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크데일 병원 약제부 노혜련 디렉터

한국약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전과 고민

2025-05-22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의약뉴스] 병원 약국에 조제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어 병원약사의 역할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제 조제 업무에서 벗어나 약사로서 보다 전문성을 발휘하며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이 가운데 미국 오크데일 병원 약제부 디렉터로 국내 병원약사들과 10년 여간 교류하고 있는 노혜련 약사가 미국의 사례를 소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의약뉴스는 노혜련 약사를 만나, 우리나라와는 다른 미국의 병원약사 역할과 한국 병원약사들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 병원약사의 역할에 변화가 일고 있는 가운데, 노혜련 약사가 미국 병원의 사례를 소개헀다.

◆한국병원약사회와 10년 인연
노혜련 약사는 10년 이상 한국병원약사회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여러 병원을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해외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노 약사는 “한국병원약사회와 교류한 것도 10년이 넘었다”며 “미국에서 약대를 나와 약사로서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한국의 여러 병원에서 방문 요청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병원약사들, 특히 젊은 병원약사들이 해외 사례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이후로 꾸준히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병원약사회의 정책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미국 병원에서 배우고 겪은 것들을 전달해 한국 병원약사들이 자기 업무에 만족감을 느끼며 환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약사들처럼 한국 약사들도 점차 조제 업무에서 해방되고 있어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먼저 이러한 변화를 겪은 미국 약사로서 한국 병원약사들에게 임상 쪽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약사가 처방약을 조제하지 않는 미국 병원
노 약사에 따르면, 미국 병원과 우리나라 병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조제 업무의 유무다.

우리나라에서는 병원약사들이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처방약 조제에 쏟고 있는 반면,  미국 병원에서는 조제 업무가 아닌 의약품 교육 및 약과 관련된 장비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노혜련 약사는 “미국 병원의 약사 역할과 한국 병원에서 약사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차이가 크다”면서 “미국 약사들은 조제 업무는 하지 않고, 의료진과 간호사 등 병원 내 인력들에게 의약품 사용법, 약 관련 장비 사용법 등을 교육하며, 팀 의료 활동 등을 통해 환자 치료에 함께 한다”고 소개했다.

실례로 “미국 병원에서는 코드 블루 상황이 발생할 때에 약사도 의사와 함께 환자에게 간다”며 “긴급한 상황에 옆에서 약사들이 필요한 의약품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의사에게 전달하는 등 치료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병원에서 약사들은 새로운 약의 등장 여부, 병원의 재정을 토대로 한 약 재고 관리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고 전했다.

 

▲ 노혜련 약사는 한국 병원 약사들이 새로운 역할을 고민할 때 필요한 것은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변화의 시대, 한국 병원약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전
노혜련 약사는 변화에 앞서 역할을 고민하고 있는 병원약사들에게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꿈이 없다면 도전 과정에서 좌절하고 발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명확한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노 약사는 “제 경험으로 볼 때 한국 병원약사 후배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전”이라며 “저도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할 때 약사로서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고, 이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응급실에 들어오는 환자들이 사용하는 모든 약을 분석하거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약의 차이 등을 공부했다"면서 “간호사들의 학술 컨퍼런스 등에도 참석하며 환자에게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약사들이 약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라 팀에서 활동하며 다른 의료진과 전문 지식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자기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수록 의료진과 함께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유대감도 쌓을 수 있으니 비전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