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경화증, 지금 치료해야 미래의 장애를 막는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민주홍 교수

2026-07-20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의약뉴스]

한 번 벌어진 차이는 좁혀지지 않는다.

국내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어느덧 3000명에 근접하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질병이 진행하면서 치명적인 신경학적 장애를 유발한다.

특히 주로 학업이나 사회, 경제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20~40대 젊은 연령의 여성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장애의 부담은 더욱 크다.

이에 국내외 주요 진료지침에서는 보다 강력하게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고효능 제제(High-Efficacy Disease-Modifying Therapies, HE-DMT)를 최대한 조기에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지난해 대표적인 고효능 제제 오크레부스(성분명 오크렐리주맙, 로슈)가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 2차 치료 및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SPMS)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고효능 제제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기존의 정맥주사제(IV) 대비 투약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피하주사제(SC)에도 급여가 적용돼 투약 부담까지 크게 덜었다.

다만,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PPMS)은 고효능 제제 중 유일하게 적응증을 보유한 오크레부스마저 아직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에 의약뉴스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민주홍 교수를 만나 오크레부스 급여 이후 변화된 다발성경화증 치료 환경과 함께 추가로 해결해야 할 미충족 수요를 조명했다.

 

▲ 국내외 주요 다발성경화증 진료지침에서는 보다 강력하게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고효능 제제(High-Efficacy Disease-Modifying Therapies, HE-DMT)를 최대한 조기에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지난해 대표적인 고효능 제제 오크레부스(성분명 오크렐리주맙, 로슈)가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 2차 치료 및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SPMS)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고효능 제제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다만,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PPMS)은 고효능 제제 중 유일하게 적응증을 보유한 오크레부스마저 아직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에 의약뉴스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민주홍 교수를 만나 오크레부스 급여 이후 변화된 다발성경화증 치료 환경과 함께 추가로 해결해야 할 미충족 수요를 조명했다.


◇젊은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다발성경화증,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2020년 2523명에서 2024년 2880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성이 1903명으로 70% 가까이를 차지한 가운데, 연령별로는 20대~40대 환자가 66.7%로,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의 유병률이 더 높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홍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중추신경계인 뇌와 척수, 시신경을 공격해 염증과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병변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시력 저하,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보행 장애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특히 염증이 생기고 없어지면서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났다가 다시 회복되는 양상이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로 20~30대 젊은 성인에서 발병하며,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2배 정도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이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다발성경화증 역시 호르몬, 면역반응,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 이를 설명할 결정적인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증가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타민 D 부족, 청소년기 비만, EBV(Epstein-Barr virus) 감염 등 다발성경화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환경적 요인과 더불어, MRI 등 영상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조기 진단이 늘었고, 의학의 발전으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환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재발과 완화 반복하는 다발성경화증, 재발 없어도 장애 위험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다발성경화증은 이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통증을 동반하며, 질병이 진행하면서 다양한 신경학적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사회ㆍ경제적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상당한 제약을 초래한다.

이에 다발성경화증은 재발이나 질병 진행 양상에 따라 재발 완화형과 이차 진행형, 일차 진행형 등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민 교수는 “평소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가 갑자기 시력 저하,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재발이 일어났다고 하며, 이후 염증이 가라앉으면 증상이 상당 부분 회복된다”면서 ““다발성경화증의 가장 흔한 형태인 재발완화형은 이렇게 재발과 회복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으며, 새로운 염증이 발생하면 같은 부위 혹은 다른 부위에서 재발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발완화형이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이차 진행형으로 전환될 수 있다”면서 “이 단계에서는 재발과 관계없이 보행 능력이나 신체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며, 염증성 변화와 함께 신경 퇴행성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일차 진행형은 처음부터 재발과 완화 없이 증상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형태로, 주로 40~50대에서 발생한다”며 “초기에는 노화에 따른 변화로 오인해 보행 장애나 기능 저하를 계기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OPERA 연구에서는 다발성경화증 환자 발생한 장애 악화 중 75% 이상이 재발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재발이 없는 시기에도 질병 활성화가 진행되는(Progression Independent of Relapse Activity,  PIRA) 다발성경화증의 특성으로, 환자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장애가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최근 다발성경화증의 치료 목표는 단순 재발 방지를 넘어 장애 진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 번 벌어진 차이는 좁혀지지 않아, 초기부터 고효능 약제를 사용해야”
이처럼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질병이 진행해 장애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다발성경화증은 발병 초기부터 치료를 시작해야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다 강력하게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고효능 제제들이 등장,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민주홍 교수는 “국내에서는 보험 급여 체계에 따라 흔히 중등도 효능 치료제를 '1차 약제', 고효능 치료제를 '2차 약제'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의학적으로는 질병 활성도를 얼마나 강력하게 억제하는지에 따라 고효능 치료제로 구분하며, 대표적으로 오크레부스가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효능 약제는 질병 활성도를 보다 강력하게 억제해 재발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MRI상 새로운 병변 발생과 장기적인 장애 축적까지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과거에는 재발률 감소가 치료 효과의 핵심 지표였다면, 현재는 재발뿐 아니라 장애 진행과 신경 손상을 얼마나 억제하는지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초기 고효능 치료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재발이 단순히 한 번의 임상 사건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재발 후 증상이 100% 회복되는 환자도 있지만, 일부는 90%만 회복되거나 절반 정도만 회복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회복되지 않은 기능이 점차 누적돼 결국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발성경화증에서 고효능 약제를 사용한 조기 치료는 질병 초기에 신경학적 손상의 축적을 최소화, 장기적인 임상 결과를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례로 다발성경화증 발병 후 2년 이내에 고효능 약제로 치료를 시작한 경우, 이후에 사용하는 경우에 비해 장애 진행의 위험이 66% 감소했으며, 이 같은 격차는 시간이 지나도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민 교수는 “실제 연구에서도 질환 초기부터 고효능 약제를 사용한 환자가 중등도 효능 치료제를 먼저 사용한 뒤 고효능 약제로 전환한 환자보다 장기적인 장애 진행이 더 적은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특히 한 번 벌어진 장애의 차이는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초기부터 질병 활성도를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장기 예후를 위해 중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초기부터 고효능 약제를 사용하는 전략(Early High-Efficacy Treatment)이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에 맞춰 치료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다만 실제 치료제 선택은 환자의 질환 활성도와 안전성, 보험 급여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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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레부스 급여, CD20 항체 치료를 표준 진료체계로
대표적인 고효능 제제인 오크레부스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의 탈수초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CD20 발현 B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다.

탈수초란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절연물질인 수초가 탈락하는 현상으로, 수초가 탈락한 신경세포는 신경신호의 전도에 이상이 생겨 결국 죽게 된다.

오크레부스는 이처럼 탈수초 현상을 유발하는 CD20 발현 B세포를 차단해 다발성경화증의 질병 진행을 억제한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재발완화형은 물론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환자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먼저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OPERA I&II 허가 임상 연구에서 오크레부스는 대조군(인터페론 베타-1a) 대비 연간 재발률(Annualized Relapse Rate, ARR)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OPERA I 46%, OPERA II 47% 감소, 모두 p<0.0001).

또한, 두 연구의 통합분석에서는 12주 동안 대조군 대비 장애의 진행(Confirmed Disability Progression, CDP) 위험을 40% 줄였고(p=0.0006), 질병무활성근거(No Evidence of Disease Activity, NEDA) 달성률은 75% 개선했다(p<0.001).  

이 연구의 오픈레이블 연장 연구에서는 오크레부스로 10년간 지속 치료받은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환자 중 77%가 장애의 축적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92%는 보행 보조 기구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했다. 

또한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ORATORIO 허가 임상 연구에서는 12주 동안 대조군(위약) 대비 장애의 진행 위험을 24% 줄였다(30.2% vs. 34.0%, p=0.0321).  

나아가 이 연구의 오픈라벨 연장 연구에서는 투여 10년차 시점에 환자 36%가 장애의 축적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80%가 보행 보조 기구의 도움 없이 보행이 가능했다. 

모든 3상 임상 연구에서 오크레부스와 관련된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주입 관련 반응(Infusion Related Reaction, IRR)과 상기도 감염이었으며, 중증도는 대부분 경증 내지 중등도였다.

10년 간 오크레부스 투여군에서 새롭거나 예상치 못한 이상 반응은 발견되지 않았고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오크레부스는 지난 2024년, 재발완화형과 이차 진행형 및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으며, 이어 2025년에는 이 가운데 재발완화형과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민 교수는 “오크레부스 급여는 CD20 기전 치료를 비급여ㆍ허가초과 치료에서 표준 진료 체계로 전환한 계기가 됐다”면서 “오크레부스 도입 이전에도 치료 옵션에 대해 적극적으로 찾아본 환자들은 CD20 기전 치료를 원했지만, 허가된 치료제가 없어 허가초과약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제는 허가와 급여를 받은 치료제를 기반으로 질병 활성도가 높은 환자에게 보다 적극적인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변화는 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으로, 임상 현장에서는 질병 활성도가 매우 높은 환자의 경우 보다 강력한 질병 억제가 필요한데, 과거에는 다른 고효능 치료제 사용 후에도 재발이 발생하면 선택지가 제한적인 경우가 있었지만, 오크레부스 도입 후에는 보다 유연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실제로 질병 활성도가 높은 환자에게 오크레부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치료 지속성과 진료 편의성도 크게 향상됐다”면서 “오크레부스는 초기 투여 이후 6개월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의 내원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환자에서는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의료진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보다 안정적으로 수립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의료진은 이미 리툭시맙을 통해 CD20 기전 치료 경험을 축적해, 오크레부스 역시 임상 현장에 비교적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오크레부스를 통해 신체 기능이 극적으로 개선된 환자가 있었다는 전언이다.

민 교수는 “조기에 치료를 시작한 사례는 아니었지만, 환자의 장애 정도를 신경학적으로 평가하는 EDSS(확장 장애 상태 척도, Expanded Disability Status Scale) 점수가 5~6점까지 악화됐던 환자가 오크레부스 치료 이후 4점 이하로 호전되면서 걷는 기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면서 “일시적인 스테로이드 효과가 아니라 이후에도 호전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며, 환자도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러한 기능적 호전이 모든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다발성경화증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회복’이 아닌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고 현재의 신경학적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일부 환자에서 기대 이상의 기능적 개선이 관찰되기도 하며, 이러한 경험은 오크레부스가 질환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데 의미 있는 치료 옵션임을 시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민주홍 교수는 “오크레부스는 국내에서 일차진행형 다발성경화증에 적응증을 보유한 유일한 치료제인 만큼,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환자들에게 장기적인 장애 축적을 줄이고 기능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허가 후에도 진화, 피임 필요 기간 줄고 투약 시간 단축
오크레부스는 2024년 허가 후에도 진화를 거듭했다. 허가사항 개정으로 오크레부스 투약 후 피임 필요 기간을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했고, 최근에는 피하주사제까지 급여를 인정받아 투약 시간도 크게 줄였다.

민주홍 교수는 “과거에는 임신을 계획하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질환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면서 안전하게 임신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해외에서는 오크레부스 투여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임신을 계획하는 전략이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관련 가이드라인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환자의 질환 활성도와 임신 계획을 함께 고려해 치료 시점을 결정하는데, 개정된 허가 사항 기준으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오크레부스 투여 후 약 4개월 정도부터 임신을 시도해보도록 상담하고, 바로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음 투여 시점에서 질환 활성도를 다시 평가한 뒤 치료와 임신 계획을 함께 조정하면 된다”며 “임신을 위해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질환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면서 환자에게 가장 안전한 시점에 임신을 계획할 수 있도록 개별화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피하주사제 급여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정맥주사 제형은 전처치부터 투여 종료까지 통상 3~4시간 정도가 소요돼 환자가 장시간 병원에 머물러야 했지만, 피하주사 제형은 약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 안에 투여할 수 있어 병원 체류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기존 정맥주사와 유사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투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크레부스 피하주사는 6개월 간격의 투여 주기를 유지하면서도 투여 방식만 피하주사로 전환할 수 있다”며 “다른 생물학적 제제가 매월 또는 8주 간격으로 반복 투여되는 것과 비교하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 시간적 부담과 치료 부담을 모두 줄일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오크레부스,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허가 및 급여의 바탕이 된 글로벌 3상 OCARINA II 연구에서는 투여 시간이 10분으로 단축됐음에도 기존 정맥주사 제형 대비 약동학적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제형 변경에 따른 새로운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48주 차에 진행한 치료 만족도 설문조사(TASQ-SC)에서는 전반적인 만족도 및 편의성 평가에서 90% 이상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94% 이상이 타 환자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일하게 일차 진행형에 적응증을 보유한 오크레부스, 장애 축적 늦출 수 있는 중요한 옵션
이처럼 오크레부스는 다발성경화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발완화형과 이차 진행형에서 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고효능 제제 중에서는 오크레부스가 유일하게 적응증을 보유한 일차 진행형에서는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치료의 사각지대에서 질병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민 교수는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은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과 달리 재발 없이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환자들도 정확한 발병 시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1~2년 전부터 조금씩 걸음이 불편했던 것 같다’거나 ‘나이가 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이처럼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악화되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임상 양상에도 차이가 있다”며 “재발완화형은 뇌 병변이 상대적으로 흔해 시력 저하나 감각 이상, 재발성 신경학적 증상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차 진행형은 척수 병변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아 보행 장애, 하지 강직, 운동기능 저하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발완화형에서는 뇌 MRI만으로도 진단에 중요한 단서를 얻는 경우가 많지만, 일차진행형은 척수 MRI를 포함한 보다 면밀한 평가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다른 신경계 질환과 감별도 쉽지 않다”면서 “보행 장애와 하지 강직을 주증상으로 보이다 보니 다른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실제로 퇴행성 질환으로 생각해 지내다가 뒤늦게 일차 진행형으로 진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이처럼 일차 진행형은 질환 자체의 특성상 진단이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운 유형이지만,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결국 많은 환자들이 질환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차 진행형에 유일하게 적응증을 보유한 오크레부스에 급여가 적용된다면, 환자들이 장애로 인한 부담을 덜고 기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민 교수는 “오크레부스는 일차 진행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ORATORIO 3상 연구에서 위약 대비 12주 장애 진행 위험을 24%, 24주 장애 진행 위험을 25%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며 “또한 보행 기능 악화와 상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도 확인돼,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에서 장애 축적을 늦출 수 있는 치료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일차진행형에 적응증을 보유한 유일한 치료제인 만큼,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환자들에게 장기적인 장애 축적을 줄이고 기능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금 가장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라
다발성경화증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가 쉽고, 이로 인해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다.

이에 민 교수는 신경학적 증상이 하루 이상 지속될 경우 신경과 진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그는 “다발성경화증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 증상 하나만으로 질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시력 저하나 한쪽 시야 이상,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복시, 발음 이상 등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특별한 원인 없이 하루 이상 지속된다면 재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는 이전에 있었던 증상이 잠깐 다시 나타나는 경우”라면서 “하지만 피로나 스트레스, 컨디션 저하, 더운 환경 등의 영향으로 기존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금방 회복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하며, 반드시 재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이러한 경우에는 환자들이 불필요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설명하고, 증상 양상을 함께 관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것은 혼자 판단하거나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평소와 다른 변화가 느껴질 경우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라며 “다발성경화증은 환자와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증상을 함께 관리하는 질환인 만큼, 작은 변화도 진료 과정에서 충분히 상의하면 적절한 평가와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당부했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미래의 장애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민 교수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첫 번째 말은 ‘오늘이 가장 빠른 치료 시기’라는 것”이라며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으면 미래의 장애를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현재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치료 환경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환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해 재발을 막는 것”이라며 “결국 지금의 치료가 10년, 20년 뒤의 장애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두 번째는 치료제를 '아껴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실제 진료실에서도 ‘처음부터 고효능 약제를 쓰면 나중에 사용할 약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현재는 질환 초기부터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장기적인 장애 축적을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근거가 충분히 축적돼 있으며, 치료의 목표는 약을 순서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재발을 막아 미래의 장애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마지막으로 너무 먼 미래를 미리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면서 “치료 전략은 평생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며, 연령이 증가하면서 질환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치료를 조정하거나 변경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만큼, 지금은 수십 년 뒤를 걱정하기보다 현재 가장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