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2025] 베믈리디, 비리어드 대비 심혈관질환ㆍ간세포암 위험 감소
국민건강보험 데이터 분석...일본에선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효과 확인
[의약뉴스] 실제 임상 현장(Real-World)에서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푸마르산염)이 이점을 확인한 연구 결과들이 연이어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 이상 길리어드)보다 간세포암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더 낮을 뿐 아니라,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보고돼 비리어드에서 베믈리디로의 전환을 강조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7일, 유럽간학회 연례학술회의(EASL 2025)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토대로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베믈리디와 비리어드를 비교한 후향적 분석 결과를 연이어 공개했다.
먼저 연구팀은 2017년~2022년 사이 베믈리디나 비리어드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한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발생 위험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베믈리디를 투약한 1만 6120명과 비리어드를 투약한 2만 8594명 등 총 4만 4714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은 3.01년으로 총 817명의 환자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이 발생, 연간 발생률은 1000환자년(patient-years) 당 6.18건으로 집계됐다.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누적 발생률은 베믈리디군이 1, 2, 3, 5년차에 각각 0.48%, 0.91%, 1.36%, 2.75%로 비리어드군의 1.06%, 1.60%, 2.06%, 3.08%를 크게 하회했다.
두 그룹의 성향점수에 균형을 맞춰 분석한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믈리디 투약군의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1000환자년 당 4.67건으로 비리어드 투약군의 6.67건과 비교해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0%더 낮았던 것(HR=0.70, 95% CI 0.58-0.85, P<0.001).
뿐만 아니라 2차 평가 변수 중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도 베믈리디 투약군이 1000환자년당 0.59건으로 비리어드군의 1.06건을 하회,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 또한 43%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HR=0.57, 95% CI 0.34-0.95, P=0.03)
급성심근경색 또는 관상동맥 재관류술 발생률은 100환자년 당 1.41건과 1.74건으로 역시 베믈리디 투약군에서 조금 더 낮았으나, 의미있는 차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HR=0.81, 95% CI 0.57-1.16, P=0.26)
이와 관련, 연구진은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베믈리디가 비리어드에 비해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현저하게 낮았다면서, 이는 임상의가 초기에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지침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같은 기간 치료 이력이 없는 만성 B형 간염 환자 중 베믈리디로 치료를 시작한 2만 994명과 비리어드로 치료를 시작한 3만 3191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간세포암 발병률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연간 간세포암 발병률은 베믈리디 투약군이 1000환자년 당 7.5건으로 비리어드군의 10.3건을 크게 하회, 베믈리디군의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26%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HR=0.74, 95% CI 0.66-0.83, P<0.0001)
두 그룹을 성향점수에 균형을 맞춰 분석한 결과 역시 베믈리디 투약군의 연간 간세포암 발병률이 1000환자년 당 7.5건으로 비리어드군의 9.9건을 하회, 베믈리디군의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23%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HR=0.77, 95% CI 0.67-0.87, P<0.0001)
여기에 더해 일본 연구진은 다른 항바이러스제에서 베믈리디로 전환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을 전환 후 최소 5년 이상 추적한 후향적 분석 결과를 통해 베믈리디 전환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재확인했다.
연구는 베믈리디로 전환하기 전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 BMS)를 투약했던 환자 177명, 비리어드를 투약했던 환자 122명, 병용요법을 투약했던 환자 115명 등 41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분석 결과 베믈리디 전환 5년 후 99.3%의 환자가 바이러스 억제를 달성했으며,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환자는 70.5%에서 91.7%로 크게 증가했다.
이전에 병용요법을 받았던 환자를 포함해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내성으로 바이러스 돌파가 발생한 환자는 없었다.
베믈리디 치료 5년간 ALT 정상화율은 72.7%에서 85.8%로 상승했고, s항원(HBsAg)은 5년간 0.39±0.63logIU/mL, 연 평균 0.077logIU/mL 감소했으며, 사구체여과율(eGFR)은 5년간 3.60±7.47mL/min/1.73m2 감소했다.
이전에 바라크루드를 투약한 환자에서 사구체여과율 감소폭이 4.51±7.85mL/min/1.73m2로 비리어드를 투약한 환자나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의 3.27±7.21mL/min/1.73m2보다 컸다.
베믈릳 전환 전 만성콩팥병이 있었던 100명의 환자에서 5년 후 바이러스 억제율은 100%,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환자는 93.0%, ALT 정상화율은 91.0%, s항원 감소폭은 0.36±0.72 logIU/mL로 신기능이 정상이었던 환자와 유사했다.
여기에 더해 만성콩팥병이 있었던 환자에서도 베믈리디 전환 5년 후 사구체여과율 감소폭은
2.50±6.53mL/min/1.73m2로 생리적 변화 범위 내에 있었다.
결론적으로 베믈리디로 치료제를 바꾼 이후에도 5년간 지속적으로 높은 바이러스학적, 생화하적 효능을 유지했으며,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치료 효능은 유사했다는 평가다.
한편, 10일에는 고려대학교 연구팀이 비리어드만으로 치료를 지속한 환자와 베믈리디로 전환했거나 베믈리디로 치료를 시작해 유지한 환자에서 간세포암 발병률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공개할 예정으로, 이 연구 역시 베믈리디의 이점을 보고, 베믈리디 전환에 당위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