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약국도 위기 더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종병 이용환자 늘고 동네의원 환자 급감
최근 동네약국들의 폐업 신고가 늘어나면서 문전약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의원 처방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해 마지못해 약국을 운영하는가 하면, 권리금과 임대료가 아까워 약국을 빼지 못하는 경우도 태반.
12일 서울 한 약사는 “동네약국만 경영 위기로 폐업을 걱정하는 시기는 끝난 것 같다”며 “문전약국도 마지못해 약국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약사는 “문전약국인데 하루 처방전이 20건이면 말 다했지 않겠느냐”고 푸념하며 “문전약국이라 일반약은 거의 나가지도 않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은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등 주변에 의원이 3곳이나 있다. 하지만 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없어 하루 처방전 20~50건을 받고 있다.
다행히 아파트 주변이라 밴드나 감기약, 두통약 등으로 근근히 약국을 연명한다는 것.
또 전국민 의료보험 실시로 의료의 접근성이 향상돼 환자들이 3차진료기관과 종합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동네 문전약국의 어려움은 더해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3차진료기관 및 종합병원 진료건수가 1990년 이후 계속 증가해 2003년에는 4만336천건으로 1990년 대비 3.0배 증가했다”고 밝힌바 있어 문전약국의 경영 악화를 반증하고 있다.
이에 문전약국도 약국 경영화에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른 약사는 “문전 약국도 동네약국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경영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일반약 활성화와 함께 화장품, 건식 등 처방 이외의 약국 수입원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한 분회장은 “문전약국도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라며 “문전약국의 경우 동네약국처럼 교육 참가 등 약국 경영 활성화에 관해 직접적인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젠 문전약국도 처방전을 벗어나 약국 경영활성화 교육 참여 기회도 늘리고 리모델링 등을 통해 활성화 방안을 꾀해야 할 것”이라며 (문전약국)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