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ㆍ의대생 복귀 논란에 “자발적 선택 존중해야”
복귀한 이들에 대한 비난에 반발 여론...“이분법적 사고 문제”
[의약뉴스] 전공의와 의대생이 사직과 휴학을 자발적 의사로 선택한 것처럼, 복귀 역시 자발적 선택을 존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계 등에 따르면 최근 건국의대 본과 2학년생 1명과 3학년생 5명 등 6명이 지난달 학교에 휴학계를 제출하지 않고 수업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에 건국의대 본과 3학년 학생들이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불합리한 의료 정책에 맞서 건국대 의대ㆍ의학전문대학원 전체가 함께 결의한 사항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저버린 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복귀자를 포함해 추가 이탈자를 더 이상 동료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복귀의 타당성을 입증하지 않는 한 향후 모든 학문적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14일 경찰에 입장문을 낸 건국대 의대 학생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수련병원 복귀자 명단, 즉 블랙리스트를 유포한 전공의가 재판에 회부됐다.
이 가운데 의료계 내에서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을 두고 다수가 소수를 탄압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어나고 있다.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이선우 비대위원장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의료나 아니면 의과대학뿐만 아니라 어느 사회에서든 다수가 소수를 그렇게 비난하는 일이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다수 대 소수라고 보는 이분법적 구도가 밖에서 형성되다 보니 안에서도 갈등을 겪게 되는 것 같다”면서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정부 정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수업을 들으면 정책에 찬성한다는 이분법적 구도가 언론에 보도되다 보니 그런 압박들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명예회장은 지난 9일 외과의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의대생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소신껏 행동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듣고 싶은데, 단일대오로 행동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전공의, 의대생이 의견을 낼 때 눈치를 주지 않고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강경한 일부가 돌팔매질을 하겠지만, 지금은 의대생들의 자율적인 휴학, 복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홍보이사겸대변인도 “일부 강경한 입장이 개별적 의견을 표출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맞는 지적이라 본다”며 “전공의, 의대생은 처음부터 개인적 판단으로 사직과 휴학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견을 내고 안 내고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개인이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은 존중받아야 하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그런 상황에서 복직이나 복학을 하는 상대의 생각과 행동을 억압하거나, 이러한 느낌을 주는 적 자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합당한 행동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에서 전공의, 의대생에게 집단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업무개시명령 등을 쏟아냈을 때, 전공의, 의대생들은 자발적 의사에 의해 사직, 휴학했고 이는 누가 조장하거나 선동한게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이를 거꾸로 보면 지금 복귀하는 전공의, 의대생들에게도 똑같은 논리를 적용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전공의, 의대생이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게 아니다. 일부는 가정 형편에 따라서, 일부는 개인적 사정 때문에 복직하거나 복학할 수 있다”며 “자발적 의사에 의해 사직, 휴학했다면 돌아가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의사도 존중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년 동안 전공의는 사직으로, 의대생은 휴학으로 역사에 길이 남는 메시지를 사회에 던져줬다”며 “문제는 이를 1년 이상 끌고간다는 게 얼마나 더 큰 효과가 있겠는지 살펴봐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