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감염 환자, 항생제 사용관리ㆍ내성감시체계 확립해야”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국회토론회 개최...체계적인 내성균주 관리 및 보존 필요성 역설

2025-01-16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전 세계적으로 과도한 항생제 사용에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항생제가 필수적인 요로감염 치료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요로감염 환자에 대한 항생제 사용 관리와 내성 감시체계를 확립해야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는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과 함께 항생제 다제내성균 요로감염의 효과적 통합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 배성락 교수(왼쪽)와 유성현 교수.

토론회 발제를 맡은 가톨릭대의정부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배상락 교수는 우리나라 요로감염균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경고하면서, 미흡한 항생제 내성관리 현황을 지적했다.

과도한 항생제 사용은 항생제 복합내성균의 발생을 촉진하는데, 이러한 항생제 복합내성균의 60%는 장내세균에서 비롯해 대부분 요로감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항생제 내성균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항생제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아 증식하면서 문제가 되는 것.

특히 일부 내성균은 다른 균에 내성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데, 이는 숙주에게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

주요 항생제 내성균주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알균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 ▲다제내성녹농균 ▲다제내성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균종 등이 있다.

요로감염은 여성의 약 50%, 남성의 약 10%가 평생 한 번 경험하는 감염질환으로, 여성의 경우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요로감염에 더욱 취약해 환자의 약 25%가 재발을 경험하며, 연간 3회 이상 재발하는 재발성 요로감염도 흔하게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500만명 이상이 요로감염으로 진료를 받고 있으며, 치료시 항생제가 필수적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전체 항생제 사용량의 약 15%가 요로감염 치료에 사용될 정도로 항생제 사용이 빈번한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많다는 것. 지난 2021년 OECD 회원국 항생제 사용량 및 연간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19.5DID(DDD/1000명/일)로 OECD 평균 15.9DID를 크게 상회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는 WHO에서도 전 세계 공중보건과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위협 중 하나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감염 예방 ▲감염의 질 높은 진단 및 적절한 치료 보장 ▲전략적 정보 및 혁신 등의 우선 과제를 제시했다.

우리나라도 의료관련 감염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지난 2006년부터 전국의료관련감염감시체계(KONIS)를 운영하고, 전국 의료기관 중환자실의 의료관련감염률을 통일된 방법과 기준에 따라 표준화된 자료를 산출, 국내 의료관련감염 추이를 파악하고 있다.

배 교수는 “주요 의료관련감염인 요로감염에 대해선 지난 2018년 항생제를 적정하게 처방하도록 항생제 사용지침을 제작해 배포했고, 2019년에는 요로감염에서의 항생제 처방 적정성 평가를 수행했다”며 “2019년 질병관리청 용역에서 항생제 처방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파악, 지난해 요로감염을 포함한 전반적인 의료관련감염 및 항생제 내성관리를 위한 71.1억원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 소아, 고령 등 취약계층은 요로감염에 취약하다”며 “국내외 모두 항생제 내성은 심각한 문제로, 전방위적인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한 예산 등은 부족하다”며 “현재 임상현장의 의견이나 현실은 반영이 덜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전남의대 비뇨의학과 유성현 교수는 항생제 다제내성균에 의한 요로감염 대응체계 구축이란 제하의 발제를 통해 내성감시시스템 보완과 균주보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 교수는 “요로감염병 환자들에 대한 항생제 처방은 경험적 항생제 선택이 주로 발생하는데, 이때 최신 내성 데이터를 반영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처방되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례로 요로감염 초기 치료에서 널리 사용되는 시프로플록사신의 경우, 대한요로감염학회 조사에 따르면 37.5%의 내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인 항생제 내성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존 항생제 내성 연구는 환자의 임상정보와 연계하지 않고 분리된 균주의 내성 자료만 분석한 경우가 많다”며 “감염의 원인균과 상재균을 구별하지 못하는 등 항생제 내성 실태를 올바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저했다.

또 “요로감염 치료는 경험적 항생제를 사용하고 배양검사 결과에 따라 선택적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초기 최적의 항생제를 선택하기 위해선 지역사회의 미생물학적 특성과 항생제 감수성 정보를 기반으로 해야한다”며 “지역의 요로감염 원인균의 분포, 미생물학적 특성 및 항생제 감수성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기 위해선 지속적인 조사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항생제 내성 감시와 함께, 내성균주에 대한 내성균의 분포를 파악하고 통합적 관리체계를 수립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균주 관리와 보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로감염 균주 보관을 통해 내성균주들의 유전체 등을 분석, 내성의 기전 및 이에 대응하는 치료법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며 “요로감염 균주 보관은 항생제 내성균의 전국적인 분포를 파악하고, 내성균의 지속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을 위한 균주 은행을 조성, 이를 통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치료, 예방법 개발에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요로감염 항생제 내성균주 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해 국내외 연구기관, 병원, 공공보건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균주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한편, 공동 연구를 촉진해야한다”며 “확보된 항생제 복합내성균 병원체 자원으로 백신, 진단도구 개발 등에 활용하고,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항생제 복합내성균에 대한 포괄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동시에 요로감염 관리 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운용하고 있는 한국형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장해야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는 국내 요로감염의 병원균 분포와 항생제 내성 감시를 위해 전국의료기관의 협력을 받아 한국형 요로감염 항생제 내성 감기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 교수는 “국내 항생제 내성균 발생의 정보 제공 및 앞으로 요로감염의 항균제 치료지침 제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감시체계를 유지해 수년간 자료가 축적되면 시간에 따른 내성변화 패턴을 분석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지역사회획득요로감염과 병원획득요로감염에 대한 임상적 특성을 파악하고 이와 연계한 미생물학적 정보를 탑재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요로감염 항생제 복합 내성균 감시체계의 고도화 및 내성 정보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