 의사들에게 병원을 팔아 상속세를 내게 만든다면 승계는 끊어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한 세금 논리로 필수의료 인프라를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국 소아아동병원과 중소병원의 70~80%는 개인 개설 형태를 띠고 있다. 개인 의료기관은 영리법인 전환을 통한 지분 분할 증여가 불가능하고, 의료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잔여재산이 국가에 귀속돼 사유재산권을 포기해야 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보건의료 정책과 세제 정책 간의 불일치도 지적했다. 정부가 지역ㆍ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지정ㆍ운영 중인 ‘포괄 2차 종합병원’(195개소) 중 개인 개설 병원은 29개소로 개인 종합병원의 33.3%를 차지하며,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 대상(37개소)의 48.6%(18개소)가 개인 개설 의료기관이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필수의료 거점으로 육성하는 기관의 상당수가 세법 개정안에서는 승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설명이다.

병원계는 무조건적인 공제 혜택이 아닌 개별 심사와 강화된 사후관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개 단체는 정부와 국회에 병원업을 대상 업종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말고 민ㆍ관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를 통해 개별 심사 기회를 부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개정안 별표에 종합병원, 일반병원, 요양병원 및 분만ㆍ소아 진료를 수행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추가하고, 승계 후 장기 계속경영, 의료인력 고용 유지, 분만ㆍ소아ㆍ응급 등 핵심 기능 유지, 실제 진료 자산 한정 및 위반 시 세액 추징 등 엄격한 사후관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이상운 회장은 “개인 개설 종합병원 대상 표본조사 결과 61.1%가 최소 경영기간 30년을 충족했고 평균 고용 인원이 618명에 달해 장수기업 우대라는 법 취지에 부합한다”며 “의견 수렴 마감일인 8월 20일까지 정부와 국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