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약,한·미 FTA의약품 별도협상 의견서 발표

2006-08-18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

대한약사회(회장 원희목)가 의약품의 한·미 FTA 별도 협상을 경계한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대약은 18일 “의약품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으로 단순한 교역이 아닌 국민건강권을 고려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의약품 분야의 별도 협상에 우려를 표시했다.

또 미국이 그간 반대하던 포지티브 시스템 도입에 수긍하며 별도 협상을 제시한 것도 경계했다.

이와 함께 대약은 금번 싱가포르의 협상을 앞두고 포지티브를 수용한 미국에 대해 의약품 분야를 일방적인 양보하는 사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을 강조했다.

대약은 이에 ▲의약품 분야 협상카드 활용 반대 ▲협상 과정과 결과 공개, 의견 수렴 ▲제약산업의 무조건 반대보다 경쟁력 확보 ▲GMP의 인정과 의·약사 면허인정 요구 관철 등을 주장했다.

'한·미 FTA 의약품 협상에 대한 대한약사회 의견'


국민의 생명에 직결되는 의약품의 한·미 FTA 별도 협상을 경계한다.

한·미 FTA 협상이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는 과정 중에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 의약품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으로, 단순한 교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건강권을 고려한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의약품 분야의 협상에 있어 의약품 주권을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해 왔으며 국민이 항상 적기에 가장 비용 효과적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다음 달의 3차 본 협상에 앞서 의약품 분야만 21-22일 양일간 싱가포르에서 따로 별도 협상을 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국내 제도인 포지티브 시스템 도입을 반대하면서 본 협상에 임하지도 않았었는데, 갑자기 본 제도를 전격적으로 수용한다고 발표하고 별도 협상을 하자고 나선 것에 대해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협상에 앞서 미국이 제시한 한·미FTA 4대 선결조건에 의약품 분야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의약품 분야에 대해 미국이 가지는 절대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의약품 분야의 협상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금번 싱가포르의 협상에서 포지티브를 수용한 미국에 대해 의약품 분야를 일방적인 양보하는 사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주장에 의한 의약품 특허기간의 연장, 자료독점권으로 인한 개량신약과 제네릭 생산의 제한, 허가와 특허의 연계, 강제실시권 제한 등을 통한 지적재산권 강화는 국내 제약산업의 존폐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이며, 국민의 의약품 사용비용을 현저하게 증가시킬 변수들이다.
제네릭 의약품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있는 국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제네릭 시장이 무너지면 국내 제약이 무너지고 국내의약품 시장은 외국에 종속되고 만다. 국내 제약산업의 존폐는 단순히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생명에 관한 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싱가포르 별도 협상을 앞두고 다음과 같이 우리의 의견을 밝히는 바이다.

첫째, 정부는 한·미 FTA 협상에 있어 의약품 분야를 다른 분야를 지키기 위한 협상카드로 양보해서는 안 된다. 또한 협상에 있어 포지티브를 지키기 위해 의약품 시장을 내어주는 본말이 뒤 바뀐 결과를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 포지티브와 FTA는 별개의 것이라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 협상과정과 결과를 공개하여 다수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야 하며, 우리의 주장과 미국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숨기는 것이 없이 모두 밝혀야한다. 지금까지 미국의 주장이나 우리의 협상안에 대해 비밀로 부쳐진 결과 국민의 중지를 모으는 것에 실패한 전례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셋째, 제약산업도 본 협상에 있어 무조건 반대 목소리만을 낼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약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보호하고 지키고자하는 국내 제약산업은 백화점식으로 카피약만을 생산하는 현재의 모습이 아니다. 특화된 개량신약과 제네릭으로 국가경제와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경쟁력 있는 제약산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포지티브 등 제도의 변화에 있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참여해서 같이 고민하고 적절한 방향성을 찾아가는  자세를 가져주기를 기대한다.

넷째, 의약품 분야의 협상에 있어 우수의약품관리기준(GMP)의 인정과 의·약사 면허인정 요구 등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또한 국내 개량신약과 제네릭이 미국시장에서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한다.

협상이라는 것이 일정부분의 양보를 통해 주고 받는 것이지만 의약품 시장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국민의 건강과 바로 연결되는 특수한 분야임을 인식하고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기를 부탁한다.
우리 국민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상단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