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 '따로보기' 한미 FTA 시각차 뚜렷

약사회는 '직역 이기'에 건약은 '국민 생활'에 초점

2006-09-02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
▲ 한미 FTA를 보는 시각이 대약과 건약이 차이를 보인다. 대약은 직역 이기를 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 성격이 강한 건약은 국민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한약사회(회장 원희목, 이하 대약)와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회장 천문호, 이하 건약)가 한미 FTA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단체 사이의 견해자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차이가 조직운영의 기반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어 흥미롭다.

더욱이 미국이 보건의료서비스를 협상의제로 삼고 있지않은 상황에서 약사단체들의 대응은 사회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해관계나 활동대상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약은 최근 싱가포르 의약품, 의료기기 별도 협상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국내 제너릭시장의 붕괴를 우려하고 이는 곧 국내 제약이 무너지는 계기가 된다고 경고했다. 그 결과로 국내 의약품시장이 외국에 종속된다고 전망했다.

대약은 이에 대해 4가지의 의견을 밝혔다. 우선 정부는 한․미 FTA 협상에 있어 의약품 분야를 다른 분야를 지키기 위한 협상카드로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협상과정과 결과를 공개해 다수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약산업도 본 협상과 포지티브 리스트에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제약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우수의약품관리기준(GMP)의 인정과 면허인정 등을 관철시키고 미국시장에서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내용들을 보면 국내시장보호와 미국진출에 협상력을 발휘해 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지티브 리스트를 위해 국내의약품시장을 내어주지 말고 제약사의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는 의견이다. 대약이 국내 제약산업에 대해 관심과 우려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건약은 그동안 한미FTA 반대 관련 보건의료정책을 생산하면서 활발한 대국민 활동을 하고 있다. 많지 않은 인력으로 거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건약 천문호회장은 최근 건약 소식지에 한미FTA 관련 활동을 정리해 기고했다. 우선 협상 내용에 대한 비판과 대안제시를 위해 각종 자료를 분석하고 정책자료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를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공유하는 활동도 함께 벌였다.

약계내의 반대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반대선언과 성금모금, 전약협과 공동기자회견 개최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반대 포스터와 부채를 약국에서 부착하고 나눠주는 활동으로 약국 방문 시민들에 대한 홍보활동을 벌여왔다. 협상반대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하기도 했다.

천회장은 이를 더 심화시키고 실현 가능한 대안제시, 흥미있는 대시민 전달방법개발을 위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약은 “약사와 한미FTA가 지금 당장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미FTA로 약값이 폭등하면 약값이 없어 죽어가는 국민이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해가며 한미FTA 협상을 진행하려는 정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대약과 건약이 동등하게 비교될 조직의 성격은 아니지만 약사단체로서 그 성격을 비교할 수는 있다. 대약은 제약사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건약은 대국민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 것이 두 단체가 약사사회를 형성하는 모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