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전남권 의대 신설, 근본 원인 외면한 비효율적 수단”

김문수ㆍ서미화 의원, '전남권 의대 특별법안'에 반대...“부실 교육ㆍ혈세 낭비ㆍ입시 불공정 우려”

2025-11-12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의협이 최근 발의된 ‘국립 전남권 의과대학 설치 특별법안’들에 대해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종합적 계획 없이 추진하는 비효율적 수단”이라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은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과 서미화 의원이 각각 발의한 ‘국립 전라남도 연합형통합대학교 의과대학 설치 법안’과 ‘국립전남통합대학교 의과대학 설치 법안’에 대한 의견을 논의했다.

▲ 김문수 의원(왼쪽)과 서미화 의원.

두 법안은 전남 지역의 의료 불균형 해소와 의료인 양성을 목표로 국립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설립 근거를 담고 있다.

김문수 의원안은 목포대와 순천대에 연합형 의대를 설치하고 정원 200명 범위에서 정하도록 했으며, 서미화 의원안은 통합대학교에 의대를 설치하고 정원을 100명 내외로 하도록 했다. 두 법안 모두 10년간 지역 공공의료기관 의무복무를 조건으로 하는 ‘공공의료과정’을 포함한다.

의협은 산하단체 의견조회를 거쳐 정리한 반대 의견서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 "의료격차 근본 원인 외면…부실 교육ㆍ혈세 낭비 불 보듯"

의협은 두 법안이 지역 의료격차의 근본 원인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지역 의료격차의 근본 원인은 열악한 근무ㆍ정주 여건, 낮은 수가, 전달체계 훼손 등에 있는데, 의대 신설만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오히려 교육의 질 저하와 정책 혼선 등 부작용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 의과대학'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전문적이고 일관된 임상역량을 갖춘 의료인을 양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의협은 공공의대 신설이 장기 의무복무의 실효성 결여와 위헌성, 국민 혈세 낭비, 부실 교육 및 입시 불공정 문제 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10년 의무복무 강제, 실효성 없고 위헌 소지

의협은 10년간의 의무복무 강제 방식이 인력 정착 효과가 매우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중보건장학제도가 5년 연속 목표치 절반에도 미달하는(2023년 신규 선발 2명) 등 이미 실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의협은 “10년의 기간은 전문의 성장기에 해당하는데, 의무복무로 제약을 부과하면 경력 발전과 임상 다양성 확보가 어려워져 오히려 의무 종료 후 이탈 유인만 커질 것”이라며, “학비 지원 이상의 혜택 설계 없이는 정규 의대 진학이 어려운 수험생의 대체 선택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막대한 재정 투입 문제도 거론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공공의대 설립ㆍ운영에 7년간 약 1334억 원이 소요된다고 추계했지만, 이는 부속병원 신설ㆍ확충, 수련 네트워크 구축 비용 등 잠재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실제 비용은 추계를 초과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부실 교육’ 양산 가능성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의협은 “법안에 부속병원 설치 규정이 허술하고, 전임교원 정원, 임상실습 인프라 등 핵심 요건과 검증 절차가 명확하지 않다”며 “제2의 서남의대 사태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역 공공의료과정을 별도 선발하는 것은 의료교육의 통합성을 훼손하고 일반과정 출신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의평원 인증 특례 적용은 교육의 근간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대 신설 아닌 구조 개선이 먼저’ 대안 제시

의협은 공공의대 신설 대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의사 배출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되는 의대 신설보다 시급한 것은 기피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대안으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기피분야에 대한 적정 보상,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의료전달체계 확립, 핵심ㆍ공공ㆍ지역의료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안정적 의료 환경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해 의료인력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ㆍ순환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끝으로 의협은 “의사 인력 수급은 장래 인구ㆍ질병구조, 재원조달, 공급ㆍ전달체계, 보상체계, 전공의 수급 등을 포괄하는 국가 단위 중장기 종합계획 아래에서 정원ㆍ입지 등 정책수단을 통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성급한 공공 및 지역의대 신설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