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교육부 의대생 유급ㆍ제적 압박 정면 비판

[의약뉴스] 의협이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사태와 관련, 교육부가 각 대학에 유급 및 제적 등 학사징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이를 폭압적 방식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학생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라고 강조하며,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정상적인 교육 여건을 우선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홍보이사겸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고 의대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하는 의대생들의 이유 있는 수업 거부에 대해 교육부가 유급 및 제적 통보로 겁박하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심각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 대변인은 “대학마다 다른 학칙과 재량권이 있고 학사유연화 방안을 재검토할 수 있음에도, 교육부는 이를 무시하고 임의로 정한 기준을 강압적으로 적용하려 한다”며 “특히 현 정부 임기가 조기 종료되는 시점임에도 학생들에 대한 겁박과 강요를 멈추지 않는 폭압적 방식이 여전하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의협에 따르면, 각 대학 총장과 학장들은 교육부로부터 방침 이행 여부 감시, 불이행 시 정부 지원 중단 등의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수업 공간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정상적인 의대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무조건 수업하라는 교육부의 강요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학생들과 교육자들에게는 불의한 것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는 것을 선택해 의과대학에 들어왔고, 현재 학교 밖으로 나가 있지만 본인들이 판단해서 학교의 교육 여건이나 여러 상황을 보고 복학해 수업받는 것 역시 기본적으로 개인의 판단”이라면서도 “학생들이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은 대학의 몫이며, 교육부가 대학 교육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굉장히 후진적인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도 대학의 자율성을 일정 부분 존중해 학사일정 조정 등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많았다”며 “대학 자율성을 존중한다면 학교 당국이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압박이 오히려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특히 학생 및 전공의 복귀와 관련해 의협은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대변인은 최근 외부 단체에서 진행한 복귀 희망 전공의 설문조사에 대해 “정확한 내용이 발표되지 않아 진위를 파악할 수 없다”면서도, “의협이 먼저 정부에 수련 특례를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 정부가 수련 특례를 일종의 압박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을 열어놨을 때 돌아가겠다는 의지는 개인의 판단이며, 이를 조직적이거나 계획적으로 방해하는 활동에는 동의할 수 없다. 어떤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 어떤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 정부를 향해서는 “절차적 정당성이 전혀 없는 부당한 제적 및 유급 조치를 당장 철회하고, 그간 협회가 줄기차게 요구했듯이 정상적인 교육 여건 조성과 구체적 실행계획을 내놓고 현 정부 임기를 마무리하라”며 “현 정부가 과오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한다면, 의대생에 대한 일방적 조치들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각 대선후보 캠프를 향해 “한 명의 의사 인력을 배출하기까지 사회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인력이 부족하다며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인 현 정부가, 타당한 사유 없이 의대생을 제적시킨다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반문하며, “학생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새 정부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아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실제 유급ㆍ제적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김 대변인은 “계획을 미리 얘기하면 효과성이 떨어진다”면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원하지만, 그것이 되지 못했을 때는 결국 실력 행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