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이 무너지면 신약개발도 허망한 꿈에 불과

2026-01-27     의약뉴스

[의약뉴스]

의약품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과 함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가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 인하 압박은 제약산업의 생태계마저 교란시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해야 하는 국내 제약사들의 현실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과 다름 아니다. 이미 신약으로 무장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제 막 신약의 대열에 합류 하려는 제약사들을 따돌리기 위해 갖은 힘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국내 제약산업의 보호는 뒷전으로 밀어둔 채 약가 인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것이 과연 타당한 정책인가. 제약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나 방산 등과는 체질부터가 다르다.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봐야 한다.

의약품 주권을 강조하면서 이제 막 싹을 틔우려는 제약산업에 약가 인하는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마라톤 서브 3를 하는 글로벌 제약사에 맞서 처음으로 풀코스에 도전하는 국내 제약사들의 운동화를 벗기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론 약값이 건강보험 재정과 연동된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약값이 높을수록 건보재정이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도 건보의 지속성을 약값 후려치기로 메꿀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가 상승에 감안한 약값인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약가인하는 제약산업 구조를 뿌리채 흔들 수 있다. 더구나 정부 예정대로 제네릭의 40% 가격 인하는 중소제약사는 물론 국내 상위제약사 까지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정부가 노심초사하면서 키워온 고용안정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신규채용은 줄어들고 기존 고용인원은 감소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래도 깎아야겠다면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일괄적 약가 조정 대신 단계적ㆍ차등 적용을 강조하고 싶다.

신약은 개발하라고 하면서 재원 조달의 핵심인 제네릭 약가를 조정하는 모순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제네릭이 무너지면 신약개발의 동력자체가 상실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대웅제약 윤재춘 부회장은 급격한 약가 인하가 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정부 시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제약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적어도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해야 성과가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약가 인하로 수익성이 감소할 경우 신약개발도 이로 인한 글로벌 진출도 불가능 할 것이라는 것이 윤재춘 부회장의 설명이다.

종근당 김영주 대표도 여기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했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글로벌 임상 2ㆍ3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자금력이 부족한데, 약가 인하가 겹치면 신약 개발의 동력 자체가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에서 앞길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 업계는 기등재 약제 제외ㆍ점진적 시행 등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약산업이 성장하고 글로벌 신약이 연속해서 탄생하고 그로 인해 의약품 주권이 확보되면 결국 건강보험 재정도 튼튼해지기 마련이다.

정부는 늦더라고 이런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약가인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지속 가능한 제도 운영은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속도와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맞다.

제네릭 활성화, 혁신 신약 보상 확대, 주기적 약가 평가 체계 정비까지 산업과 재정이 함께 유지될 수 있는 균형점을 찾겠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은 새겨들을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