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로비큐아 “ALK 양성 전이성 폐암에 최선호 옵션”
5년 무진행생존율 60%...5월 1일 1차 치료 급여 확대
[의약뉴스]
The Game is over.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이 이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환경도 3세대 표적치료제로 압축되고 있다.
화이자의 3세대 ALK 표적치료제 로비큐아(성분명 롤라티닙)가 지난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전례 없는 치료 성적을 보고한 가운데, 최근 국내 급여 범위까지 1차 치료료 확대돼 2세대 표적치료제들의 입지가 크게 위축된 것.
‘가장 강력한 치료 옵션을 먼저 사용하라’는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고려할 때, 로비큐아를 첫 손에 꼽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평가로, 2세대 표적 치료제들은 로비큐아 치료 초기 이상반응으로 더이상 치료를 이어갈 수 없는 환자의 대안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화이자제약(대표이사 사장 오동욱)은 로비큐아의 ALK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기념, 21일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전체 폐암 환자 가운데 약 5%를 차지하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 효소(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빈도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에게서 발생하며, 뇌전이가 흔해 진단 당시에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가 30%에 이른다.
그나마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표적치료의 예후가 좋아서, 기존의 2세대 표적치료제가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에서 보고한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il, PFS) 중앙값은 약 35개월로 3년에 가까웠고, 5년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은 60%에 달했다.
2세대 ALK 표적치료제로 1차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5년간 생존해 있었다는 의미로,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된 후 1세대 ALK 표적치료제가 설 자리는 사라졌다.
2세대 표적치료제로 평정된 듯했던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24)에서 로비큐아의 3상 임상, CROWN의 최종 전체생존율 분석 결과가 공개되면서 다시 한 번 대전환이 시작됐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로비큐아의 5년 무진행생존율이 60%로 3년을 넘지 못했던 2세대를 훌쩍 뛰어넘은 것.
공교롭게도 로비큐아가 보고한 5년 60%의 무진행생존율은 이전에 2세대 표적치료제가 보고했던 전체생존율과 같은 수치로, 단순하게 비교하면 로비큐아를 통해서는 2세대 치료제의 기대여명을 질병 없이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다.
CROWN은 이전 치료 이력이 없는 진행성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96명을 대상으로 로비큐아를 1세대 ALK 표적치료제인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 화이자)와 비교한 무작위 대조 3상 임상이다.
지난해 발표된 전체 생존율 분석 시점은 로비큐아군이 60.2개월, 잴코리군은 55.1개월로(이하 중앙값 기준), 이 시점까지 로비큐아군의 무진생생존기간은 중앙값에 이르지 않았으며(95% CI 64.3-NR), 잴코리군은 9.1개월(95% CI 7.4-10.9)에 그쳐 로비큐아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81%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HR=0.19, 95% CI 0.13-0.27)
5년 무진행생존율은 로비큐아군이 60%(95% CI 51-68)에 달했던 반면, 잴코리군은 8%(95% CI 3-14)에 불과했다.
두개 내 진행까지의 시간 중앙값 역시 로비큐아군은 중앙값에 이르지 않았으나(95% CI NR-NR), 크리조티닙 군은 16.5개월(95% CI 12.7-21.9)에 그쳐, 로비큐아군의 두개 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94% 더 낮았다.(HR=0.06, 95% CI 0.03-0.12)
특히 로비큐아군에서는 기저 시점에 뇌전이가 없었던 114명의 환자 가운데 단 4명만 뇌로 진행됐다.
기저시점에 뇌전이가 없었던 환자에서 로비큐아군의 5년 무진행생존율은 63%로 잴코리의 10%와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76% 더 낮았다.(HR=0.24, 95% CI 0.16-0.46)
뿐만 아니라 기저시점에 뇌전이가 있었던 환자에서도 로비큐아군의 5년 무진행생존율은 54%로 중앙값에 이르지 않았던 반면, 잴코리는 24개월 이전에 모든 환자에서 질병이 진행돼 로비큐아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92%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HR=0.08, 95% CI 0.04-0.19)
여기에 더해 로비큐아군은 기저시점에 뇌전이가 있었던 환자에서 5년차에 두개 내에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가 83%(HR=0.03, 95% CI 0.01-0.13), 기저시점에 뇌전이가 없었던 환자에서는 96%(HR=0.05, 95% CI 0.02-0.13)에 달했다.
이 같은 양상은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환자 대상 하위분석에서도 유지됐다. 아시아 환자에서도 로비큐아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잴코리는 9.2개월에 그쳤다.
또한, 로비큐아의 두개 내 질병 진행의 위험성은 5년 시점에서 잴코리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의 위험이 99% 더 낮았다.(HR=0.01, 95% CI <0.01-0.11)
이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특성과 로비큐아의 가치를 조명한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한지연 교수는 “1세대 크리조티닙는 1년 내, 2세대 브리가티닙(제품명 알룬브릭, 다케다)는 2년 내, 알렉티닙(제품명 알레센자, 로슈)는 3년 내 절반이 재발한다”면서 “이와는 달리 CROWN 연구에서 로비큐아를 투약한 환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5년간 질병이 진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크리조티닙 대비 무진행생존율 상대위험비(Hazard Ratio, HR)는 0.19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진행, 전이 단계 연구에서 이러한 수치는 처음”이라며 “장기 추적관찰 데이터도 로비큐아가 유일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더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워낙 뇌전이로 문제가 되는 질환이어서 두개 내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개 내 질병 진행에 대한 상대위험비는 0.06으로 거의 P밸류 수준”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앞으로 상당 기간 이를 뛰어넘는 약을 개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게임은 끝났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상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로비큐아를 먼저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에서는 로비큐아가 워낙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잘 통과하게 떄문에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CROWN 연구에서도 로비큐아군에서 감정적 변화나 인지 변화등 중추신경계 이상반응 발현율이 더 높았던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대부분은 관리가 가능했으며,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으로 인해 영구적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2%에 그쳐, 일반적인 항암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한 교수의 셜멍이다.
이와 관련, 한지연 교수는 “어떤 환자에게 발생할지 알 수 없고, 발생률도 높지 않은 이상반응을 우려해 로비큐아를 2선으로 아껴 둘 이유는 없다”면서 “특히 로비큐아는 두개 내 질병을 잘 억제하는 반면, 두개 외 질병 억제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아 두개 외 질병이 진행된 환자들이 많은 2차 치료 환경에서는 1차 치료 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비큐아의 중추신경계 독성은 주로 초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2세대 치료제는 로비큐아 투약 초기에 밀접하게 관찰해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환자에서 대체해주는 방향으로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약이고, 종양 전문의들이 이전에 많이 경험하지 않은 이상반응이어서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익숙해지면 이러한 논란은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