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로 전공의 대체, 수련병원 자격 논란 불가피

성남시의사회, 분당서울대병원과 전공의 수련체계 면담...김경태 회장 “상황 예의주시할 것”

2025-04-16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분당서울대병원이 전공의 공백을 진료보조인력(PA)로 대체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성남시의사회가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전공의 수련 공백을 PA로 대체하는 것은 수련병원으로서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남시의사회(회장 김경태)는 15일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 송정한 병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에는 성남시의사회에서 김경태 회장, 김주영 부회장, 김한수 총무이사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송정한 병원장, 전영태 진료부원장, 김홍빈 기획조정실장, 김재용 교육인재개발실장이 참석했다.

성남시의사회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은 전공의 공백 이후 PA 인력을 기존 150명에서 400명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진료과별 TF를 구성해 PA 중심의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성남시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분당서울대병원이 전공의 공백을 진료보조인력(PA)으로 대체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전공의의 자격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분당서울대병원과의 협력과 소통 중단 ▲분당서울대병원은 PA 중심 체계를 즉각 철회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나설 것 등을 요구한 바 있다.

▲ 성남시의사회는 15일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 전공의 수련체계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에서 성남시의사회는 수련병원으로서의 정체성과 전공의 수련체계의 유지에 대한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병원 측의 설명을 들었다.

김경태 회장은 “전공의 복귀 이후에도 수련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료계 전체가 우려하고 있다”며, “분당서울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중증환자 중심의 진료기관으로만 기능하게 된다면, 전공의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수련병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PA를 지속적으로 유지ㆍ확대할 계획이라면, 과연 이 병원이 수련병원의 지위를 유지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전공의 수련은 선택이 아닌 수련병원의 핵심 책무이며, 이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본질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정한 병원장은 “전공의가 복귀하더라도, 법정 수련근무시간(주 80시간) 준수가 본격화되면 기존 병동 업무에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병동 운영을 위해 한시적으로 PA 인력을 보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400명 규모로 확대된 PA 인력은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없으며, 전공의 복귀 상황에 맞춰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련병원으로서 교육 기능을 포기하거나 후퇴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전공의가 맡지 않아도 되는 반복적이고 비의료적인 업무는 PA가 담당하고, 전공의는 보다 양질의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문제는 단순히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구조적 사안이며, 서울대병원 그룹 전체에서도 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성남시의사회는 앞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이 지역사회 중추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1차의료기관이 환자를 믿고 의뢰할 수 있는 병원인지 지속적으로 관찰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한, 이번 사안을 의료계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공론화와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태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분당서울대병원과의 협력 관계는 일단 유지하되,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만약 병원에서 약속을 불이행한다면, 성남시의사회 차원을 넘어 의료계 전체의 공론화를 통해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