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나선 병원계 "무거운 마음" 약국계 "참담한 상황"

16일 1차 협상 진행...건보공단 “균형점 찾기 고심”

2025-05-17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여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1차 협상에 나선 병원과 약국 유형의 협상단장들이 모두발언을 통해 엄중한 상황을 강조, 난상 토론을 예고해 귀추가 주목됐다.

이 가운데 병원계는 진중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며 다소 차분한 입장을 밝혀지만, 약국계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보다 보다 공격적인 모습으로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은 15일 의원, 한방, 치과에 이어, 16일에는 병원과 약국 유형을 상대로 2026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1차 협상을 진행했다.

▲ 1차 협상에 나선 병원과 약국 유형의 협상단장들이 쉽지 않은 협상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오후 3시, 병원 유형이 먼저 수가협상에 나섰다.

병원 유형 수가협상단을 이끄는 유인상 단장은 “단장님들이 모두 발언을 할 때 다 적어주는 줄 알았는데, 전혀 적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며 유머로 말문을 열었지만, 이내 협상의 무게감을 토로했다. 

그는 “비가 오는 것은 새 생명에 영향을 주고 토양에 좋은 영양분을 주는 것처럼 반갑고 즐거운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처럼 무거운 마음으로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협회는 진중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임해 우리 회원들에게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즐거운 협상은 아니지만, 기분 나쁜 협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오후 5시에는 약국 유형이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약국 유형 협상단 오인석 단장은 약국의 절박한 현실을 역설하며 협상장에 전운을 드리웠다.

그는 “약국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전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적이었던 2020년, 2021년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2024년도 약국 환산지수 인상률은 1.7%, 행위료 증가율은 1.9%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약국이 오롯이 환산지수 인상으로 인한 행위료 인상 효과만 있었다는 의미”라며 “이 수치만으로도 지난해 약국이 얼마나 참담한 상황이었는지 알 수 있다”고 역설했다.

2024년도 물가 인상률 2.3%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행위료 인상률로, 약국에서는 겨우 버티고 있다는 토로다.

특히 “의료 대란 상황에서도 약국은 1차 보건의료 현장을 지켰지만, 조제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의약품 품절 및 수급 불안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매일 아침 약사들은 의약품 확보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여기에 더해 “90일 이상 장기처방이 의원급까지 확대되면서 약국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수입은 줄고 있다"며 “이번 협상에서 현실적인 수준의 인상률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약국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그는 "언제까지 재정을 움켜쥐고 약국만 쥐어짤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수가 정상화를 통한 안정적 조제ㆍ투약 환경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에 건보공단 측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공급자 단체들의 어려움에 깊은 공감을 표하면서도, 올해 수가 협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이사는 “건보공단 역시 의료현장에서 마주하고 계신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올해 수가 협상 환경은 과거 코로나19 상황보다 더 어려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정소위원회와 공급자, 건보공단이 필수의료체계 구축과 국민 생명ㆍ안전 보장을 위한 의료 인프라 유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상호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소통과 배려의 자세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수가 협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