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김남훈 이사 “수가협상 전 유형 타결, 상호 양보와 신뢰의 결과”
7월부터 제도발전협의체 재가동...SGR 등 제도 개선 논의 예고
[의약뉴스]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에서 8년 만에 전 유형 타결이라는 성과를 거둔 건보공단이 가입자와 공급자, 정부가 모두 양보해 거둔 성과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공의 집단행동이라는 악재 속에서 협상 당사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 단체들이 '상생'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가운데, 가입다 단체에서도 한발 양보해 전 유형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건보공단은 이를 새로운 협상 문화의 계기로 삼아, 논란이 계속된 수가 결정 모형(SGR) 등 제도 개선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마무리된 수가 협상 결과, 2026년도 수가의 전체 평균 인상률은 1.93%로 결정됐다.
전 유형 타결은 역대 네 번째 기록으로, 특히 환산지수 인상률이 2%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에서 전 유형이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공단측의 설명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자단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수가협상 결괄를 두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입자, 공급자, 정부, 건보공단 모두가 의료체계 유지를 위해 한 발씩 양보해 새로운 협상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진료비 변동이 커 협상 환경이 매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타결이 가능했던 것은 각 공급자 단체의 대승적 결단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형별 협상 과정은 양보의 연속이었다. SGR 순위 1위를 차지한 약국은 통상 3.6% 수준의 인상률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다른 유형과의 격차를 고려해 3.3% 인상률을 수용했다.
의료대란과 직접 관련이 없었던 치과(2.0%)와 한방(1.9%) 역시 평균에 못 미치는 인상률에도 정부의 정책 지원 약속을 신뢰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특히 김 이사는 병원계의 결단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병원 유형은 의료대란의 직격탄을 맞아 SGR 순위가 2위까지 올랐음에도 1.9%라는 낮은 인상률로 타결했다”며 “전체 진료비의 55%를 차지하는 병원계가 의료계 전체의 상생을 위해 중심을 잡고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수가 협상의 뜨거운 감자인 SGR 모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공급자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SGR 모형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김 이사는 “건보공단 역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 SGR 모형, GDP 연계 모형 등 다양한 대안을 개발했다”면서도 “올해 협상에서는 공급자 단체 간 의견이 나뉘어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모든 단체가 동의하는 기존 모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어떤 모형을 택할지는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며 “일단 모형이 결정되면 그 순위는 반드시 지키는 것이 신뢰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오는 7월부터 가입자ㆍ공급자ㆍ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를 본격 가동해 차기년도에 적용할 모형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수가협상 모형뿐 아니라 ▲정책 지원금의 수가 협상 연계 ▲보험료율 결정 전 수가 협상을 진행하는 시점 등 제도적 현안 역시 제도발전협의체에서 함께 논의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건강보험 제도는 가입자, 의료계, 보험자라는 세 축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바로 설 수 있다”며 “앞으로도 소통 간담회를 활성화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건강한 제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