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사회 “무분별한 의대 증원은 국가적 재앙”

정기대의원총회 성료...민복기 회장 “집단적 의사결정 구조로 전환해야”

2026-03-27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대구광역시의사회(회장 민복기)가 제46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대한의사협회의 의사결정 구조에도 문제를 제기하며 의료계 내부의 혁신을 주문했다. 

대구시의사회는 26일 저녁 7시 호텔라온제나 6층 레이시떼 홀에서 ‘제46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에는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을 비롯해 이만규 대구광역시의회 의장, 이재홍 보건복지국장, 국민의힘 이인선 대구시당 위원장과 추경호, 유영하, 최은석, 이달희 국회의원 등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대구시의사회는 26일 ‘제46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의대 증원은 국가적 재앙, 방관 말고 올바른 정치력 발휘해야”

▲ 김석준 의장.

대구시의사회 대의원회 김석준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의장은 “최근 추진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며 “현재 24학번과 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 ‘더블링 현상’으로 교육 인프라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전공의 수련 여건도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추가 증원은 사실상 ‘부실 의사’를 양성하는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의료계 내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플라톤의 명언을 인용해 “정치에 무관심하면 자신보다 못한 자에게 지배당한다”며 “사회적 관심과 정치의 흐름을 방관하지 말고, 이 나라를 위해 바른 정치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동료 의사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복기 회장 "의협 거버넌스 개편 시급, 전공의ㆍ의대생 등 실질적 참여 보장해야”

▲ 민복기 회장.

민복기 회장은 의료계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의 의사결정 구조 변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대한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의협 회장 개인에게 과도한 부담과 책임이 집중되는 현재의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앞으로는 전공의, 의대생, 교수, 개원의, 시도의사회가 모두 참여해 실질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며 책임지는 '집단적 의사결정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역 필수의료의 붕괴 위기를 언급하며 대구시장 후보 및 지역 정치권에 쓴소리와 함께 당부를 전했다. 

민 회장은 “단순한 인력 확대가 아닌 현장을 반영한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의료를 단순한 복지 영역이 아닌 도시 경쟁력과 미래 산업의 핵심축으로 인식하고, 필수의료 보상체계 구축과 지역의료 인프라 투자를 병행해야 대구가 글로벌 메디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택우 회장 “여야 막론하고 전문가 목소리 경청해야”

▲ 김택우 회장.

축사에 나선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의료현장이 처한 현실을 토로하며 정치권의 반성과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의료 사태 이후 교육 문제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나서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분이 없어 안타깝다”며 “정부 정책의 잘못은 여야가 따로 없는데, 그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하는 작금의 사태와 정치권의 행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이제라도 여야 정치인들이 전문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며 “4월로 예정된 의ㆍ학ㆍ정 원탁회의와 의학교육 협의체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지역 국회의원들은 소통 부족을 인정하며 의료계와의 협력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으로 어마어마한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소통 부족을 반성하며 더 나은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같은 당 유영하 의원은 “책임 없는 정치인들에게 기대지 말고, 치열한 토론과 탁월한 전문성으로 정부를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2부 본회의는 전체 대의원 159명 중 121명이 참석해 성원됐으며, 2025년도 감사 및 결산 보고와 2026년도 사업계획안 및 예산안은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와 함게 올해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건의안으로 ▲예방접종 및 건강검진 당일 타 질환 진찰료 인정 완화 ▲퇴장방지 의약품의 국가필수의약품 지정 및 관리 방안 마련 ▲보건부ㆍ복지부 분리를 통한 보건의료 정책 전문성 강화 ▲소아청소년과 국가예방접종비 지급 지연 개선 ▲한방 진료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 시 의과 책임 차단 법적ㆍ제도적 장치 마련 ▲통합돌봄정책 재택의료센터 구성요건에 간호조무사 포함 등 총 6개 의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