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은 나를 돌아보고 정신을 살찌게 해"
베트남 봉사활동 하고 돌아온 연꽃회 정청자 약사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계했습니다.”
지난 10일 베트남으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연꽃회 정청자 회장(성북구 다나약국)은 봉사활동을 다녀와 이렇게 말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영양제와 빈혈약, 대게 고된 육체적 노동으로 인해 소요되는 소염진통제 등 우리와 다른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보고 느끼는 게 많았는지 정 회장은 먼 산을 바라보듯 말을 이었다.
“아침 4시부터 눈을 떠 일을 마치면 밤 10시가 돼서야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 수 있었지만 힘들다는 것 자체를 느낄 여유가 없었습니다.”
베트남 남서부에 위치한 카오란시에서 1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메콩강으로 향하는 길에서 전날 피로가 가시지도 않은 채 다시 1시간 정도 메콩강을 건너는 일을 4일간 반복했다.
“무의촌이다보니 배를 여러 번 갈아타는 불편이 있음에도 한 사람의 환자라도 더 보기 위해 4일 동안 욕심을 냈습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하는 무료진료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턱없이 부족한 의약품과 구호물품을 나눠 운반하며 무료진료뿐만 아니라 헌 옷 봉사, 사탕, 과자, 학용품, 학교 페인트칠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봉사활동을 강행했다.
진료를 마친 환자들의 처방전 조제에도 고개를 들 시간이 없었다. 턱없이 부족한 약사 수에 약포지를 끼우고 약을 봉투에 넣는 작업에 3명이 더 달라붙어 조제했다.
밀려드는 처방전에 화장실 가는 시간도 부족해 마음 편히 화장실도 이용하지 못하고, 쏟아지는 피로에 영양제를 먹어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정 회장이 기억하는 4일 동안의 봉사현장이다.
무엇보다 영양제와 빈혈약이 부족했다는 정 회장은 그런 바쁜 와중에도 삶에 대해 한 번 더 돌이켜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라고 전했다.
“총 45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부족한 것이 많았던 만큼 아쉬움도 많은 법입니다.”
자신의 능력이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쳤지만 아직 성에 차지 않은 듯 정 회장은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그 만큼 이번 해외봉사활동이 정 회장에겐 좋은 경험이었고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여약사모임인 연꽃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언젠가 한번 무료봉사의 기회를 마련하리라 생각한 정 회장이었다.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그에게 봉사야 말로 값진 경험과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정신적으로 살찌는 것 같습니다.” 정 회장은 이 한마디로 이번 봉사활동에서 얻은 커다란 수익을 정리했다.
그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약국에서 생활하던 좁은 시야를 넓힐 수 있었고 약사들의 관심과 많은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의 참여에 비해 약사들의 참여가 부족한 것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이번 봉사활동에 의사 7명이 참석한 것에 비해 약사는 저와 함께 중구 정영숙 회장과 정한주 약사, 박정신 이사가 다였습니다. 약사 4명으론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는 더 많은 약사들이 참여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듯 약사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번 해외무료봉사활동을 계기로 내년에는 미얀마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는 정 회장은 봉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현재와 미래의 약사들에게 귀감이 되어 ‘신나게 봉사하는’ 약사가 될 것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