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재외동포 건보 지원 법안에 "국내 취약계층에 부담 전가" 일갈

박해철 의원 개정안 반대 의견...“복지 차원 지원을 왜 건보 재정으로 하나” 힐난

2026-02-16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65세 이상 외국 국적 동포의 건강보험료를 경감해주는 법안이 발의되자 의료계가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뿐 아니라, 내국인 가입자와의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 박해철 의원.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논의한 뒤, 산하 단체 의견 조회를 거쳐 반대 입장을 정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경제 능력이 없는 65세 이상 외국 국적 동포로서, 재외동포 체류 자격으로 국내에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과 그 세대에 대해 건강보험료 경감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그러나 의협은 이 법안이 건강보험의 기본 원리인 ‘부담과 급여의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건강보험 재정은 급격한 고령화와 보장성 확대로 인해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재정 추계나 사회적 합의 없이 보험료 경감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을 부추기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65세 이상은 통상적으로 의료 이용이 가장 많은 집단으로, 여기에 보험료는 깎아주고 급여 혜택은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건보 재정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결국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하는 다른 가입자, 특히 국내 취약계층에게 그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재외 동포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건강보험이 아닌 세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건강보험은 기여(보험료)를 전제로 혜택을 받는 사회보험이지, 세금으로 지원하는 공공부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장기 체류 외국 국적 동포에 대한 지원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국가 복지 정책 차원에서 별도 예산을 편성해 해결할 문제”라며 “이를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끌어들여 보험료를 감면해주는 것은 보험 원리에 맞지 않는 접근”이라고 역설했다.

여기에 더해 개정안이 구체적인 경감 기준을 행정 고시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향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적용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대될 수 있으며, 외국인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또한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최근 단기간 체류하며 적은 보험료를 내고 고액 진료를 받은 뒤 출국하거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까지 챙겨가는 외국인 사례가 늘면서 국민적 공분이 큰 상황"이라며 “외국인의 경우 이미 많은 건보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여기에 특례 조항까지 신설해 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감면 혜택 확대가 아니라, 외국인의 건보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