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료포럼 조병욱 정책정보위원장
정책 제시 넘어 분석 싱크탱크로 나아갈 것
[의약뉴스] 2023년 8월 출범, 3년차로 접어든 미래의료포럼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의 정책 제안 방식을 넘어, 의료 정책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싱크탱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의약뉴스는 미래의료포럼 2.0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조병욱 정책정보위원장을 만나 새롭게 맡은 역할과 포럼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정책정보위원장, 포럼 기조 책임지고 대언론 소통 창구 역할
조병욱 위원장은 미래의료포럼 정책정보위원장으로서 포럼이 나아갈 기조를 설정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포럼 내부 논의 과정을 조율하고 포럼의 공식 입장 발표나 대언론 대응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대외적인 소통 창구 역할도 수행한다.
그는 “포럼은 최초 발족 당시 발기인으로 함께 시작했지만, 주요 직책은 맡지 않았다”며 “이후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기점으로 정책상임위원을 맡아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지난해(2024년) 10월 임현택 회장 불신임 관련 임시총회가 준비되던 시기에 의료계 업무에 염증을 느껴 관련 보직을 모두 사퇴하고 잠시 의료계 활동에서 물러났었다는 설명이다.
다시 포럼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42대 의협 회장 보궐선거 이후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의 제안 덕분이었다.
조 위원장은 “두 번의 낙선을 경험한 주수호 대표가 포럼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보시고 저에게 정책 분야를 맡아 바꿔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다”며 "얼마간의 고민 끝에 수락하고 개편을 준비해 2.0 발족을 이끌게 됐다"고 밝혔다.
◆미래의료포럼 2.0 핵심은 정책 싱크탱크 전환
미래의료포럼 2.0의 가장 큰 특징은 정책 아규먼트(Argument) 단체에서 정책 싱크탱크(Think-tank) 단체로의 전환이다.
조병욱 위원장은 “포럼은 구성원들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좀 더 발전한 아젠다를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주로 의협이나 대정부 성명서, 요구안 등 정책 제시형으로 입장을 내놓았다면, 앞으로는 의료 관련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나 영향 예측 등 정책 분석형 입장을 내놓겠다는 것.
그는 “포럼이 한 발 물러서 관망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포럼 구성원들이 직접 각 소속 단체나 집단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위해 포럼은 현재의 폐쇄형 회원 구조를 타파, 오픈형 구조로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활발하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단체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 가운데 정책정보위원회는 정책분과와 정보분과로 나누어 운영한다. 정책분과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논평과 의견 제시를 전담하고, 정보분과에서는 정부, 국회, 미디어 등의 의료 정책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공유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이러한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쌓인다면 현재 의료계의 가장 큰 문제인 무관심을 점차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전공의ㆍ의대생 위한 정책 교육 프로그램 구상
지난해 미래의료포럼 심포지엄에는 많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조 위원장은 "앞으로도 젋은 의사들을 위해 의료 정책에 대한 이해와 접근 방식, 그리고 대한의사협회 및 산하 단체에 대한 배경 지식을 공유하거나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자신 역시 14년 전 의협 의료정책최고위과정을 통해 의료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정책을 주입식으로 전달하기보다 제가 의협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의료 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을 후배들에게 공유하고 싶다"면서 "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해진다면 판단력과 조직력이 향상되고, 방법론에 얽매여 내부 갈등을 겪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기존 플랫폼 대비 차별점은 참여 용이성과 책임감
의료계에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바른의료연구소 등 다양한 정책 관련 플랫폼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 조 위원장은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운 주로 외부에 용역을 맡기고 과정이 느려 현안에 대한 즉각적인 결과물을 내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바른의료연구소는 우선순위 정책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와 전문적인 대안 제시를 하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고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의료포럼 역시 기존에는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이번 개편을 통해 일반 의사회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며 “정회원, 준회원 제도를 통해 정보 습득과 의견 개진 권한을 달리 부여함으로써 자유로우면서도 책임감 있는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연구, 당장 반영 어렵더라도 알아야 대응 가능
의료계의 정책 연구가 현실에 반영되기 어려운 현 상황에 대해 조 위원장은 냉철한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의료계 정책 연구가 실제 정책에 반영되려면 대안 개발과 정책 입안시킬 힘이 모두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의협에는 둘 다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의료계의 정책 연구가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왜 의료 정책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정책으로 인한 영향을 직접 받는 의료 공급자이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1년 2개월간 바뀌지 않았음에도 의료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예로 들면서 “이는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이러한 흑역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사로서 정책 잘못 진단하고 원인 찾아야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 위원장은 의사로서의 정체성을 되새기며 정책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태평성대에는 백성들이 임금을 찾지 않지만, 현대사회, 특히 의료계는 대통령, 장관, 의협 회장 등 권한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찾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그들을 찾기 전에, 왜 이런 정책들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직접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의사로, 질병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고, 병난 곳을 치료한다”면서 "정책이 잘못되어 우리에게 피해를 줄 때도 의사처럼 그 이유를 찾아보고 왜 그런지 궁금해하면 최소한 합병증을 줄이고, 더 나아가 사망률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잉[ “미래의료포럼은 회원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바뀌어 기다릴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