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부터 신경차단술까지, 관리급여 확대에 정형외과 개원가 ‘비상’

다각적 대응 예고....정형외과 수술 중증도 재평가 촉구

2026-03-30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정부가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의 주요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면서, 정형외과 개원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실손보험사의 배만 불리는 ‘기형적 제도’라며, 다각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회장 김완호)는 2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춘계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관리급여 도입 대응, 정형외과 수술 중증도 재평가, 신경차단술 자정 노력 등 핵심 현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2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춘계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도수치료 본인부담 95%, 실손사만 배불리는 관리급여"
간담회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단연 정부의 비급여 통제 정책인 ‘관리급여’였다.

정부는 비급여관리협의체를 통해 도수치료, 신경성형술, 암 환자 온열치료 등 3개 항목의 관리급여 도입을 결정하고, 올 상반기 내 도수치료의 급여 기준과 가격을 확정해 우선 시행할 계획이다.

의협 보험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태연 명예회장은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환자 본인부담률이 95%에 달하는데, 이는 곧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과 결합할 경우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독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실손보험사는 급여 항목의 환자 본인부담률(95%)만큼만 보장하려 들 것이고, 결국 환자는 과거 비급여 시절(실손 혜택 시 약 20% 부담)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며 “결국 전체 비용 파이는 줄어들고 환자 부담은 늘어나며, 오로지 실손보험사만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에 의사회와 의협은 체외충격파 관리급여 대책 마련 소위원회를 구성해 체외충격파의 자율 시정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 정부의 관리급여 확대를 방어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회 토론회를 통해 환자 단체 및 국민에게 실손보험과 관리급여가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실질적인 피해를 알리는 여론전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전언이다.

 

◆“정형외과 수술 중증도 재평가 시급"
정형외과 수술에 대한 수가와 중증도 분류 기준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최근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중증 환자 중심 진료)과 맞물려 정형외과 환자들이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형규 수석부회장은 “정형외과 수술은 사람의 생사가 직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학병원 내에서 비중증으로 분류돼 수술장 배정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한 환자들이 방치되고, 대학에 남을 이유가 없어진 정형외과 교수들의 사직률이 20%에 육박하는 등 인프라가 급격히 붕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필수 법제부회장과 정기웅 재무부회장은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동반한 80~90대 고령 환자의 골절은 수술 중 출혈이나 합병증 위험이 커 반드시 대학병원의 다학제적 처치가 필요한 ‘중증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에 부위의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면서 "복지부는 국민 보호 차원에서 정형외과의 중증도 기준을 즉각 재평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정형외과의사회는 관리급여에 대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실손보험사의 배만 불리는 ‘기형적 제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경차단술, 저수가 구조 개선이 먼저”
최근 1년 사이 의원급 의료기관의 신경차단술 청구액이 3조 원가량 폭증한 현상에 대해서는 의사회 차원의 자정 노력을 약속하면서도 쓴소리를 덧붙였다. 근본 원인은 저수가라는 주장이다.

김형규 수석부회장은 “허리나 목이 아픈 환자가 1년 새 갑자기 급증할 리 없는 만큼, 분명 적응증을 벗어난 오남용 사례가 일부 혼재되어 있다고 본다”며 “주무 과인 정형외과부터 내부적인 원인 파악과 함께 적정 치료를 유도하는 자정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김완호 회장 역시 “과거 허리 디스크 수술이 유행처럼 번지다 의료계 자정 노력으로 줄어든 것처럼, 신경차단술에 대해서도 국민과 회원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기웅 재무부회장은 “신경차단술 급증은 턱없이 낮은 기본 진찰료와 수술 수가를 보전하기 위해 의사들이 생존을 위해 찾아낸 고육지책의 성격이 강하다”며 “일부 의사들의 무분별한 시술은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이를 빌미로 정부가 일방적인 제재나 삭감의 칼을 빼 들기보다는 합리적인 수가 체계 개편을 통해 올바른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