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노선 택한 의협, 물밑에선 갑론을박

정기총회까지 빡빡한 일정에 시도의사회 부담 호소....김택우 회장은 전공의-의대생과 간담회 추진

2025-04-10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의협이 일주일 간격으로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곳곳에서 마찰음이 들리고 있다.  

이달 말에는 의협의 가장 큰 행사인 정기대의원총회까지 예정돼 있어 3주 연속 상경해야 하는 시도지부의사회에서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의료계의 단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는 형국이다.

▲ 일주일 간격으로 열리는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를 두고 시도의사회에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대통령 탄핵이 선고된 지난 4일, 긴급상임이사회를 열어 '의료정상화를 위한 투쟁 로드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의협은 오는 13일 전국대표자대회를, 일주일 뒤인 20일에는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칭)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달 말에는 정기대의원총회까지 예정되어 있어,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를 모두 소화하기가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의협 대의원회는 긴박한 상황이니만큼 양해해달라며 동참을 당부했다.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은 5일 운영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급박하게 결정된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라 시도의사회에서 스케줄 상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통령 탄핵을 포함해서 현 의료계 상황이 심각하고 급박하다보니 시도의사회에 양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도 대선을 앞두고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 회장은 “의료계가 압박하지 않는데, 정부가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를 문책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며 “정부를 압박해서 빠른 시일 내에 현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의료계도 수단과 방법을 가려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서울시의사회는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에 열심히 참여할 것"이라며 "서울시의사회 내 25개 구 회장단과의 회의에서도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촉박한 일정 탓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도의사회도 적지 않다. 심지어 전국대표자회의와 총궐기대회를 두고 오는 26일 정기대의원총회를 염두에 둔 면피용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의협 집행부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중심으로 총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의협은 이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의혹에 선을 그었다.

한 시도의사회 회장은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를 급박하게 결정하는 바람에 시도의사회 내에서 불만이 많다"면서 "특히 대표자대회는 시간이 촉박하고, 임원들을 설득할 시간도 없어 각 시도회장과 의장만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협 집행부로부터) 총궐기대회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의협은 서포트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에 시도의사회장들은 오는 12일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최종 참가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택우 회장는 투쟁을 위해 지역을 순회하며 전공의와 의대생을 만날 예정이다.

그 첫 행보로 오늘(10일) 광주, 전남, 전북 전공의, 의대생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는 박단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남도의사회 최운창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공의와 의대생 중심의 투쟁을 위해선 이들과 자주 만나고 소통해야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광주, 전남, 전북의 의과대학, 수련병원, 의사회와 간담회를 마련했다”며 “대표자대회와 총궐기대회의 일정이 빡빡하긴 하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를 독려해 투쟁 동력을 끌어모으기 위해선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