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수련센터 두고 국회-서울시 충돌

지원 예산 감액 두고 공방...보건의료계 “불부터 끄고 논쟁해야”

2025-02-07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의약뉴스]

고대구로병원의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예산 삭감을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한 언론에서는 국내 유일의 외상센터 수련기관인 고대구로병원 전문의 수련센터가 예산 부족으로 문을 닫는다고 보도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보도된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복지부는 2025년도 예산에 중증 외상환자에 대한 진료체계 강화를 위한 예산 664억원이 반영돼 있어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므로 고대구로병원 전문의 수련센터가 문을 닫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 예산이 반영되지 못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예산 증액이 의결됐지만, 최종안에서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소식에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6일 오전, SNS를 통해 서울시에서 고대구로병원에 재난관리기금 5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은 “최근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을 담당했던 고대구로병원 수련센터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며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원 예산 9억 원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위기를 막을 방안을 검토하라고 담당 부서에 지시했고, 서울시의 재난관리기금 5억원을 투입해 수련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고대구로병원 외상센터의 운영 중단 이유를 국회로 돌리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오 시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복지위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 국회 보건복지위 박주민 위원장은 예산 심사 자료를 공개하며 복지위가 중증 외상 전문의 수련 지원 예산을 증액하기 위해 노력했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오 시장이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하며 국회 예산심사과정에서 예산 9억원이 삭감됐기 때문이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2025년도 예산에서 중증전문의 양성 예산은 지난해 예산에서 전액 삭감된 0원이었고, 복지부도 본인들이 9억원을 배정했지만, 기재부에서 깎았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되살린 것이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의원들”이라며 “0원이던 예산을 8억 8000만원 증액해 복지위에서 의결했지만, 정부여당의 협상 증액 거부로 끝내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오 시장에게 “어디서 거짓말을 칩니까?”라며 “복지위 차원의 추후 대응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회와 서울시가 고대구로병원 전문의 수련센터 지원 예산 삭감의 책임을 두고 논쟁을 벌이자, 보건의료계에서는 일단 급한불부터 끈 뒤에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계 전문가 A씨는 “복지부 설명을 보면 정부 내부에서도 중증외상 수련의 지원 프로그램에 이견이 있었고, 그로 인해 예산이 삭감된 것 같다”며 “이미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고, 정치에 이용하려는 행동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며 “일단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 프로그램을 다시 살리기 위해 기금 투입이나, 추경을 진행한 뒤에 다시 책임을 가려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