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제3자의 의료기관 진료기록 제공, 환자 기본권 침해”
위성곤ㆍ강선영 의원 개정안에 반대 의견 전달...“진료기록 보호하는 의료법ㆍ개인정보보호법 취지에 어긋나”
[의약뉴스]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지방병무청 등 제3자가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 진료기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에 대해 의협이 반대의견을 냈다.
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안으로, 진료기록을 민감한 개인정보로 보호하는 의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ㆍ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논의했다.
위 의원의 개정안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보험급여에 관해 진료기록을 요청하는 경우 의료기관이 이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발의했다.
구체적으로 중앙회가 어선원보험급여와 관련해 진료기록을 의료기관에 요청하는 경우 의료기관에서 이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 어선원의 편의를 증진하고 어선원보험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강 의원이 발의한 병역법 및 의료법 개정안은 지방병무청장이 확인신체검사와 관련해 의료기관의 장,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 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장, 학교의 장 등에게 확인신체검사 대상자의 진료기록ㆍ치료 관련 기록 내역, 학교생활기록부 및 학생건강기록 등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확인신체검사를 실시할 때 관계기관에 대해 질병이나 심신장애의 확인을 위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확인신체검사 대상자가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목적으로 속임수를 썼는지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의협은 각 산하단체 의견조회를 통해 정리된 의견을 종합, 반대 의견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의협은 “현행 의료법은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주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예외적으로 동 법에서 인정하는 사유에 한해 제3자의 열람을 허용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구체적으로 “의료법에서는 환자진료기록의 제3자 열람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법에서도 건강 등에 관한 정보는 민감정보로 분류하면서 그 처리에 대한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관련법령에 비춰볼 때 환자의 진료기록은 민감한 개인정보로 헌법상 기본권인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통해 보호돼야 하는 사적 영역에 해당하며, 이에 대한 예외는 기본권 제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공공의 이익이 사익보다 현저히 클 뿐만 아니라, 기본권 제한 이외에는 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없을 경우에 한해 한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개정안들은 어선원의 편의증진을 위해 진료기록 제출의무를 의료기관에 전가하거나, 병역면탈 혐의자의 상당수가 병역법상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병역면탈 방지를 위해, 지방병무청장이 임의로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의 진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개정안들과 같이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지방병무청장과 같은 제3자가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의 진료기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제3자 열람을 허용함으로써 얻는 행정적 편의라는 공익보다는 민감한 개인정보에 대한 환자의 권리침해가 현저하다”며 “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환자의 진료기록을 민감한 개인정보로 보호하는 의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의 진료기록열람은 본인 또는 필요시 환자의 대리인이 법적인 요건을 갖췄을 경우에 한해 현행법과 같이 이뤄져야 한다”며 “행정적 편의주의를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개정안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