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6월 대선 대비 공약준비TFㆍ대선기획본부 구성

민복기ㆍ정경호ㆍ박명하 공동본부장 체제로 출범...기대와 우려 공존

2025-04-15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맞춰 의협도 대선 국면에 돌입했다.

각 당 대선 후보의 공약에 원하는 보건의료정책을 반영하기 위해 대선공약준비TF와 대선기획본부를 구성, 본격적으로 대선 준비 체제에 돌입한 것.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조기 대선에 대비해 대선공약준비TF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과거 대선 국면에서도 의료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정책 아젠다를 주도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왔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는 대선기획단을 조직해 보건의료 정책을 정리하고 의협의 주장을 의제화하는 데 힘썼다.

기획단은 당시 의협 이철호 부회장이 위원장을, 이주병 대외협력이사가 부위원장을 맡았다. 

2017년에 제19대 대선에서는 미래전략기획단을 통해 각 정당에 제시할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했으며, 당시 의협회장인 추무진 회장을 상임대표로 하는 대선참여운동본부를 구성해 정책 활용도를 높였다. 

2021년 제20대 대선에서도 의협은 대선기획본부를 발족해 의사와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보건의료 정책을 각 정당에 제안하고, 의협의 입장을 담은 정책 제안서가 대통령 후보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당시 대선기획본부는 이무열 본부장과 이재범 부본부장을 중심으로 세부 조직을 구성해 활동했다.

이번에 구성하는 대선공약준비TF는 의협 김창수 정책이사가 위원장을, 안상준 기획이사가 간사를 맡아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이 각 당 대선후보의 공약에 반영되도록 보건의료분야 공약 콘텐츠를 생선, 개발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의협은 정책 중심 단체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의료계의 정치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 대선기획본부와 지원단을 구성했다.

대선기획본부는 지난 13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앞서 출범식을 갖고 민복기ㆍ정경호ㆍ박명하 공동위원장 체제로 공식 출범했다.

▲ 대한의사협회는 13일 대선기획본부 출범식을 개최했다.

출범식에서 의협은 선언문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보건의료가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진단하며, 왜곡되고 정치화된 정책들로 인해 의료계가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목소리가 외면당하고 정치적 계산이 앞서는 제도들이 의료 현장을 덮어 지난 1년간 국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것.

이 가운데 맞이한 조기 대선 정국은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국민 건강권을 지킬 결정적인 순간으로, 단기적인 선심성 공약이나 포퓰리즘 정책이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보건의료 정책으로 둔갑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복기 공동본부장(대구광역시의사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정부에서는 신뢰와 소통이 기반이 된 거버넌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의대생, 전공의들이 미래 의료를 위해 사명감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의ㆍ정갈등 상황을 4월 중으로 해결해야 하며, 특히 교육부에서 논의 중인 2026년 의대 정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중단된 상황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문제점을 수정ㆍ보완하고 의대생, 전공의와의 빠른 소통을 통해 이들이 복귀할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민 본부장은 지난해 2월 정부가 발령한 업무개시명령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철회를 촉구하고, 의평원과 의사 인력 추계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경호 공동본부장(전북특별자치도의사회장)은 “지난해 2월 정부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고 졸속으로 추진한 의료정책으로 인해 발생된 의료농단사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더 이상 피해를 줄이고 의료 정상화를 이룩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차기 정부가 의료정책을 포퓰리즘에 이용하지 않도록 의협이 정치적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의ㆍ정협의체를 구성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갈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정 본부장은 의협이 제시하는 대선 의료정책들이 각 당 대선 후보 공약에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각 당의 의료정책을 면밀히 검토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대선기획본부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 정원 문제 등 의료계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 환자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가 정치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대선기획본부 구성 및 활동 과정에서 의료계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할 경우, 내부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