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뚝보다 큰 잉어 잡고 환호 하는데

2006-07-17     의약뉴스

내가 사는 경기도에도 큰 비가 내렸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오는 비지만 올해는 정도가 심한 것 같다. 강원도 지역의 피해가 커 사망자와 실종자가 벌써 40명을 넘었다니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다.

하지만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는 법.  비온 뒤의 제법 큰 농수로에는 월척을 낚으려는 낚시꾼들로 제법 북적였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평소와는 다른 낚시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띠가 달린 민장대가 아닌 릴낚시가 주종을 이뤘다.

물어보니 물살이 세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으니 띠 낚시는 안되고 낚시 바늘이 여러개 달린 릴을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운이 좋았는지 나는 낚시꾼이 들어올린 망태기를 볼 수 있었고 그 곳에는 어른 팔둑보다 더 큰 잉어가 꿈틀거렸다.

낚시꾼은 20여분 씨름 했다느니, 놓친 고기는 이 보다 배는 더 컸다느니 하면서 연신 기분좋은 허풍을 떨어댔다. 그물망 안에 갖힌 잉어를 보면서 수해지역의 울부짖는 주민의 모습이 교차됐다.

큰 비가 오지 않았으면 이 낚시꾼은 이런 횡재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 사람의 불행은 또 한 사람에게는 행운으로 다가온다는 말이 실감났다. 세상에 신이 있어도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는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