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수가협상, 전 유형 ‘타결’
31일 오전 7시까지 마라톤 협상...밤샘 협상은 여전
[의약뉴스] 올해도 어김없이 자정을 넘어서까지 진행된 밤샘 수가협상 끝에 2017년 이후 8년 만에 전 유형 타결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5월 30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시작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 단체간은 수가협상은 5월 31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마라톤 협상 끝에 가장 먼저 협상 도장을 찍은 건 치과 유형이었다. 치과 유형을 대표해 협상에 임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31일 새벽 2시경 최종협상을 마치고 타결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인상률은 2.0%로 알려졌다.
치과 유형 협상단장인 마경화 단장은 “상황이 썩 좋진 않았다”며 “이 시간쯤 되면 판단력이 좀 흐려질 시간이고 저희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선은 아니고 중간 정도를 선택했다”며 “유형별 수가협상 19번째인데 이번이 제일 힘들었는데, SGR 3등 하면서 이렇게 힘들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또 “외적인 요소들이 워낙 생각지도 않던 것들이 많다 보니 과거처럼 한 가지만 생각해서 될 게 아니고 이것저것 다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치과에 이어 타결된 유형은 의원으로 31일 오전 5시 30분경 타결됐다. 인상률은 1.7%로 알려졌다.
의원 유형 수가협상단을 맡고 있는 박근태 단장은 “밴딩 폭이 저희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다”며 “올해 수가 협상이 건보공단에서도 가장 힘든 협상이었다고 말했다. 예상했던 밴드 폭이 좀 나왔으면 운신의 폭이 있었을 텐데, 회원들의 피해 그리고 의료 불균형을 좀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타결된 유형은 약국 유형으로, 31일 오전 6시 30분경 마지막 협상을 마치고 타결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인상률은 3.3%으로 알려졌다.
약국 유형 대표로 수가협상에 나선 수가협상단 오인석 단장은 “협상 초부터 밴드 설정이 생각보다 여의치 않아 협상이 어려웠다”면서도 “처음에 제시했던 수치와 건보공단의 수치 격차를 계속 좁혀가는 과정이었고, 건보공단 측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약사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들에게 충분히 만족스럽진 않으시겠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받아냈다”며 “일선에서 노력하는 회원분들께 조금이나마 이 협상 결과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신뢰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도움을 준 공단 협상단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전 6시 40분경에 한방 유형이 타결됐다. 인상률은 1.9%로 알려졌다.
한방 유형을 대표해 수가협상에 임한 유창길 단장은 “올해 수가협상은 작년 의정사태의 영향으로 공단, 공급자단체 모두가 어려운 협상을 진행했다”며 “한의계의 어려운 현실을 전달하고 한의의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이 오롯이 반영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전 국민이 의정사태로 고통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대승적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유 단장은 “그간 한의계는 정부 보장성 정책에서 소외돼 왔고, 내년도 정부사업에서도 한의 관련 사업이 전무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보상이 절실했다”면서 “작년 의정사태 영향으로 유형 간 SGR 모형 불균형이 발생했고, 어려움을 충실히 전달했음에도 정해진 순위에 의한 인상률을 받아야만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제시받은 인상률은 수용하기 어려웠으나,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공단의 부대의견이 성실히 이행될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타결했다”며 “건보공단과 정부도 한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타결된 유형은 병원이었다. 31일 오전 6시 50분 병원 유형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상률은 2.0%로 알려졌다.
유인상 단장은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 유인상 단장은 “지난해 병원계가 의정 사태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기대하는 바가 많았던 이번 수가협상이었지만,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으로 노력하고 여러 얘기를 했음에도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서로 잘 얘기했고, 건보공단이나 재정소위원회에서도 저희 입장을 대변해 주시려는 노력에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저희 입장만 생각하기 어렵고, 모든 유형이 각각 어려운 점이 많은 올해 수가 협상에서 다들 인내심을 갖고 조금씩 참아주신 부분이 있어 저희도 어느 정도 감안했다”고 전했다.
또 “병원인들이 힘이 될 수 있도록 협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근 병원인들의 노고가 많다. 이 점을 기자분들도 많이 챙겨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