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이은경 여약사부회장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안전하게 약을 전달하고 싶었다

2025-05-28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의약뉴스] 지난 2024년 연말과 2025년 초, 여러 재난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제주항공 비행기 사고와 영남권 대형 산불로 인해 전국에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속출했다.

이 가운데 대한약사회가 앞장서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모인 현장을 찾아 봉사 약국을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의약뉴스는 대한약사회 이은경 부회장을 만나, 약사회가 앞장서 재난 현장에 봉사 약국을 꾸린 배경과 사회 봉사활동의 의의를 들었다.

▲ 이은경 부회장은 약사회가 재난 현장을 찾아 했던 봉사 활동 들을 설명했다.

◇재난 현장에서 안전하게 약을 전달하기 위해 나섰다
2024년 연말 제주항공 비행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약사회는 권영희 회장을 중심으로 유가족들이 머무르고 있는 무안공항으로 달려가 봉사 약국을 설치하고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약을 전달했다.

이은경 부회장은 “그동안 재난 현장을 찾을 때마다 살펴보면 봉사 약국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제주항공 참사 때도 무안공항을 찾아 현장을 봣을 때 봉사 약국이 없었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외부로부터 기부받은 일반의약품을 나눠주고 있었다”고 전했다.

▲ 이은경 부회장은 영남 산불현장에서 이재민들에게 의약품을 전달했다.

이어 “현장의 상황을 본 권영희 회장과 저는 의약품이 전문가인 약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전달되면 잘못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즉시 봉사 약국을 설치하고, 약사들이 전문성을 발휘해 의약품 상담을 하고, 전달하는 일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영남지역 산불 현장에서는 또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

지원 물품은 충분했지만 일교차가 큰 날씨로 감기환자가 속출했다는 것.

이에 약사회는 이재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약사회가 이동 봉사 약국을 만들어 현장을 찾은 것.

이 부회장은 “산불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무안공항과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며 “봉사자도 많고, 지원 물품도 충분했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일교차가 큰 날씨 때문에 감기 환자가 속출해 약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약사들이 이재민들을 만나 직접 상담하며 아픈 곳을 살피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 노력했다”면서 “단순히 약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힘든 사람들에게 약사가 곁에 있다는 점을 알리며 안심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봉사약국으로 모인 약사들
재난 현장에 봉사 약국을 설치한 후 전국 약사회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무안공항에 봉사 약국을 설치했을 때는 전남약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영남지역 산불 때는 이재민들을 위한 옷 기부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 이은경 부회장은 전국에서 약사들이 모여 봉사 약국에 함께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봉사 약국을 운영할 때 전국에 있는 약사들이 많이 도왔다”며 “서울 마포구약사회 이경희 부회장은 가족이 같은 날 제주항공의 다른 비행기를 타고 무안공항으로 귀국하는 것을 보고, 이를 남의 일로만 여길 수 없다고 생각해 가장 먼저 봉사 약국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남약사회 소속 약사들이 밤늦은 시간에 무안공항 봉사 약국을 지키는 일을 지원했고, 여러 지부에서 온 약사들이 돌아가며 봉사 약국에서 활동했다”며 “여러 곳에서 온 약사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남 산불 현장에서 약사회에 이재민들이 옷이 부족해 힘들어한다는 말을 전해왔다”며 “이 소식을 분회에 전한 뒤 이틀 만에 옷 100박스 가까이를 모았고, 이불과 함께 이재민들에게 무사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우리끼리 하는 봉사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하는 봉사를 지향하고 싶다”
이은경 부회장은 약사회에서 인보 사업과 재난 사업을 담당하는 여약사위원회의 수장으로서 통상적인 봉사활동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약사의 역할을 알리기 위해 활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여약사부회장으로서 인보 사업이나 재난 사업은 늘 해오던 일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을 곧 시작하는 상황에서 약사들이 제도와 틀에 맞춰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나서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끼리 하는 봉사가 아니라 사회와 제도 속에서 할 수 있는 봉사를 하고 싶다”며 “약사회가 더 빛날 수 있는 일에 나서 약사들의 전문성까지 함께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